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여기저기 꽃소식이 올라온다. 어제 마침 독산역 앞을 지났는데 어느새 벚꽃엔 물이 올라 핑크빛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아. 봄이 벌써 이만큼 왔구나 싶었다. 곧 화사한 벚꽃터널을 지날 생각을 하니 절로 즐거워졌다.
꽃피는 봄엔 꽃구경을 가는 것이 정답이다. 멀리 가지 않고도 벚꽃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게다가 볼거리, 박물관도 많다! 가족 소풍장소로 꼭 맞는 곳이다. 4월이 가기 전에 꼭 이곳에 가자. 우리에게 항상 멀리에 높은 남산타워가 보이는 남산이다. 남산 복원사업으로 이젠 도심 한가운데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공원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옛날부터도 남산은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계곡도 깊어 많은 사람들의 휴식처로 이용되었던 곳으로 전해진다.


1394년 태조 이성계가 도읍을 한양으로 옮기고 북악산 기슭에 궁궐을 세우고 바라보니 남쪽으로 산이 솟아 있으니 바로 남산이었다. 목멱대왕(남산을 목멱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을 모시고 산신, 기우제를 지내고, 성을 쌓고, 또 5개의 봉수대가 설치되어 도성방어의 중심적 역할을 했던 곳이다. 최근 성곽이 일부 복원되어 남산의 묘미를 한껏 더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꽃피는 4월에 남산을 가야할 또 하나의 이유! 4월은 과학의 달. 남산엔 과학의 달을 즐길만한 박물관이 있다. 서울시과학전시관 남산분관인 남산탐구학습관이다. 탐구학습관과 수학체험관, 지구촌민속교육박물관이 있다.
과학체험은 지하1-3층까지의 탐구학습관에서 이루어지는데 수많은 전시물을 직접 만져보고 작동해 볼 수 있는 체험관이다. 물론 다루는 분야가 너무 많다는 것, 전시물 장치들이 좀 오래되었다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내 맘대로 전시물을 만져보고 작동해 볼 수 있는 매력 만점의 학습장이다.


전시는 모두 가속도, 빛의 원리와 운동법칙, 관성, 생명의 세계, 지구과학 등 직접 작동시켜 그 원리를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굳이 설명이 따로 필요 없다. 아이들과 직접 만져보고 돌려보고 해보자. 그냥 전시장에 들여보내기만 해도 아이들은 과학과 아주 잘 논다. 직접 관찰하는 것은 아니지만 천체투영실도 함께 있으니 별자리와 행성, 우주의 세계도 함께 경험해 보는 것도 좋겠다.


수학체험관에서는 수와 퍼즐, 입체의 세계로 구분되는 체험장을 만날 수 있다. 그런데 한꺼번에 과학과 수학을 모두 섭렵하기 힘들 것. 다음번으로 수학체험을 미뤄도 나쁘지 않다. 체험을 맛본 아이들의 호기심이 다음에 꼭 다시 오자고 할 것이다.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 본관은 낙성대부근에 있다. 이곳의 자랑은 과학놀이터와 천문대이다. 과학놀이체험장은 과학의 원리를 이용한 놀이시설이 가득해서 신나게 놀다보면 놀이시설 하나하나도 과학이라는 걸 알게 된다. 천문대에서는 직접 천체망원경을 통해 태양의 흑점, 행성들을 관찰할 수 있다. 좀더 체계적인 과학의 세계를 접하려면 과천에 있는 국립과천과학관을 다녀오면 된다. 물론 한꺼번에 과학관을 둘러보기엔 벅차다. 몇 번 갈 생각을 하고 미리 둘러볼 전시장을 정하고 가면 좋겠다.
그리고 모든 과학관에서는 평소 접하기 어려운 발명이나 창의과학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으니 정보력을 발휘해 참가해 보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다.

오현애

필자는 시흥4동에 거주하며 '박물관이야기' 회장이며, 교육나눔협동조합 대표이다.  저서로  <박물관이 들려주는 경제이야기>, <박물관에서 사회공부하기-나라살림편>, <쉿! 박물관에 암호가 숨어있어요>를 공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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