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박물관이 북적거린다. 체험학습, 9차 교육과정과 창의적 체험활동, 자기주도 학습, 주5일제 시행 등등으로 이제 박물관에 대한 사람들의 대접이 달라졌다. ‘박물관=체험학습’이라는 공식이 자연스럽게 인정되고 있다. 

최근 ‘가르치는 교육’보다는 ‘스스로 찾아내는 교육’의 흐름에도 박물관만한 곳이 없다. 박물관에는 지구상에 인류가 나타난 때부터 오늘날까지, 아니 45억년에 이르는 지구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살아있는 교과서가 따로 없다. 때문에 책에서만 보았던 선사시대 사람들의 흔적을 찾아보고, 백자 달항아리의 넉넉함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체험학습의 가장 최적의 장소이다.  

하지만 박물관에 다녀 온 아이들에게 “박물관 어땠어?” “재미있었어?”라는 질문에 “네!”하고 시원하게 대답하는 아이들이 많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박물관은 많은 정보를 담고 있지만 겉으로만 보면 여전히 낯선 곳이다. 사실 어른이나 아이에게는 박물관 관람이 쉽지만은 않다. 유물은 그저 아무 말 없이 그 자리에 있고, 설명은 어렵다. 3,40분 정도만 전시실을 둘러보았을 뿐인데 다리도 아프고, 어두운 조명에 눈도 아프다. 공기 흐름도 탁해 박물관 피로가 금방 몰려온다. 딜레마다. 어떻게 하면 박물관에 즐겁게 재미있게 갈 수 있을까? 박물관에서 놀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물론 있다!

몇 회에 걸쳐 그 방법을 전하려고 한다. 기대하셔도 좋다. 우선 한 가지 원칙!

박물관 관람의 가장 기본 원칙은 첫째도, 둘째도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박물관은 인류 문명의 모든 역사를 담고 있다고 했다. 그러니 몇 번의 관람으로 다 보려고 하면 욕심이 지나친 것이다. 그 다음엔 한 시간 관람했다면 한 시간은 놀다오기다. 뮤지엄샵도 구경하고 맛난 간식도 먹는다. 그래야 다음에 또 가자고 할 때 아이들이 따라 나선다. 


TIP! 박물관에 가서는~ 

● 욕심을 버린다.

한 번에 하나만 보아도 좋다. 오늘은 선사시대 사람들이 사용하였던 빗살무늬 토기를, 다음에 와서는 삼국시대의 그릇을, 그 다음엔 고려의 청자를, 이런 식으로 하나씩 본다. 

● 친구를 만든다. 그리고 말을 건다.

유난히 눈에 띄거나 마음에 드는 유물을 골라 친구를 만들어 본다.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나는 oo란다. 너는 누구니?” “난 열 살이야. 너는 몇 살이나 되었니?” “헐~ 1만년!” 

● 설명문에 얽매이지 않는다.

설명문을 꼼꼼히 다 읽지 않아도 좋다. 유물 자체를 먼저 보고 느낀 후 유물이야기를 알고 싶을 때 보아도 좋다. 이렇게 하면 훨씬 자유롭게 볼 수 있다.

● 한 시간을 넘지 않는다.

아이들의 집중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수업시간을 생각해 보시라. 또 쉬고 쉽다고 하면 쉬고, 물 먹고 싶으면 물도 먹고 천천히 본다. 

● 가기 전에 알고 가면 훨씬 재미있다. 가려는 박물관에 관련된 주제의 책을 읽고 가거나 박물관의 홈페이지를 찾아서 보려고 하는 유물에 대해 알고 가면 좋다.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얇은 그림책이나 이야기책도 좋다.






오현애

박물관이야기 회장 /금천교육협동조합(가칭) 준비위원

공저 : <박물관이 들려주는 경제이야기/ 박물관에서 사회공부하기-나라살림편/ 쉿! 박물관에 암호가 숨어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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