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CCTV 의무설치 후 남은 과제는?

 



국내 어린이집 폐쇄회로 텔레비전(closed circuit televion, 이하 CCTV) 의무 설치를 시행한 지 1년이 넘었다. 2015년 인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등이 계기가 되어 2015518일 영유아보육법이 개정됐고 그로 인해 CCTV 의무설치와 그와 관련된 규정 등이 마련되어 지난해 9월부터 시행 되었다.

개정된 영유아 보육법에 의해 현재 전국 국, 공립 어린이집(42,324개소 어린이집 중 설치 예외 시설 3,717개소 제외)의 보육실, 공동 놀이방(유희실), 놀이터, 식당, 강당에는 CCTV1대 이상이 설치되어 있고 HD급 이상의 화질로 60일 이상 저장된다.

CCTV 설치 의무를 어길 경우 개원 허가가 나지 않고, 이미 문을 연 어린이집에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보호자는 아동학대 또는 안전사고 피해가 의심되면 영상정보 열람요청서나 의사 소견서를 제출하여 언제든 CCTV 영상 열람을 요청할 수 있다. 그에 따라 CCTV 관리자는 열람 요청을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 열람 장소와 시간을 정하여 보호자에게 통지하거나 서면으로 열람 요청 거부를 통지해야 한다.

해당 원장이 열람을 거부할 경우 육아정보지원센터에 신고하거나 공무원, 경찰서에 신고해 함께 동행해서 즉시 열람을 할 수 있다. 일부 어린이집에서 다른 유아의 초상권을 문제 삼아 다른 원아들의 부모 동의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공무원이나 육아정보지원센터가 함께 동행한다면 바로 볼 수 있다.

CCTV 의무설치 시행으로 아동학대 신고를 처리하는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사 중 일부는 아동학대 증거확보가 쉬워졌다고 하나, 아직은 근본적으로 아동학대 예방 효과는 미지수이다. 여전히 곳곳에서 아동학대 의심사례가 신고 되고 있고 CCTV로 인한 아동과 교사들의 사생활 및 인권 침해 문제가 남아 있다. 또한, 보호자가 열람을 요구했을 때 그 정당성 여부를 판단하는 1차 역할을 조사 대상 일 수 있는 어린이집 원장의 거부 등 열람 절차의 문제점도 많다. 반면 일부 몰지각한 학부모들의 절차를 무시한 과도한 열람 요구로 인한 교사들의 개인정보 유출 등의 문제도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에 대해 CCTV의 본래 설치 취지에 맞는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관리가 필요하고 CCTV 열람 자료 확보는 쉽도록 하되, 영상 파일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보관과 관리를 엄격히 하며 어린이집에 CCTV에 관한 지속적인 교육적 지원과 컨설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어린이집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해법은 어린이집과 영유아 가정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부모감시가 아닌 부모참여로의 관점 전환을 통해 함께 아이를 키우는 동반자가 되어야 하며 더불어 보육교사의 처우 개선도 수반되어야 한다.

 

김혜희 기자

gcinnews@gmail.com

 

 

 

어린이집 - 우발적인 사고다 
부모 - 해당 어린이집 전체의 문제.


10월 14일 mbc 9시 뉴스데스크는 “서울 금천구 한 구립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 중”이라고 단독 보도했다.

보도의 핵심내용은 “한 아이의 부모가 아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건물 앞에 서 있다가 아이가 크게 우는 소리에 놀라 쫒아 갔더니 아이가 화장실에서 혼자 울고 있었고, 아이는 ‘벌을 받고 있었다’고 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평소에도 아동에 대해 뺨을 때리는 등의 폭행이 있었다고 한다.

취재를 통해 알아본 바, 금천구청 관계자의 말을 바탕으로 어린이집과 부모의 입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어린이집의 입장은 “지난 10월 7일에 발생한 일이다. 해당 아이는 만 3살이 안되어 배변 연습 중이었고 어린이집에 오면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게 했다. 그런 과정에서 문이 닫혔고 아이가 울게 되었다. 그런데 그날 아침 담당 교사의 아이와 다른 반 아이가 싸웠고, 자기반 아이가 좀 다치는 일이 발생해 다른 반 아이는 어떤지 보기 위해서 다른 교사에게 이야기 하고 올라갔다. 같은 층의 다른 교사는 간식배분을 하고 있어 바빠 울음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이가 화장실에 들어가 갇힌 것을 인지하지 못한 상황이란 주장이다.

이에 대해, 아동의 부모 입장은 많이 다르다.

부모는 기본적으로 이번 사건이 단순한 1회성 사건이 아니라 해당 어린이집 전체의 공통된 문제라고 보고 있다. 아동의 부모는 사건이 발생하고 다른 원생의 부모들과 모여 논의를 했고, 이 과정에서 2-3여명의 비슷한 사례가 밝혀 졌다고 한다. 부모는 아이들의 ‘이렇게 이렇게 때렸다’거나 ‘오래오래 있었다’ 증언을 녹취해 구청을 찾아갔으며 해당 교사를 고소하기에 이른 것이다.

구청 관계자는 어린이집은 “사건 발생 후 영등포 아동보호 전문기관에서 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양측의 의견이 많이 다르다. 해당 아동과 교사, 시설장 면담이 진행되었다. 만약 학대의 내용이 공통사항이고 지속성이 있다면 전체아동에 대한 조사를 확대하게 된다.”고 밝혔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소견의 여부에 따라 조치를 취하게 된다. 아동학대로 판정되면 보조금 중단, 위탁업체 취소 및 재선정, 운영진 교체가 이루어진다”도 덧붙였다.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확실해질 수 있겠지만 풀리지 않는 의문점도 있다. 우선 아이가 소리 높여 울어 건물 밖의 부모가 먼저 듣고 찾아왔다는 점, 그 사이에 어떤 교사도 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여 반응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떤 상황이든 아이가 겁이 질린 상태로 울음을 터트릴 정도로 갇힌 상태였음은 분명한 듯하다.

한편, 본사건의 조사를 맡고 있는 영등포 아동보호 전문기관은 전화인터뷰를 통하여 “현재 조사 중이다. 해당아동과 교사, 부모들을 만났으며 다음 주 초 확정된 결론을 구청에 통보 할 것”이라고 답했다.



관련기사  2011/01/20 - [금천구 뉴스] - 특별기획-보육교사, 원장, 학부모 간담회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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