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은 음력 5월 5일 단오다. 동양에서는 기수가 겹치는 3월 3일이나 5월 5일, 7월 7일, 9월 9일을 중요하게 생각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단오는 1년 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때라 여겨 큰 명절로 지냈다. 설, 추석과 함께 3대 명절 중의 하나이다. 


<강릉단오제 관노가면극>

단오는 다른 말로 수릿날, 천중절, 중오절, 단양절 등으로도 불렸다. 수리는 우리말로 ‘신, 높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니 단오는 ‘높은 날’, ‘신의 날’이라는 뜻이다. 단오는, 양기가 충천한 때 집안의 액을 막고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두고 한해 농사가 잘 되기를 기원했던 중요한 날이었다. 단오제와 단오고사, 단오굿이 올려졌고 궁중에서는 단오부채를 신하들에게 하사했다. 

더구나 개인적으론 단오가 남편의 생일이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가끔 생일파티를 빙자해 강릉으로 단오제를 보러 간다. 단오를 즈음해 지역마다 많은 행사가 있지만, 강릉단오제가 으뜸으로 꼽히기도 하거니와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재로까지 등재되었으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

강릉단오제는 조선시대 대관령의 신들에게 제를 지내며 관민이 함께 하고, 유교와 무속신앙이 함께 어울려 지내던 마을공동축제였다. 현재까지도 그 원형이 그대로 보존되어 내려온다. 음력 4월 5일 신주빚기로 시작되어 대관령국사성황제, 봉안제, 영신제, 영신행차, 단오절 본 행사가 음력 5월 6, 7일까지 진행되는데 매일 조전제를 지내고 12거리굿과 관노가면극이 지정문화재 행사로 진행된다. 그리고 씨름, 그네뛰기, 농악 등 다양한 전통문화행사도 열린다. 무려 한 달 넘게 축제가 진행되는 것. 올해는 16일 주말까지 진행되니 무리를 하면? 올해가 아니어도 기회가 되면 꼭 한번 가보시길 추천한다. 

단오 때 즐기는 세시풍속 행사로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창포에 머리감기, 단오 비녀꽂기가 있다. 일명 단오장(粧)이다. 창포를 삶은 창포탕에 머리를 감으면 머리가 검어지고, 뿌리를 다듬어 비녀를 만들어 꽂으면 나쁜 일을 막고 여름동안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고 믿었다. 

또 단오에는 쑥이나 익모초 같은 약초를 뜯어 말렸는데 양기가 최고조에 다다르는 오시에 뜯어야 약효가 좋다고 믿었다. 절식으로는 수리취떡과 앵두화채가 있는데 수리취떡은 알다시피 수리취나 쑥을 넣어 수레바퀴처럼 둥글게 빚어 만든 절편이다. 앵두는 과실 중에서 가장 먼저 익는 과실로 단오 무렵이 제철이다. 궁중에도 진상하고 떡과 화채를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화채니 앵두편은 고사하고 요즈음은 마당 있는 집이 드물어 담장 넘어 빨갛게 익은 앵두를 보기도 어려워 아쉽기만 하다.  

한편 궁중에서는 내의원에서 제호탕을 만들어 진상했고, 임금님은 이것을 대신들이나 기로소에 하사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제호탕은 더위를 이기고 갈증을 해소하며 보신하기 위해 마시는 전통 청량음료였다. 

놀이로는 그네뛰기, 씨름이 으뜸인 건 말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지역마다 봉산탈춤이니 송파산대놀이, 양주별산대놀이 같은 탈춤과 가면극들이 장터에서 벌어져 명절 분위기를 한껏 돋우기도 했다. 

신문이 나오는 날이 단오라 단오이야기를 한참 했다. 굳이 의미를 따지지 않더라도 세시풍속은, 마을 이루고 그 안에서 먹고사는 우리네 일상에서 조상들의 지혜는 여전히 유효하다. 올해는 독자들께서도 단오 세시풍속을 한번 즐겨 보는 건 어떨지? 오시에 쑥도 캐고, 수리취떡도 사서 먹고, 창포에 머리도 감고, 단오부채도 선물하고... 아마 올 여름 건강하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 또 아이들과 해볼 수 있는 절호의 체험학습 기회가 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강릉단오제 대관령국사성황제>

<강릉단오제 씨름대회>



오현애

필자는 시흥4동에 거주하며 '박물관이야기' 회장이며, 교육나눔협동조합 대표이다.  저서로  <박물관이 들려주는 경제이야기>, <박물관에서 사회공부하기-나라살림편>, <쉿! 박물관에 암호가 숨어있어요>를 공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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