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여고,  학교 앞에서 은행나무까지 정조대왕 행차 시연











동일여고에서 은행나무로 향하는 도로의 한 개 차선에 난데없이 대취타의 옛 음악이 울려 퍼지고 조선 왕의 행차가 이어졌다. 갑작스런 왕의 행차에 길 가던 사람들이 어리둥절해 하며 걸음을 멈추고 휴대폰으로, 휴대용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 요란한 소리에 상점의 상인들도 가게 밖으로 나와 구경하며, 왕의 행차에 박수를 보낸다. 

지난 8월31일 오전 동일여고 학생들은 동일여고에서 시흥행궁터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시흥5동 은행나무까지 '시흥행궁 복원을 위한 정조대왕 행차'를 시연했다. 

행차에 앞서 동일여고 강당에서는 시흥행궁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을 했다. 

정조 대왕은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한 부친 사도세자의 묘를 수원으로 이장하고 현륭원을 조성 후, 조선 후기 사회의 인문학적·자연과학적 역량을 총집결한 수원 화성을 축성하였다. 정조의 능행은 아버지에 대한 효심이 가장 큰 목적이었지만, 능행하는 동안 현지 백성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자 했다고 한다. 

실제 정조대왕은 창덕궁에서 수원화성까지 중간지점에 있는 금천구 시흥 땅에 행궁(왕의 임시거처)를 짓고 하루 머물며 직접 백성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자 했다. 

화성행차는 스스로를 일컬어 만천명월주인옹(萬川明月主人翁)이라는 자호를 썼던 만큼 군주의 덕을 백성에게 직접 밝은 달처럼 비추기를 원하던 애민의 이상적 군주상을 실천하는 장이었다고 할 수 있다. 

설명이 끝나고 시흥행궁 4행시 우수작품 시상을 한 후 정조가 행궁도중 백성들과 만나 백성들의 민원을 듣는 재연극을 선 보였다. 재연극에서 백성들은 정조에게 대학등록금을 반값으로 줄여달라고 요청하며 현재의 고액 등록금에 고통받는 대학생들의 모습을 풍자했다. 

또한 차성수 구청장이 시흥현령으로 깜짝 출연하여 시흥행궁을 복원하라는 정조대왕의 명을 받았다. 차 구청장은 대왕의 명에 “시흥행궁 복원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답 했다. 

재연극을 마치고 본격적인 시흥행궁 복원을 위한 정조대왕 행차가 시작했다. 

정조대왕 행차소리에 구경을 나온 마은준(시흥2동, 53)씨는 “이런 문화행사가 거의 없었는데 생겨서 너무 좋다. 금천구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행사 인 것 같다.”며 박수로 행차대를 격려했다. 

또 “행차규모가 작아 조금은 아쉽지만 점점 발전했으면 좋겠다.”며 “이번 행사가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고 연례행사로 자리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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