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산5단지 테니스 클럽

 

지난 11일 토요일 오후 5시 벽산5단지 아파트 503동 앞에 위치한 벽산5단지 테니스클럽(이하 벽오클럽)을 찾았다. 계단식으로 붙어있는 두 개의 테니스코트 에서는 각각 4명의 회원들이 복식경기를 하고 있다. 땀 흘리며 공을 치는 모습이 무더운 여름 날 인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상쾌해 보인다. 그들 뒤로 관악산이 병풍처럼 웅장하게 펼쳐져 있어 청량감을 더 한다.

 

코트 한쪽에 마련된 컨테이너 사무실은 한쪽 벽면에 통유리로 된 커다란 창이 있어 두 개의 테니스코트에서 펼치는 경기를 모두 관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 운동을 막 마치고 들어온 한 회원은 시원한 물을 마시며 의자에 앉아 창 밖으로 다른 회원의 경기를 관전한다.

 

창 위에 오래된 사진들이 걸려있다. 그 사진들이 벽오클럽의 역사를 말해 주는 듯하다. 벽오클럽은 2002년 월드컵이 있던 해 9월 입주가 시작되면서 자연스럽게 모임이 만들어 졌다. 이강국 고문은 “벽산5단지에는 테니스코트가 3개가 있다. 그중 2개가 503동 앞에, 금동초등학교와 524동 사이에 1개 있다. 테니스코트가 있으니 자연히 테니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게 되었고, 모임이 만들어 진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사무실 한쪽 귀퉁이 캐비넷 위로 트로피 및 상패 등이 눈에 띠었다. 이 고문은 거기서 한 트로피를 꺼내며 오랜 먼지를 털어냈다. 2004년 000대회 단체부문 2위 트로피이다. 트로피를 내 보이며 0 고문은 “벽오클럽에서 처녀 출전한 대회에서 받은 단체전 준우승 트로피” 라고 설명한다. 첫 출전한 대회에서 그것도 개인전이 아닌 단체전으로 받은 상이라 다른 그 어떠한 상 보다 의미가 남 다른 상이다. 트로피 뒷면에 검정색 매직으로 이강국, 장종범, 김종배, 이호연, 김호실, 박정규 라고 당시 출전했던 영광의 주인공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2002년 20여명의 회원이 지금은 68명이 되었다. 이 고문에 따르면 벽오클럽은 관내 테니스 클럽 20여개 중 가장 많은 회원이 활동하는 가장 활성화 된 클럽이라고 한다. 회원들의 연령은 26세에서 75세로 연령층이 다양하며, 특히 부부회원이 전체 회원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는 테니스가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 좋은 운동임을 나타내는 수치이다.

 

이 고문은 “벽오클럽 테니스장은 테니스 하기 좋은 천혜의 환경을 갖췄다.”고 자랑한다. 그 이유로 “벽산아파트가 해발 190m에 자리하고 있으며, 관악산이 보이고, 아래 시흥5동과의 기온차가 2도가 더 낮게 나온다.”고 말 하며 또 “3시 이후 해가 너머가 그늘 가에서 운동 할 수 있다. ”고 설명한다.

 

오늘의 벽오클럽이 있기까지 주민들의 반발도 많았다고 한다. 운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파이팅! 소리 등이 소음이 되었고, 또 경기장을 밝히는 조명도 문제가 되었다. 벽오클럽 뿐 아니라 다른 아파트 단지 내 테니스 클럽들이 이러한 주민과의 갈등으로 없어진 예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벽오클럽은 주민들에게 코트 하나를 개방하여 테니스 이외의 베드민턴이나 걷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명절 때마다 단지 내 노인정 등을 챙기는 등 테니스장의 존재이유를 설득키 위해 3~4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다음 달인 9월 벽오클럽은 10주년을 한 달 앞두고 있다. 이 고문은 “지난 10년간 우여곡절이 많았다. 회장과 고문단 중심으로 회원들이 일심단결하여 오늘의 벽오클럽이 있는 것”이라며 “나에게 벽오클럽은 휴식처이다. 언제든 마음 편하고 내 건강을 지켜 주는 곳이며, 힘들 때 평온함을 주는 곳”이라고 말 하며 조금은 귀엽게(?) “벽오클럽 forever”라고 덧붙였다.

또 최인식 부회장은 “벽오클럽에 들어온지 5년이 됐다. 부회장을 맡고 있는 올 해 10주년을 맞이한 뜻 깊은 해 있다. 클럽이 발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 행복하고 건강한 체력을 갖출 수 있는 한해, 웃음 만발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회장님을 대신해서 회원님들 사랑합니다. ”라고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 진심이 전해졌다.

남현숙 기자

 

지난 11일 시흥2동 벽산5단지 아파트 503동 앞에 위치한 테니스 코트에서 벽산5단지 클럽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복식경기를 하고 있는 벽오클럽 회원의 모습

복식경기를 하고 있는 벽오클럽 회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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