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예술 그리고 도전이 공존하는
그 속에서 행복한 우리가 바로 금천미세스다!

금천미세스에게 물었다. “당신들에게 금천미세스란 무엇입니까?”

차성녀(41)씨는 “일탈”이라고 답했다. “왜냐하면 집 밖을 떠나서 새로운 세상을 접하니까요.” 옆에 있던 오정미(44)씨는 “예술이요”라고 말하며 조금은 수줍은 듯 “우리가 다 예술이니까요.”라고 이유를 밝혔다. 또 김경희(42)씨는 도전이라고 말한다. “안 해본 것을 (여기 와서) 해 봤으니까”

  7월10일 오후7시 장맛비가 한 두 방울씩 내리기 시작했다. 금천미세스를 만나기 위해 찾은 금천예술공장은 독산동의 한 인쇄공장을 개조하여 만들어졌다. 창고 동 지붕위에 늠름하게 서있는 태권브이를 닮은 거대한 로봇이 가장 먼저 낮선 방문자를 반겨준다. 본관 2층에 위치한 임흥순 작가의 스튜디오에서 금천미세스와 임 작가를 만났다.

예술공장 옆 진도아파트에 산다는 신숙희(61)씨가 가지튀김과 탕수육 소스를 가져왔다. 누군가 먹기좋은 크기로 자른 신선한 토마토를 내놓고, 임 작가님을 돕는 일명 작은 작가님들(이은선, 이경화)이 직접 커피콩을 갈아 핸드드립한 커피를 내오자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다.

음식을 나누며 이야기가 시작됐다.

  금천미세스는 지난 2010년 금천예술공장 2기 입주 작가인 임 작가의 기획으로 진행된 지역연계 미술워크숍<00수다스러운>을 통해 만들어진 주민예술창작모임이다.

금천미세스와 임 작가는 이후 ‘사적인 박물관’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수세미 등의 재료를 가지고 조형물을 만들어 전시했다. 또한 ‘명작 스캔들(KBS 1TV)'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하여 지역주민과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인 ’예술공장 스캔들‘은 임 작가의 도움 없이 온전히 금천미세스가 작가를 섭외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자타공인 금천미세스 최고의 수혜자라고 꼽는 차 씨는 “00수다 프로그램을 통해 내 안의 깊은 상처, 아픔들을 치유하고, 지나간 과거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말했다. 차 씨의 아버지는 차 씨가 어렸을 때부터 지긋지긋하게 봐 왔을 정도로 술을 즐기시는 분 이셨다. 그 모습이 차 씨에겐 성년이 되어서도 상처로 남았다. 00수다 프로그램을 통해 차 씨는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었으며, 아버지가 좋아하는 막걸리병으로 트로피를 만들어 드렸다. “아버지를 공개적으로 들춰내서 싫어 할 줄 알았는데 전시회장에 와주시고, 말씀은 안하셨지만, 네가 이랬었구나. 하고 이해하시는 것 같아 감사했어요.”라며 그날의 소감을 밝힌 차 씨는 “전시회가 끝나고 아버지와 술 한 잔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00수다가 저를 아주 빵빵하게 만들었어요.”라고 덧붙였다.

 금천미세스의 맏언니 신숙희(61)씨는 “2년 전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입학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며 첫 만남을 회상했다. “그냥 여자들끼리 수다떨며 재밌게 노는 줄만 알았지, 이렇게 전문적으로 갈 줄은 몰랐어”라며 “특별히 예술이라는 것이 딱 정해져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힘들었던 세월을 돌이켜 보면 예술 속에서 행복했고, 불행했다는 것을 여기와서 깨우쳤다.”고 말했다.

  임 작가는 “초기에는 금천미세스가 수혜자였지만 이제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금천예술공장 입주작가들과 함께 작품 활동도 하고, 지역주민들과 함께 할 방법을 모색하고, 나아가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모임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금천미세스가 금천예술공장과 지역주민들의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작가에게 금천미세스란? 이라는 기자의 질문에 “집사람이죠(농담, 00수다 프로그램을 [집사람]이란 책으로 펼쳐냈다.). 그건 농담이구요. 모시는 큰 누님들”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 대답에서 알콩달콩한 금천미세스와의 관계가 전해져 오는 듯 했다.

  금천미세스와 임 작가는 오는 7월16일부터 관내 주부 15명을 대상으로 영화워크숍<금천블루스>를 진행 할 예정이다. <금천블루스>는 ▲가리베스와 금천 ▲구로와 금천 사이 ▲노동과 여성, 미술과 여성 ▲영화 속의 여성, 시나리오 작성법 ▲시나리오 작성 ▲콘티 작성과 연출법 ▲1~2차 영화만들기(촬영) ▲3차 영화 만들기(편집) ▲작품 시사회 등 총 10회에 걸쳐 진행되며, 이후 <금천블루스>를 함께한 관내 주부들은 금천미세스 2기로서 활동 하게 된다.

남현숙 기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