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이 지났는데 꽃샘추위가 다시 찾아왔다. 지난 겨울은 정말이지 너무 추웠다. 날이 추우니 당연히 전력소모는 많아져 연일 전력사용량은 기록갱신을 했던 것을 기억하실 것이다. 새삼 에너지, 특히 전기의 중요성, 전기가 무한대로 쓸 수 있는 에너지가 아니라는 점을 체감한 겨울이었다.
만일 전기가 모자란다면? 전기가 없으면 무얼 못하게 되지? “추워요” “밥을 못해요” “20층까지 걸어가야 해요” “은행에서 현금인출기 못써요” “컴퓨터가 멈춰요” “깜깜해요” “냉장고 음식이 썩어요”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정말이지 우리 생활은 전기가 없으면 단 하루도 버티기 어려울지 싶다. 전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고 살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렇다면 이런 전기는 어디서 오는 걸까? 누가 전기를 알아낸 걸까? 과학 공부하기 딱 좋은 소재다. 전기박물관은 한국전력에서 운영하는데 서초동 한전아트센터 내에 있다. 인류가 지구상에 등장해 처음 불을 발견해내고, 전기를 발견하여 전기를 생산하고 저장하는 기술이 만들어지기까지 과학자들의 연구와 업적, 전기발전의 역사가 잘 정리되어 있다.
전시장 입구에는 우리나라에 전등이 처음 연결된 경복궁의 향원정 앞 모습이 재현되어 있다. 에디슨이 전등을 발견한지 8년만의 일이니 제법 빠른 시간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셈이다. 세상이 개벽한 경험을 한지 불과 200여년 전의 일이니 기술의 발전 속도도 놀랍게 느껴진다. 전등을 켠 전기는, 향원정 연못에서 물을 얻어 석탄을 연료로 발전기를 돌려 얻었는데 그 소리가 엄청났다고 한다.


전시장 안에 들어서면 초기 발전설비부터 첫 대중교통인 전차도 눈길을 끈다. 전기가 각 가정까지 들어온 역사도 그리 길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조명의 역사도 맘에 드는 전시물. 등잔에서부터 램프, 에디슨의 전구가 등장하기까지 역사가 길다.
전기의 역사를 살피고 나면 전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만들어진 전기는 어떤 과정을 거쳐 각 가정마다 전달되는지도 궁금하다. 모형이긴 하지만 말로만 듣던 수력, 화력, 풍력, 원자력 등등 전기의 생산과정을 살필 수 있다. 또 전자파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페달을 돌려 에너지도 생산해 볼 수 있는 전시장도 마련되어 있어 전기의 100% 체험이 가능하다. 전시를 둘러보며 미래의 에너지, 친환경에너지, 대체에너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여기에 덧붙여 다양한 에너지도 체험해 보자. 우리 동네 가까이 에너지체험관 행복한i, 독산동에 있다. 행복한아이는 원자력문화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작은박물관으로 다양한 에너지 형태를 만지고 보고 체험해 볼 수 있는 박물관이다. 에너지 관련 교육프로그램도 있어 한나절 아이들과 쉽게 관람하기 좋다.

작은박물관 관람은 이렇게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으로 시작해 보시라. “이 세상에 전기가 없다면?” “자동차가 없다면?” “얼음으로 만든 세상은 어떨까?” “옛날 엄마 어렸을 적 학교는?” 끝도 없는 아이들 질문에 맞춰 하나씩 박물관들을 찾아 답을 찾으면 절로 학습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게 바로 요즘 많이 이야기하는 자기주도학습의 한 방법이 아닐지?

오현애

필자는 시흥4동에 거주하며 '박물관이야기' 회장이며, 교육나눔협동조합 대표이다.  저서로  <박물관이 들려주는 경제이야기>, <박물관에서 사회공부하기-나라살림편>, <쉿! 박물관에 암호가 숨어있어요>를 공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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