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금천과 마을신문 금천in<선거특집-주민마이크>시간입니다.

지난 326일 오늘부터 선거후보 등록이 시작됩니다. 금천구에서는 선거가 주민들의 정치축제가 될 수 있도록 우리동네정치쌀롱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주민마이크'라고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자 세대별로 초청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2030세대는 어떤 고민을 갖고 있는지 들어보겠습니다. 컬쳐프로젝트그룹 닻에 김명환씨, 원테이블 총괄매니저 정보희씨, 전 마을신문 금천in 박새솜 기자를 모셨습니다.

 

 

 

2030세대만의 고민이 있을텐데요. 각자 관심사는 어떤 것들인가요?

 

 

김명환: 아무래도 생계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일자리 문제도 그렇고, 청년이 취약계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과도한 경쟁에 내몰려 싫지만 남을 짓밟아야 내가 올라가는 것에 순응할 수 밖에 없는 시기라 생각됩니다.

 

박새솜: 저는 생존의 문제는 인생전반의 문제라 보고요. 30대는 안정적인 사람과 불안정적인 사람들이 다양하게 있는데요. 소득여부를 막론하고 어떻게 놀까, 어떤 사람을 만날까 등이 고민인 것 같아요. 결혼이든 직장인이든 누구를 만날까가 중요하죠.

 

정보희:일자리는 있지만 원하는 일자리가 많지 않습니다. 저는 고민이 저 자신이에요. 나는 어떻게 살아야하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지?라는 고민을 합니다. 저는 순응을 잘 하는 성격이라 학창시절에 주입식 교육을 열심히 받았습니다. 그런데 대학에 가고 보니 저성장시대에 살아가게 되고 지속적으로 경쟁을 요구하고 나는 도태되어가는 사람이 되고 시대에 맞춰 살아가는 방법을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거에요.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충분히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보지 못하고, 취업도 좋은 일자리에 들어가면 된다는 맹목적인 생각이 있었고, 그래서 취업준비 기간도 많아졌는데요. 그러다 저는 운이 좋게도 마을에서 좋은 분을 만났고 마을활동을 하게 되었는데 그 분들은 자기들만의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 것을 보면서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할까? 고민하게 됐어요.

 

 

2030세대는 주거문제도 좀 고민이지 않나요?

 

박새솜: 이번에 청년주택 되기 전에 제 인생의 최대관심사입니다. 집이 갖고 싶었고요. 사람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주거문제일 것 같은데요. 집이 왜 있으면 좋겠냐면 집에 손님을 초대하는데 가족의 동의없이 제가 선택해서 주도적으로 초대하고 싶어서요. 제 친구는 독립을 했는데 내년에 이사가려면 새로운 집을 또 찾아야해요. 주거문제가 제일 고민이에요.

 

결혼도 고민일까요?

김명환: 제가 친하게 지내는 형이랑 결혼에 대한 얘기를 했는데 어쨌든 결혼을 하는 순간 나의 생활을 어느 정도는 포기하고 가족을 위해 자연스럽게 희생을 하게 된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우리는 결혼을 하지 말자는 얘기를 했습니다.

 

박새솜: 우리가 사회로 나왔을 때 그때가 저성장시대였기 때문에 우리는 자유를 충분히 누리지 못한 세대에요. 사회가 생각하는 결혼이 서로에게 족쇄가 되는 결혼은 기대하지 말아야한다고 봐요. 관계나 어떤 사람을 만날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결혼은 중요하지만 사회가 생각하는 결혼과는 거리가 멉니다.

 

정보희: 인생을 살면서 같이 걸어가고 고민을 함께 나누고 싸우기도 하고 같이 웃기도 하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요. 거기에 사회가 요구하는 결혼을 묶지 않으면 좋겠어요. 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개인에게 강요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혹시 주변에서 비슷한 또래는 어떤 고민들을 하고 있나요?

김명환: 생존 문제죠. (일동 웃음) 저성장시대이긴 하지만 사회가 발전하고 있는데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들잖아요. 사람이 할 수 있는 직군이 얼마 안되는 시대가 오고 있잖아요. 그렇다면 사람들은 다 백수가 되어 굶어죽어야하나요? 친구들은 직장인도 많고 매일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는 얘기를 합니다. 실적 못 내면 갈굼도 당하고 피의 숙청이 일어난다는 얘기도 합니다. 표현이 자극적인가요? 아무튼 우리가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줄어들고 있죠. 지금도 그렇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생존의 문제는 아주 큰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2030세대가 생존의 문제를 가장 크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박새솜: 우리 세대뿐 아니라 어느 세대든 30대를 보면서 살겠죠. 우리 부모님 세대는 직장은 평생직장이었고 그런 시대에 자녀들을 키웠습니다. 우리 세대는 조금 다른 것이 기술이 엄청나게 발달했고 성인이 되었을 때는 허허벌판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생존의 문제가 심각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2030세대는 총선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주변 지인들과 선거얘기도 하나요?

 

김명환: 선거 얘기는 거의 안하는 것 같아요. 사회적으로 엄청난 이슈가 많이 터지다보니 지구의 종말이 오나?라는 얘기를 하고 있어요. 빅이슈가 되는 사건사고가 너무 많다보니 정치얘기는 거의 안하게 되는 것 같아요.

 

위성정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보희: 저는 좀 참담한 마음이에요. 연동형비례대표제는 사표를 줄이기 위해 만든 제도일텐데 막상 총선 앞두고 준연동형비례대표제로 바뀌었고 의석수에 혈안이 되면서 코로나보다 더 잔혹한 정치풍경을 보여주는데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새솜: 저도 굉장히 암담하게 느껴진 것이 이 법을 통과시켰다는 것이 훌륭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것을 이용하려는 정당이 있었고 그 정당에 또 맞서서 이용하겠다는 정당이 생겼는데 그 두 정당이 거대정당이었고, 그 두 정당외의 모든 정당에 똥을 투척하는 행위가 아닌가 싶습니다.

 

김명환: 이게 사실 문제가 된다고 하면 모든 사안에 공통점이 있어요. 만들때의 취지와는 다르게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이죠.

 

청년정책에 대해서 얘기 좀 해볼까요? 39세까지 지원해주는 것이 굉장히 많은데요. 이런 정책들의 실효성이 얼마나 될까요?

 

김명환: 청년주택이나 청년수당 등 청년정책은 많은데 꼭 필요한 사람에게 가고 있는지 봐야할 것 같습니다. 이 정책에 수혜를 받기 위해 오히려 내 조건을 거기에 맞춰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정보를 많이 갖고 있는 사람만을 위한 정책인 것 같아요. 좋은 아이디어 정책은 많은데 많이 알려지지 않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정보가 부족해요.

 

박새솜: 저도 기자를 안했다면 몰랐을법한 정보들이 많긴 했어요. 보통 사람들은 관심이 가는 부분만 보기 때문에 많이 알려져야 하는 부분이 필요합니다.

 

정보희: 저는 청년이라서 받은 혜택이 전혀 없어요. 청년수당이 정말 절실한 친구들이 있을 수 있죠. 그런데 임시적이고 단기적인 정책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개선시켜 나갈 수 있는 정책들이 필요한 것 같아요. 찾아보지 않으면 수혜를 받기 어려운게 현실이에요.

 

박새솜: 청년주택에 들어가도 최대 2년 살 수 있어요. 조건이 있는데 비혼에 저소득이어야해요. 109세대 안에 홀몸어르신, 한부모가정, 장애인, 신혼부부, 청년 들이 있는데 2년 안에 청년에서 결혼을 하게 되면 그 집에서 계속 살 수 있어야 하는데 결혼을 하게 되면 이사를 가야되요. 이런 부분들은 좀 바뀌면 좋겠어요.

 

정의당 1호 공약이 만20세에게 3천만원을 지급한다는 것이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보희: 받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받는 것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니라 밥을 떠먹여주는 것이 옳은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김명환: 20세에게만 주는건가요? 그럼 저는 못 받는건가요? 그럼 반대합니다. (일동 웃음)

 

박새솜: 청년기초자산제를 20년마다 진행하면 좋겠어요. 20, 40, 60세 될 때마다 주면 좋겠어요. 그래야 이렇게 반대하는 사람이 안 나옵니다.

 

청년정책으로 이런 것들이 있으면 좋겠다 하는 부분 있나요?

 

박새솜: 저는 생활동반자법이 있으면 좋겠어요. 결혼을 안 해도 사실혼이라면 주변에 관계를 알리지 않으면서 혜택을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기본적으로 저는 나이로 청년을 구분지으면 안된다고 봅니다.

 

요즘에 코로나19 때문에 기본소득제 논의가 활발한데요.

 

박새솜: 제 친구가 호주에서 살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1인당 70만원을 준다고 합니다. 포퓰리즘 정책이긴 한데 한편으로는 그런 정책을 정부가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래봤자 물가가 계속 오르면 실제적인 혜택으로 다가오지 않죠.

 

김명환: 제가 정책을 잘 모르긴 하지만 일자리 문제 대비는 확실히 해야하지 않나 싶어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가 부의 양극화인 것 같아요. 법인세나 종부세 등을 조정해서 양극화를 해소하면 좋겠어요. 최소한 인간답게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정보희: 저는 일괄적으로 돈을 지급하는 방식은 개인적으로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양극화 해소를 하더라도 동일한 금액을 모두에게 주는 포퓰리즘 방식보다는 차별화된 정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자립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주면 좋겠어요. 정책에 기대게 하는 정책 말고, 자립하고 성장할 수 있는 정책들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박새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지원을 받는 것만 생각하는데 사실 그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어디선가 재원이 나와야합니다. 재벌을 안 건드릴 수가 없어요. 우리 사회가 도박판은 아니잖아요. 불로소득에 대한 규제를 세게 해야한다고 봅니다.

 

2030세대가 금천구를 떠나지 않고 정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요?

 

김명환: 저는 외부에서 와서 금천구에서 1년 조금 넘게 살았는데요. 금천구는 매력이 있는 동네에요. 그런데 그 매력을 살리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금천구의 매력은 마이너, 음지의 매력이죠. 레트로 문화라고 해야할까요? 골목도 오래된 골목이 많아요. 저는 그런 감성이 좋아요. 외부에서도 충분히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구요. 저는 버스를 타고 시흥대로를 지나는데 도로를 기준으로 거대 아파트 단지와 오래된 주택가들의 대비가 컸어요. 그것을 소재로 뭔가 재미난 것들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양극화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소재에요. 이런 오래된 부분들을 매력으로 끌어내면 살만한 동네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박새솜: 제 경험에 비추어보면 주요 3당의 지역구 청년 공천 비율이 5%정도 밖에 안됩니다. 청년이 정치에 뛰어들려고 할 때 구조적인 문제가 상당합니다. 금천구에 어떤 사람이 오면 내가 환영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으면 좋겠다. 사회에서 주류가 아닌 사람들이 올 수 있고 먹고 사는 것들이 해결되면 좋은 동네가 될 것 같다.

 

정보희: 저는 궁극적으로는 구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줄 수 있는 정책이 포커스가 되면 좋겠어요. 그 안에서 청년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것은 어떤 주제든 대화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면 좋겠어요. 정치, 사회, 과학, 인문 등 모든 분야의 관심사를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장이 있어야한다고 봅니다. 우리 구는 공원이 별로 없고 장벽없이 출입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어요. 공유공간들이 많아져서 거기서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박새솜: 집값을 올려야만 금천구가 살아난다는 생각이 청년들을 힘들게 합니다.

 

금천구에서 문화는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까요?

 

김명환: 문화를 만들어간다는 것이... 오랜 시간을 들여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지 단기적으로 행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투자를 해서 결과를 뽑아내는 것이 문화가 아니죠.

 

정보희: 하드웨어로서 공간이 만들어져도 컨텐츠,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이 없으면 문화가 만들어지지 않아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야 문화가 만들어진다고 보기 때문에 지속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새솜: 새로운 이야기를 할 때 불안을 느끼지 않고 거리낌없이 얘기할 수 있어야한다고 봐요. 우리는 문화활동을 할 때 공모사업으로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기간에 맞춰야하고 결과를 내야하고 마치 숙제를 하듯이 하게 되는데 그것이 사람들을 숨막히게 한다고 봐요. 문화가 농사는 아니라고 봅니다. 문화는 노력하면 결과가 나오는 공식이 있을 수가 없어요. 프랑스는 도시재생을 하면 20년을 한다고 해요. 아주 오랜시간을 두고 천천히 자연스럽게 간다고 합니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연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해야 2030세대가 정치에 관심을 갖고 선거에 적극적인 참여를 할 수 있을까요?

 

김명환: 선거방송 집계할 때 컴퓨터그래픽을 써서 재미적인 요소를 많이 썼는데요. 저는 딱딱한 정치에 재미나 유머를 더할 수 있다면 젊은 세대들이 정치에 더 관심을 가질거라고 봅니다.

 

박새솜: 제가 기자일 할 때 취재를 하러 가면 금천구청에서 감사자료를 주지 않습니다. 청년들이 구청에서 만들어지는 정책들을 감사할 수 있고 정책연구를 하는데 지원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정보희: 저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어떻게 해도 정치에 관심이 많이 생길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항상 실망시키고 항상 기대가 무너지기 때문에 어떤 정책이 나오든, 누가 나오든 똑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투표를 해야할 이유를 찾지 못해요. 투표율을 올리고 싶다면 설득할 수 있는 정책을 가지고 나와야한다고 봅니다.

 

박새솜: 정치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주변에 정책을 함께 연구하는 분들이랑 같이 하는 것이잖아요? 주변에 정책연구하는 분들 중에 청년들도 많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마지막 마무리로 금천구 총선 후보자들에게 당부말씀 좀 해주시죠.

 

정보희: 저는 정책을 중요하게 보는데요, 후보자들이 소신을 갖고 정책을 펼치면 좋겠습니다.

 

김명환: 그냥 처음이랑 끝이 같으면 좋겠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으면 좋겠어요. 선거공보물을 보면 나쁜 얘기는 하나도 없습니다. 다 좋은 얘기들 뿐이에요. 현실적으로 말이 안되는 얘기들도 많아요. 후보자들이 현실적인 공약을 내면 좋겠고 공약을 내면 그걸 지키면 좋겠어요.

 

박새솜: 어쨌든 금천구라는 곳이 어떤 정당에게는 표밭일 수 있지만, 이런 점들이 정치에 더욱 환멸을 느끼게 만드는 것 같아요. 어떤 분이 당선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정치구도를 바꾸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이성호

기술 이은희

정리 조혜진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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