내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조지는 강아지입니다. 엄마 개는 조지에게 짖어보라 하죠. ‘이상하네? 왜 강아지에게 짖어보라 할까?’ 의문이 생깁니다. 그런데 조지는 “야옹” 하는 겁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엄마는 실망을 하고 다시 짖어보라 하는데 조지가 이번에는 “꽥꽥” 하며 오리 소리를 냅니다. 엄마는 머리를 감싸고 힘들어 합니다. 마치 학교 들어갈 아이에게 1 더하기 1을 물었는데 “1이요” 라고 대답하는 장면을 보는 것 같습니다.
조지는 계속 돼지와 소의 소리를 냅니다. 글쎄요, 조지의 표정은 큰 변화가 없습니다. 일부러 그러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렇게 소리를 내면 안 되는구나 하는 죄책감도 없어 보입니다. 조지는 그저 열심히 ‘짖고’ 있을 뿐입니다. 병원에 간 조지는 처방을 받았고 결국 자기의 멍멍 소리를 찾았는데.. 마지막에 가서 사람들 속을 지나가던 조지는 다시 다른 소리로 ‘짖고’ 맙니다.
그림책의 색이 참 예쁩니다. 파스텔톤의 그림에 표정들이 단순하지만 전달력이 있어 어떤 생각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엄마가 조지 때문에 괴로워하는 장면은 개의 모습이긴 해도 우리 자신을 떠올리게 됨을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정답을 말하지 못한 내 아이에게 자꾸 닦달하던 그런 자신을 말이지요.조지의 표정은 큰 변화가 없습니다. 그저 평온하게 ‘짖고’있습니다. 조지의 얼굴을 보면 조지의 속마음이 살짝 궁금하기도 합니다.
조지는 왜 그렇게 여러 동물들의 목소리로 짖었을까요? 자신의 목소리를 찾기 위한 조지와 엄마의 노력을 말하는구나 생각하다가도 엄마가 정답이라 생각한 것과 조지의 그것이 조금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조지에게는 여러 가지 동물로 표현한 자기만의 목소리가 있는 건 아닐까요? 그렇다면 그것도 소리는 다르지만 분명 조지의 소리일 것입니다.
어쩌면 조지는 고양이, 오리, 돼지, 그리고 소와 사귀면서 새로운 자아가 형성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내 진짜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내 안에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두 눈 바로 뜨고 볼 수 있는 그 용기도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참 중요한 일이겠습니다.



*은행나무도서관 책이야기는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의 책읽는 어른모임 ‘함박웃음’에서 함께  읽고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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