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아~ 박물관에서 놀자~! 15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민화에 담긴 소망

지난 번 글에서 우리 문화의 암호, 문양에 대해 이야기 했다. 아무래도 그림 속에 문양이 많으니 민화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가장 빠르다. 민화이야기를 좀 더 해 보자. 민화에는 나쁜 귀신을 쫓고 경사스러운 일을 맞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생각과 풍습이 담겨 있는데 집 안팎을 단장하기 위한 그림, 병풍·족자·벽화 같은 일상생활과 관련된 그림이 많다.

지난번 민화박물관으로 영월의 조선민화박물을 소개했었다. 솔직히 너무 멀다. 하지만 영월은 가족여행지로 아주 좋다. 여행도 하고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릴 만큼 문화유산이 널려져 있는 곳이니 다음 여름휴가 때 꼭 한번 가시길 권한다.

좀 더 가까운 곳은? 물론 있다. 아주 가까이. 북촌에 있는 가회민화박물관이다. 북촌은 실제로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 한옥마을을 살펴보고 다양하고 작은 박물관도 많아 이번 겨울방학엔 북촌나들이를 겸해 민화와 한옥지붕을 만나시길 권한다.

다시 민화이야기. 선비의 방에는 의례히 어변성룡도가 붙여졌다고 했다. 여기에 좀 더 호사를 부리면 단연 <책가도>가 으뜸 장식품이었다. <책가도>는 책이나 문방구 등을 그린 책거리그림으로 잘 정리된 책과 골동품, 복을 가져다준다는 꽃, 선비들이 좋아하는 물건들로 가득 차 있다. 책이 귀한 시절에 책이 가득 그려진 책가도 한 점이 방주인의 품격을 높여주었을 것!! 어떤 책가도에는 600권이 넘는 책이 그려진 것도 있으니 분명 이 그림의 주인은 책 욕심이 많은 선비였을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김홍도도 책가도를 아주 잘 그렸다고 한다. 책가도를 볼 때에는 몇가지 팁이 있다. 앞, 옆, 윗면이 마주한 자유분방한 구도와 역원근법, 색감, 형태 등을 자세히 보시라. 보는 사람 입장에서 그림이 그려져 있다. 아마 입체파 그림이 연상될 것이다. 거기에 숨은 그림까지 찾아보면 선비들의 마음, 소망 등을 짐작할 수 있을 것!

혼례식 때에도 민화는 어김없이 등장한다. 이번에는 병풍으로 둘렀다. 혼례에는 뭐니 뭐니 해도 모란꽃이 대세다. 모란은 꽃 중의 꽃으로 부귀영화를 가져다준다고 믿었다. 여기에 백명의 동자가 그려진 <백동자도>를 붙이면? 말이 필요 없다. 연달아 아들을 많이 낳으라는 소망의 표현이다.

여인들이 기거하는 안방에는 가족의 화목을 빌고 자식을 많이 낳아 오래 살고 싶은 여인들의 소망이 담긴 그림이 많이 붙여진다. 물고기나 나비, 새들이 쌍쌍이 노닐거나 원앙 등 금슬 좋은 동물들이 등장하고, 새끼들과 함께 화목한 가족을 상징하고 있다. 탐스런 포도송이나 연밥도 자식을 상징한다.

이제 자식 많이 낳고 잘 살다 회갑을 맞으면 잔치를 연다. 장수를 기원하는 그림으로 자식들은 백 개의 수(壽)자와 복(福)를 그린 <백수백복도>와 <십장생도>가 등장한다.

이제 곧 2013년 새해를 맞이한다. 한해를 마감하고 새해가 되면 대부분 집에는 대문엔 호랑이그림을 붙여 잡귀를 막았다. 또 지금의 연하장을 주고받는 것처럼 서로 세화를 주고받았는데 여기엔 늘 호랑이와 까치와 소나무가 항상 세트로 등장한다. 까치는 기쁜 소식을 알려주는 새이기도 하고 마을을 지키는 서낭신의 심부름꾼이었다. 소나무는 1월을 의미한다. 정월에 주고받는 그림으로 이만한 것이 없다. 호랑의 용맹함으로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꿋꿋한 기상을 가진 소나무에 앉은 까치에게서 기쁜 소식을 받으시길…. 다가오는 새해에 드리는 마음의 선물이다.

                                                                           책가도

                                                  새해에 기쁜 소식을 전하는 까치와 호랑이

 

오현애(교육나눔협동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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