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다!! 아~ 아이들은 마냥 즐거울 것이고, 엄마들은 아이들과 실랑이할 생각에 벌써 걱정이 앞설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그동안 밀린 공부도 좀 하고, 부족한 과목도 찾아 보충도 하고, 책도 좀 읽으면 좋으련만.... 어디 그게 마음대로 되는 일인가. 이 큰 고민을 해결할 방법, 아이들과 이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일명, ‘박물관 피서법’을 권한다.  

박물관 피서법? 말 그대로 박물관에서 더위를 피하는 것! 박물관은 유물을 위한 적정 온도유지와 통풍은 물론,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이어서 당연히 쾌적한 실내 환경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전시유물도 가득하니 피서도 하고, 살아있는 체험활동까지, 일석이조가 아니겠는가. 

그럼 어느 박물관을 갈까? 이번 여름방학엔 특별히 대학교 안에 있는 박물관들을 찾아가 보는 거다. 어, 대학교에도 박물관이 있었나? 물론이다. 거의 모든 대학에는 연구기관으로 박물관을 갖추고 있고, 일반 관람객에게도 개방하고 있다. 게다가 아이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곳도 있어 활용하기에 더욱 좋다. 

박물관을 둘러보고 난후에는 아이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대학캠퍼스를 산책해 보는 거다. 아마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대학교가 굉장히 넓구나”, “나도 빨리 대학생이 되고 싶다”, “이담에 난 어느 대학에 갈까?”, “무얼 배우고 있을까?” “그때도 이 박물관이 있을까?” 등등 상상의 나래를 편다면 아이들이 저절로 공부에 의미를 두지 않을까 싶다. 물론 “넌 여기 꼭 와야 돼!”하는 강요는 금물! 

오늘은 몇몇 전문 주제를 가지고 있는 대학 박물관과 우리 동네에서 찾아가기 가까운 곳을 소개하기로 한다. 




<경희대학교 자연사박물관. 포유류 전시실. 가까이서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게 되어있다>


경희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안에 있는 자연사박물관은 우리나라 천연기념물과 자연자원이 잘 보존된 곳이다. 광물과 암석, 식물, 곤충, 수생생물, 포유류 등이 잘 전시되어 있는, 살 아 있는 자연체험학습장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배웠던 자연교과서를 들고 숨은 그림(?) 찾기 놀이를 해 보자. 교과서에 등장하는 동식물이나 암석, 식물 등을 전시장에서 찾아본다든가, 교과서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을 전시장에서 찾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또 아이들과도 함께 게임을 만들어 전시장을 보자. 새록새록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낼 것이다. 두 곳 모두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숙명여자대학교에 있는 정영양자수박물관, 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은 각각 동양자수와 한국복식 분야의 전문박물관이다. 박물관 이름에서 눈치 챌 수 있는 것처럼 자수와 한국복식에 관해 두 전문가교수들이 일생동안 수집하고 연구한 유물 기증으로 만들어진 박물관이다. 두 곳은 또한 복식유물의 보존과 복원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옛날 사람들은 어떤 옷을 입고 살았을까,” “옷에는 어떤 장식을 했지?”, “저렇게 긴 치마를 입고 어떻게 일을 했을까?”, “아저씨들 옷도 종류가 많네”. 많은 이야기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숙명여자대학교 정영양자수박물관. 동아시아 자수의 정수를 볼 수 있다.>


가까운 서울대학교 안에도 박물관과 규장각, 미술관이 있다. 서울대학교 박물관은 선사시대와 고대의 역사, 문화를 보여주는 고고역사실과 민속생활사실, 전통미술실이 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유물 500여점은 자체 소장품과 발굴조사로 수습된 유물이라고 하니 중학생이나 초등 고학년이면 그동안 배운 한국사를 대입해 보면 좋을 것이다. 

<서울대학교미술관 전경.>

규장각은 조선시대 정조임금 때 만들었던 왕립도서관인데 서울대 안으로 고스란히 옮겨져 있다.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해 승정원일기, 의궤, 고지도를 직접 볼 수 있는 곳이다.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우리의 소중한 유물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 서울대 미술관은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독특한 건축디자인으로 유명한 곳이니 밖에서라도 꼭 그 건축미를 감상해 보시도록! 정문에서 멀지 않다. 


오현애 회장

 필자는 시흥4동에 거주하며 '박물관이야기' 회장이다. 금천교육협동조합 나눔 발기인회 대표로 활동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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