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코디언 선율의 마법

지도 선생님 : 이광우     단장 : 김동진    기획담당 : 한미옥
회원 : 차현섭, 최창호, 선봉철, 오정자, 조혜숙, 전선희, 김재옥, 김금주, 김영순, 김유숙, 이금자
강습문의 (김동진 단장 011-721-8587)

고즈넉한 저녁놀이 질 무렵 찾은 시흥4동 주민센터에서는 그 옛날 풍금소리처럼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멜로디가 저 멀리 빨갛게 타오르는 저녁노을처럼 아련하게 들려왔다. 음악 소리에 이끌려 찾은 곳은 4층 문화관람실이다. 혹여라도 갑작스레 찾은 불청객 때문에 음악소리가 멎을까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여다봤다.
풍금소리의 정체는 아코디언이었다. 갑작스레 찾은 불청객을 반갑게 맞아 주신 금천아코연주단원들은 몇 일후 예정된 서울시청 문화예술 워크샵 공연준비에 한창이었다. 연습이 끝날 때까지 20여분을 구석에 앉아 아코디언 연주소리에 귀를 귀울였다. 익숙한 트로트가 흘러나오자 나도 모르게 어깨가 들썩여진다. 멜로디가 조용한 가곡으로 바뀌자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그야말로  심금을 울리는 아코디언 합주소리는 아코디언이 팔색조의 매력을 두루 갖춘 악기임을 실감하게 했다.

◇배운만큼 봉사하라=금천아코연주단은 2008년 3월 자원봉사센터에서 ‘금천아코사랑’이란 이름으로 발족됐다. 조혜숙(여, 60대 후반) 씨는 “처음 서울신문을 보고 우리동네에서 아코디언 팀을 발족한다고 해서 찾아왔어요.”라며 “그때는 배운만큼 봉사하라는 서약서를 쓰게 했는데, 그 마음이 너무 크게 공감이 되는거에요. 난 그 서약서를 쓰고 들어왔어요”라고 말하는 조 씨에게서 자랑스러움이 전해져 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동호회 인원은 늘어갔다. 지난 2011년 창단 멤버를 중심으로 동호회의 수준을 뛰어넘어 보다 나은 연주로 질 높은 봉사를 위해 ‘금천아코연주단’이 창단됐다.
◇아코디언 선율의 마법=세계 여행지를 소개하는 ‘걸어서 세계 속’이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한국여행자를 위해 유럽의 한 아코디언 연주가가 들려준 아리랑 연주에 반해 아코디언을 배우게 됐다는 오정자(여, 69)씨는 “요양원에 가보셨어요?”라고 난데없이 질문을 던졌다. 그렇다고 대답하자 “저는 큰 요양원에 연주회 하러 다녔었는데, 처음에는 참 놀랬어요. 요양원은 정말 아프신 분들이 오시는데 더라구요. 같은 공간에 60명 인 가가 앉아 계시는데, 거기 계신 분들 표정이 없어요. 문을 딱 잠궈서 나가시지도 못해요. 그런데 아코디언 연주를 시작하면 이 손이 (가슴 앞으로 손을 모으며)일루 오는 거예요. 난 너무 놀랜거야. 이 손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노인네들이 박자를 정확히 못 치시는데도 이게 오더니, 아는 게 기억이 나시나봐, 몇 곡은 따라도 하셔. 음악이라는 것이 이렇게 사람을 동요시키는 구나… 그때 가슴이 뭉클했어요” 오 씨의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 그녀의 가슴 뭉클했던 감동이 전해졌다. 조금은 상기된 목소리로 오 씨는“음악이 기억을 되살려 드릴 수 있고, 우리가 엔도르핀을 조금이라도 나게 해 드렸잖아. (다시한번 손을 모으며)이게 온다니까. 반듯했던 분들이…”
◇목숨 다하는 날까지=금천아코연주단은 2008년 첫 발족 시 서명했던 ‘배운만큼 봉사하라’는 서약을 지금도 지키고 있다. 혜명양로원과 관내 데이케어센터에 매달 정기적으로 찾아가 연주회를 열고 있으며, 요양원, 복지관 외에도 지역의 행사를 비롯해 이들을 찾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연주를 하고 있다. “목숨 다하는 순간까지 아코디언을 연주하며 봉사하겠다”고 말하는 한미옥(여, 50대 후반) 씨의 말에 모두들 한 마음인 양 고개를 끄덕였다.

올 1월부터 시흥4동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으로 아코디언 강습을 개설했다. 김동진(남, 60) 단장은 “봉사를 하되 질 높은 봉사를 해야 한다”며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꾸준히 배우면서 연주 실력을 갈고 닦아야 질 높은 봉사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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