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소년참여위원 금천고등학교 3학년

▲ 청소년 활동 속에서 자신의 꿈을 만들어 가고 있는 문서희 양

지난 7월30일은 수능 D-100일이었다. 찌는 듯한 여름속에서 많은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대학의 관문을 넘어서기 위해서 매진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 금천고등학교 3학년 문서희양을 만났다.
기자가 인사를 하면서 명함을 건네자 문 양은 “저도 명함 있어요”라며 자신의 명함을 건넸다. 명함에는 ‘서울시 청소년참여위원회 위원’이라고 적혀있다. 돌아보니 고등학생에게 명함을 받기는 처음이다. 문 양은 서울시참여위원으로 많은 활동을 하지만 작년에는 금천구 청소년참여위원회인 ‘금천청소년 별밭두레단(이하 금별단)’이 주요한 무대였고, 지금은 자문위원의 자격을 가지고 있다.
청소년참여위원회는 청소년들이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및 사업과정에 참여토록 함으로써 청소년 시책의 실효성 및 권익 증진을 목적으로 한다.
문 양이 금별단을 만난 것은 고1 겨울방학 때다. 담임 선생님이 청소년 정책제안 기구를 구청에서 만든다고 하며 가입을 권한 것이 계기가 되었지만 지금은 자신의 꿈을 키워낸 곳이 됐다.
“고1때 공부만 열심히 했다. 꿈이 있다기보다는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 여성으로서 돈을 잘 버는 직업을 찾았고 간호사가 떠올랐다. 간호사를 직접 찾아가 만나보기도 했지만 나 스스로 행복해질 것 같지 않았다. 이 때가 2학년 1학기로 이런 진로 고민으로 굉장한 슬럼프가 왔다. 성적도 많이 떨어졌고, 너무 힘들었다. 그때 금별단의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활동하면서 고민이 풀렸고 성적도 함께 반등했다.”
친구들과 함께 고민해서 정한 꿈은 무엇일까? 대뜸 ‘정치인’이라는 답이 나온다.
“꼭 국회의원이나 의원이 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정책전문가나, 정당 등에서 일하는 것도 열어놓고 있다. 지금 관심분야가 교육과 복지다. 이 부분에서 우선 전문가가 되야겠다고 생각했고 지금은 사회학과를 지망하고 공부하고 있다. 다양한 사회계층에 대한 공부를 통해서 시민단체나 코리아스픽스 같은 곳에서 일하고 싶다. 정해진 일보다는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강추! 합니다

한국사회에서 고등학생은 특별한(?)존재다. 그럼에도 학교공부를 넘어 활동을 하는 것에 우려도 많이 했을 것이고 성적에도 영향을 미쳤지 않았을까?
“어떤 친구는 스팩을 쌓기 위해 오기도 하고, 호기심으로 오기도 한다. 같이 활동하면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된다. 무엇을 얻는가는 개인의 의지에 따라 다르다. 진짜로 자기가 원해서 했으면 좋겠다. 억지로 하는 사람은 티가 난다. 목적이 있어서 하는 사람과 누군가의 추천으로, 엄마가 시켜서 하는 사람은 다르다. 자기가 좋아서 하는 사람, 의미를 찾는 사람은 그 친구의 일상의 일부분으로 작용하는 것이 보인다. 그렇게 진심을 가지고 활동하면 성적에 대한 고민도 안생긴다. 더불어 시너지효과를 만들어 낸다.”고 말하며 친구들에게 ‘강추(강력추천)’했다.
 덧붙여 “활동 때문에 성적이 떨어지면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누가 시켜서 들어온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지원해서 들어온 것이다. 적절하게 시간을 관리하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믿음이 필요해요
적절한 자기관리로 성적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지만 부모입장에서는 당장 입시라는 큰 관문 앞에 있는 자녀를 보면 불안감이 생기고 이로 인해서 마찰도 생길 것이다. 어떻게 이런 문제를 극복했을까“
문 양은 “일단 부모님이 믿어주시면 좋겠다. 자녀가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무언의 압박(?)이나 나무라기 보다는 믿음을 보여주시는 것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문 양 역시 “네가 하는 일이고, 자신의 일에 책임을 질 것”이라는 아버지의 말씀에 큰 힘을 받았다고 말했다

내가 사는 곳
일반적으로 학생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 큰 관심이 없다. 금천구에서 태어나서 십년이 넘게 살지만 정작  자기가 살았던 동네의 지리만 알고 있는 것이 태반이다. 구 차원, 시차원의 활동을 하면서 이런 시각이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
“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그 전에는 나랑 상관없는 곳이었다. 게다가 경제적으로 낙후되고, 공부 못하고, 대학 못가는 이미지였다.  그런데 서울시 위원 으로 갔을 때 금천구가 청소년정책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뿌듯함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런 정책들이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고 답했다.
더불어 “그 동안 우리가 너무 무관심 하지 않았나, 우리가 직접 말했으면 좀 더 빨리 이런 정책들이 만들어 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금천구 청소년 정책제안을 해달라고 하니 “독산4동 주민센터 앞 20m도로 근처에 성인술집이 너무 많은 것 같다.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길인데  무섭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환경이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학교와 지역에서 자신의 진로를 찾고 꿈을 실현하기 위해  색다른 여름을 나고 있는 문서희 양에게 응원을 보낸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56호 2013.8.9~8.2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