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한우물생협 반찬동아리

 

아침부터 추적추적 겨울비가 장맛비처럼 쏟아진다. 이나영(36, 시흥4)씨는 세 살 박이 딸아이를 안아 아기띠로 고정시키고, 큰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오면서도 갈까... 말까...’ 고민이다. 이제는 천둥번개까지 동반한 겨울비에 망설임은 더욱 깊어진다.

그래도 오늘은 그동안 잔뜩 기대했던 백김치 만드는 날이다. 비가 와 번거롭지만, 백김치를 놓칠 순 없다.

 

1128일 아침 10시 금천한우물생협 사무실 한쪽에 마련된 회의실에 반찬동아리 회원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지난 9월에 결성한 한우물생협 반찬동아리는 젊은 주부 생협회원 10명으로 구성된 모임이다.

 

반찬을 만드는 등의 요리를 하는 동아리라고 해서 전문가에 기대어 단순히 요리를 배우는 모임은 아니다. 각자 주부로서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함께 반찬을 만들어 나누는 모임이다.

 

반찬동아리 지기 권미숙(45, 시흥2) 씨는 저는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은 못 돼요라며 나 혼자로는 부족한 것을 동아리 와서 같이 부족한 사람들이 레시피를 연구하며,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반찬을 만들면서 반찬과 함께 기쁨도 얻어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찬 싸갈 때 제일 흐뭇해요~”라고 말하는 이영진(35, 시흥2) 씨의 말에 회원들 모두 공감하듯, 환한 미소를 지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이영진 씨의 말에 이어 박자영(36, 시흥2) 씨는 모든 재료를 생협에서 사니까 믿을 수 있다, “저렴한 가격에 믿을 수 있는 식재료로 만든 반찬마련, 모임이 있는 한 달에 꼭 한번 만큼만 도움이 된다.”고 모임 횟수가 적은 것에 대한 아쉬움 섞인 농담을 던졌다.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도, 손으로는 무채를 썰고, , 마늘, 생강 등의 편을 썰면서 어느덧 백김치 속 재료가 완성 됐다. 권미숙 씨는 갈은 배를 소금물과 함께 체에 거르며, “저희 어머니는 배를 이렇게 체에 거르시더라고요, 그래야 백김치를 조금 더 깔끔하게 먹을 수 있다나요.”라며 어머님의 요리비법을 회원들과 함께 나눈다.

 

한참 엄마들에 섞여 식재료로 쓰이던 밤을 가지고 놀다가 질렸는지 아이가 보채기 시작했다. 보채는 아이를 업고 달래는 이나영 씨는 엄마들이 뭣 좀 배우려 해도 아이 때문에 못 배우는 경우가 많다, “아이를 데리고 매주 나오면 미안하긴 한데, 여긴 가까운데 있고, 아이를 데리고 나와도 모두들 이해해 주시고 배려해 주셔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완성된 백김치를 각자 가져온 반찬통에 나누어 담고, 11월 모임이 끝이났다. 다음엔 어떤 반찬을 만들지 회원들끼리 이야기를 나눈다. 간단한 회의 끝에 12월엔 불고기 양념을 만들기로 정했다. 모임이 끝나고 한우물생협 사무실을 나서는데, 무섭게 내리던 겨울비는 언제 그랬냐는 듯 개여 있었다. 이나영 씨는 비 때문에 나올까 말까 망설이다 나온 것에 대해, 오늘 나오기를 잘 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백김치

< 재 료 >

 

절임배추 5포기, 2, 미나리 1, 쪽파 한묶음, 마늘 3, 생강 2, 3, 10, 대추 10, 석이버섯 5, 양파 1, ½, 실고추, 천일염, 참쌀가루 1T

 

< 조리과정 >

 

절임배추 5포기를 준비한다.

미나리, 쪽파는 모두 다듬어 4cm 길이로 썰어둔다.

무와 배 1개도 채썰어두고, 마늘, 생강, 밤 등도 편으로 썰어 가늘게 채썰어두고, 대추는 씨를 빼고 채썰고, 석이버섯은 물에 불린후 손질하여 돌돌말아 가늘게 채썰어둔다.

④ ③을 채썬 재료들과 함께 버무린후 의 재료를 모두 넣고 소금간을 한다.

준비된 속재료를 절인 배춧잎 사이사이에 넣은 뒤 겉잎으로 꼭 싸서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은후 우거지로 눌러 놓는다.

2, 양파 1개를 강판에 갈아서 체에 즙을 낸뒤 삼삼하게 탄 소금물을 함께 섞어 항아리에 부은 다음 알맞게 익으면 먹는다.

 

(Tip 국물만들기 : 찹쌀 한숟가락으로 풀을 쑤어 식히고, 의 배즙과 양파즙 섞고, 소금물 (5L : 천일염 1) )

 

 

 

 

 

 

<사진 : 11월 28일 한우물생협 사무실에서 반찬동아리 회원들이 백김치를 만들고 있다>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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