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립미술관

지난 여름에는 박물관에서 여름을 보낼 것을 적극 권했었다. 올해는 어디서 이 뜨거운 여름을 보내야 할까? 이번에는 미술관에서의 피서는 어떨지?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된 미술관은 2011년 현재, 국공립과 사립, 대학미술관을 모두 포함해 145개 정도이다. 서울에 32개가 있다고 하니 한 달에 한 곳씩 들르면 3년이 걸리는 긴 세월이다. 그래도 실망하지 마시길~. 지금부터라도 한 군데씩 찾아 나서면 꼭 가봐야 하는 미술관 정도는 챙길 수 있을 것이니!!
그럼 미술관 관람은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우선, 가장 쉽게는 미술관에서 차려놓은 밥상에 앉아 맛있게 밥을 먹는 것. 미술관마다 방학 무렵이면 크고 작은 기획전을 개최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고갱전, <낙원을 그린 화가 고갱 그리고 그 이후>을 9월 말까지 개최하는데 아마도 관객이 어마어마할 것이다. 시간과 날짜를 잘 잡고 가야 보기 편하다. 아이들과 가려면 늦은 시간이 좋지 않을까 싶다. 안 그러면 아이들은 어른들 뒤통수만 보고 올 가능성도 높다! 어린이들을 위한 도슨트설명도 있고, 교육자료도 홈페이지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일반 관람객들을 위한 해설도 하루 5번이나 있으니 정말 친절한 시립미술관이다.
가까운 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은 8월 초까지 부티크 호텔로 변모하는 색다른 전시가 개최된다. <장응복의 부티크 호텔, 도원몽>이 11개의 방으로 구성된다. 작가는 이 전시를 안견의 ‘몽유도원도’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금호미술관은 미술관 전체가 쉼터이자 명상공간이 된다. <아트피스 ART PEACE : 예술로 힐링하는 법>이 전시테마다. 설치, 사운드, 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의 예술작품을 통하여 예술로 힐링하는 법을 전해준다고 하니 아이들과 꼭 손잡고 가보시길~~.
좀 멀긴 하지만 성남아트센터에서는 <Hola! Spain> 스페인근현대미술전을 연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파블로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 호안 미로 등 스페인 최고의 거장들에서부터 유럽과 스페인의 현대미술작가들의 작품 100여 점이 선보인다. 사진으로만 보던 거장들의 작품을 실제로 감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미술관 관람의 두 번째 요령! 작가가 테마가 되고 있는 작가 미술관을 찾으면 이보다 쉬울 수 없다. 환기미술관이 종로 부암동에 있다. 환기미술관에서는 올 여름 김환기 화백의 탄생 100년을 맞이하여 <김환기를 기리다>전이 열리니 좋은 기회! 지방에 있지만 박수근미술관, 이중섭미술관, 이응노미술관, 운보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 등으로 차근차근 교과서에 등장하는 작가들을 찾는 것이다. 이중섭의 <소>를 실제로 보고 느낄 수 있다면 이보다 더한 교과서는 없을 것이다.
이번엔 갤러리가 늘어서 있는 인사동으로 가보자. 인사동에서는 마음에 드는 전시가 있으면 들어가면 된다. 겁낼 것 없다. 입장료가 비싸면 어떡하지? 너무 비싸서 못 보겠다 싶으면 나오면 그만! 그래도 인사동의 작은 갤러리 입장료는 그렇게 비싸지 않다. 우리나라 미술발전을 위해 과감하게(?) 투자를 하셔도 좋다. 무료관람도 많으니 골라서 들어가면 된다. 가나인사아트센터, 경인미술관도 한번쯤 둘러보고 쌈지길도 들러 걸어보자. 예술이 나에게 말을 걸 거다. 인사동 말고도 미술관이 모여 있는 삼청동이나 평창동도 좀 여유를 가지고 둘러보면 좋은 미술관나들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쯤 되면 고민이 생길 것! 미술관에 막상 가서 어떻게 보면 되는 거야? 정답!! 보고 싶은 대로 보시라! 그리는 사람은 본인이 그리고 싶은 대로 그렸을 테니 감상하는 사람도 감상하는 사람 마음이다. 이번 여름엔, 아이들과 거실에 걸어두고 싶은 그림, 내 방에 걸어두고 싶은 그림, 안방에 걸어두면 좋을 그림을 마음껏 골라 눈을 감고 내 방에 걸어 보자. 돈도 들지 않는다. 피카소 걸작을 거실 벽에 걸어볼까? 상상만으로도 호사가 아닌가.

오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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