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 학교다]꼬부랑 할머니와 골목대장

“중학생이 놀만한 게 없어요.  갈 곳도 없고요. 여럿이 있으면 불량학생으로 오해하는 어른들도 많아요.”, “골목 안에 쓰레기통이 있으면 좋겠어요. 나무도 심고 꽃도 가꾸고 싶어요.  벽화는 그릴 수 없을까요?”

마을 안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마을가꾸기를 하고 있는 중학생들의 바램이다.

정감 있는 골목문화를 재현하고 청소년들의 건강한 어울림을 목적으로 독산4동 마을공동체 초록발자국이 제안한 사업 ‘꼬부랑 할머니와 골목대장’은 「토요일엔 마을이 학교다」지원 사업에 선정된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인근 중학교(가산, 세일, 난곡, 한울 등)에 다니는 중학생들로 구성되어 매주 토요일 2시부터 5시까지 독산4동 주민센터를 기점으로 마을 안에서 놀고 배우고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동네한바퀴 크게 돌아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이웃 마을을 탐방하고, ‘배워서 남주기’ 프로그램을 통해 배운 전래놀이와 보드게임은 놀이터에서 어린 동생들과 나누었다.  서울에 2곳밖에 없다는 애국충혼탑이 우리 마을 안에 있음을 알고 주위에 알리기 위한 캠페인 및 주변정화활동을 벌여 시선을 끌기도 했다. 

 사방을 둘러봐도 온통 시멘트 공간이지만 골목대장 친구들은 나무심기에 대한 바램을 져버리지 않았다.  결국 찾아낸 장소는 주민센터 앞 화단으로 한가운데 배수로가 있고 전기선 케이블이 깔려있는 열악하고 척박한 땅.  풀을 뽑고, 거름을 부어 객토 작업을 하고 주목과 남천 14그루를 심었다.  화단에 팻말을 세우면서 칠하고 남은 페인트로는 주차장 입구 낮고 작은 벽면을 꾸몄다.  해가 지고 가로등이 켜질 때 까지 집에 갈 생각도 않고 붓질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좋아하는 일을 찾는 적극성과 몰입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20여 회차를 지나오는 동안 다양한 경험을 한 ‘꼬부랑 할머니와 골목대장’ 친구들은 마무리 행사를 특별하게 준비하려 한다.  청소년들이 마을 안에서 펼치는 벼룩시장이 바로 그것.  그동안 활동을 총 망라하여 테마별 체험부스를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골목대장 친구들의 활동사진이 전시되고, 직접 제작한 보드게임을 선 보일 예정.  친환경 비누, 와이어 악세사리, 손바느질 인형 등을 판매하고, 배찌 만들기, 페트병을 활용한 저금통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판매수익금은 연말에 홀몸어르신 돕기 기금으로 기부할 예정.

11/2(토)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금천문화체육센터 앞 공원에서 펼쳐질 ‘골목대장과 함께하는 벼룩시장’으로 놀러오세요~





꼬부랑 할머니와 골목대장





초록발자국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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