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후, 광주민중항쟁 33주년을 맞아 금천구위원회를 포함한 통합진보당 서울시당 ‘광주순례단’ 참가자 100여명은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열린 ‘열사정신계승을 위한 추모문화제’ 현장을 찾았다. 앞서 이곳은 이정희 대표를 비롯한 통합진보당과 광주전남지역의 시민단체들이 국가보훈처에 ‘임을 위한 행진곡’ 5.18 기념곡 지정과 제창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에 돌입한 자리이기도 했다.
항쟁 당시 희생된 박기순 씨와 끝까지 도청을 사수하다 계엄군에 의해 희생된 윤상원 열사의 영혼 결혼식에 발표되었던 ‘임을 위한 행진곡’. 이후 그 뜻을 기리며 광주 사람들은 물론 ‘투쟁하는 민중’ 들의 가슴속에 늘 애국가처럼 불려오던 이 노래가 정작 광주항쟁 공식 기념곡에서 정부의 결정으로 배제된 것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민주의 문> 앞에 모여든 것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우리가 광주에 도착하고, 다시 서울로 가는 버스에 오르는 동안에도 내내 끊이지 않았다.
약 500여명이 참가한 이날 추모제에서는 정부의 ‘임을 위한 행진곡’ 배제 결정에 대한 규탄 발언이 이어졌다. 한국진보연대 오종렬 의장은 “평화로운 대동세상을 향한 민중의 염원, 5.18 정신이 그대로 담긴 노래”로, “5.18은 누구도 허물 수 없고 어떠한 권력도 짓밟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도 연설을 통해 “지난해 통합진보당이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민중의례 한다는 것을, 마치 반국가행위를 하는 것처럼 공격했는데 이제 와서 자신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국가기념식에서 부를 수 없다는 것”이라고 배제 이유를 지적했다.
최근 채널A와 TV조선 등 일부 종편에서 ‘광주사태는 북한군’의 소행이라고 보도한데 대해서도 참가자들은 있을 수 없는 역사 왜곡이며, 광주정신에 대한 모독이자 범죄라며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추모제와 농성을 진행하던 도중 광주전남 시민단체에서는 광주항쟁 당시의 ‘대동과 나눔’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주먹밥을 만들어 참가자들에 나눠주기도 했는데, 이러한 광주의 역사와 정신을 부정하려 거짓보도까지 일삼는 언론이 있다는 자체가 매우 수치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광주순례단은 문화제 참가 이후 국립5.18민주묘지와 망월동 원묘역을 둘러보며 매우 짧지만 뜻 깊었던 광주 순례 일정을 마감지었다. ‘5월 광주’가 소망했던 민주주의와 자주통일, 대동세상의 꿈은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 다음 날 박근혜 대통령은 공식 행사에서 시민들에 의해 자연스레 만들어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시간에 마지못해 일어서 태극기를 흔들었다. 역시 노래는 부르지 않았다. 과연 태극기와 ‘임을 위한 행진곡’은 공존할 수 없는 것일까. ‘5월 광주’의 분노는 그렇게 계속되고 있었다.
통합진보당 금천구위원회
백성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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