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빠 가이드 10

우리동네 아줌마 계모임 장소 1순위

풍년쌈밥·보리밥집은 남문시장 근처에 사는 아줌마들 계모임 장소로 한 번 이상은 들렀을 법한 집이다. 또 계모임하는 아줌마들이 찌개가 나오기 전에 상 위에 차린 나물반찬 한 접시씩은 다 비우고 다시 차려진 반찬으로 밥을 먹는 곳이 이곳이다. 풍년쌈밥·보리밥에서 나오는 반찬들은 거의 아줌마들이 좋아하는 나물과 여러 쌈, 채소가 주로 나온다. 나물, 된장국, 열무김치, 파김치 등 상에 차려진 것 맛깔지다. 그리고 언제나 보리밥 누룽지로 만든 따뜻한 숭늉을 준비해 내놓으니 정수기 물보다는 구수한 정감이 느껴지는 곳이다.

“난 우리 엄마가 해주는 애호박 전이 제일 맛있었어. 애호박을 금방 부쳐 양념간장에 살짝 버무려 주는데 그게 그렇게 맛있었어. 난 엄마가 해주던 그 맛을 못 내겠더라고” 고향이 충북 진천인 반경옥 씨(52세)는 아직도 어머니의 음식들이 그립다. 특히 김치와 장아찌, 동치미를 잘 담그던 어머니의 손맛을 닮아서 음식에 관심이 많고 좋아하고 또 잘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시사철 쌈밥과 보리밥이 주로 나가고 겨울철에는 매생이국과 굴 돌솥밥이 잘 나간다. 남문시장이 바로 옆이라서 그날 들어온 가장 싱싱하고 좋은 재료들을 사서 음식들을 만든다. 쌈밥 메뉴에 나오는 돼지불고기감도 주문량에 따라서 남문시장 안 정육점에서 몇 번이라도 배달시켜 쓰기 때문에 냉장고에 들어갈 새가 없다. 시골에서 올라온 양념을 쓰고 참기름도 직접 짜서 쓴다. 신안의 구운 소금으로 나물을 무치고 김치를 담글 때는 5~6년 묵은 소금에 가자미 젓갈을 넣어서 담근다. 시어머니께서 젓갈장사를 했기 때문에 가자미젓갈이 맛있는 줄 알았단다. 가자미젓갈 가격은 멸치액젓의 두 배 반이지만 맛있기 때문에 쓴다. 언젠가는 가자미 젓갈이 떨어져 다른 젓갈을 써서 김치를 담갔더니 손님들이 먼저 알고 김치맛 달라졌다고 했던 적이 있었다. 그 후부터는 가자미 젓갈이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다.

이 동네에서 장사를 시작한 지 3년 정도는 장사가 지금처럼 잘 된 것은 아니다. 식당을 처음 해보는 거라 경험도 없고 식당을 어떻게 경영하는지도 몰라서 고생을 많이 했다. 그래도 집에서 먹는 것처럼 하면 언젠가는 손님들이 알아주겠지 하면서 해 온 장사가 벌써 9년째이다. 점심때 가면 자리가 없을 때도 많다. 이제는 꾸준한 단골도 생기고 예약하고 멀리에서 손님이 찾아오니 돈 버는 것보다 자부심이 생기고 너무 행복하단다. 언젠가 남문시장으로 ‘6시 내고향’이라는 프로를 찍으러 방송국 사람들이 왔는데 풍년쌈밥·보리밥에서 밥을 먹은 피디가 이곳 음식 맛에 너무 반했다. 피디는 식당에서 촬영을 하자고 제안했는데 손님들 밥도 못 먹고 신경쓰는 게 싫어서 촬영거부(?)를 했던 적도 있단다.

“우리 엄마는 치매가 빨리 왔는데 이 동네에 살다가 4년 전에 돌아가셨어. 아침에 보리밥 잡수고 싶다고 가게엔 나오곤 하셨지. 우리 엄마하고 나도 보리밥에 된장국을 좋아했는데 내가 좋아하니까 보리밥집을 하게 되더라구” 아직도 어머니가 그리운 반경옥 씨이다.

반경옥 씨에게는 아직도 식당일은 매력있는 일이다. 몸이 허락하는 한은 이 일을 계속 하겠다고 한다.

풍년쌈밥·보리밥집에 나오는 야채 피클 만드는 법

1. 양파, 오이, 무(또는 콜라비), 연근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2. 연근은 자른 후 바로 식초 물에 담가야 색이 변하지 않는다.

3. 식초 물에 담갔던 연근을 끓는 물에 살짝 넣어다 건져 찬물로 헹군다.

4. 사과식초, 순한 간장, 갈색설탕을 1:1:1 비율로 전체 야채의 3분의 1 양만큼 만든다.

5. 통에 야채와 양념혼합물을 섞은 후 냉장고에 두고 30분 후 꺼내어 전체 한번 잘 섞어준다.

6. 냉장고에 넣은 1일 후부터 바로 먹을 수 있다. 3~4일 이내에 먹어야 한다.

전화: 02-862-7775

주소: 금천구 독산3동 979-1

위치: 남문시장 끝까지(구로디지털단지쪽 방향) 가서, 보생약국에서 오른쪽 길로 꺾어서 10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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