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벨이 울린다. 수화기 너머로 지우의 목소리가 들려 온다 “선생님, 언제 오세요?” “응 지우구나! 선생님 2시 이전에 도착할 거야!” “선생님 조금 빨리 오시면 안돼요?”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오늘은 마을공원에서 2시부터 5시까지 전래놀이로 아이들과 만나는 토요일이다. 

마을공원에 도착하니 벌써 지우와 몇 몇 아이들이 공원 안에서 놀고 있다.  벌써 1년여 가까이 토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마을공원에서는 전래놀이를 아이들과 같이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 시간이 되면 마을공원에 먼저 나와 놀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작년에 처음 마을공원에서 전래놀이로 활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나와, 우리 선생님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아이들이 너무나도 많았었다.  

키가 작은 5학년 남자아이는 아이들과 놀면서 잘 하지 못하는 놀이를 하게 되면 다른 아이들도 그 놀이를 못하게 방해를 해 놀이가 지속되지 못하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욕설로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고, 대부분의 여자 아이들이 그렇듯이 놀다가 속상하거나 조금만 다쳐도 울음으로 먼저 표현을 하는 아이들이 많아 놀이가 중간에 끊기고 다시 시작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매주 이렇게 다 같이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놀이가 얼마만큼 중요한지, 놀이의 힘이 얼마만큼 큰지 나와 우리 활동가 선생님들은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키가 작은 5학년 아이는 세발뛰기를 참 잘한다.  동생들이 와서 세발뛰기 가르쳐 주라고 하고 오빠가 우리 편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니 놀이를 못하게 훼방만 놓던 아이가 그 놀이를 주도해서 아이들과 같이 놀게 되고, 욕설로 감정을 표현했던 아이는 자신의 동생과 같이 마을공원에 와서 놀면서 욕설을 많이 하지 않게 되고, 울기만 하던 여자아이는 울면 계속해서 놀이를 할 수 없게 되자 울음을 그치게 되었다.  

이렇게 변화되는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 활동가들은 점점 자신감을 얻어가고 있다.

지난번 설문에서 아이들이 독산마을공원서 놀면서 새롭게 사귄 친구들이 있다고 했다.  이제는 아이들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 놀기도 하고, 토요일이 아니어도 마을공원에 모여 배웠었던 전래놀이로 재미있게 놀이를 한다고 한다. 예전에 우리들이 골목에서 놀이기구 없이도 재미있게 놀았었던 것처럼…. 이런 아이들의 노는 모습은 정말 어른들 마음을 흐뭇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이후에는 전래놀이 뿐만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생태놀이, 여러 가지 만들기, 바느질 등 재미있는 놀이들을 가지고 마을공원에서 아이들뿐만 아니라 아이와 함께 오시는 엄마, 아빠, 정자에 앉아 우리 아이들을 넉넉한 마음으로 지켜봐 주시어르신들까지도 다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놀 예정이다.

“애들아! 독산 마을공원에서 놀자!  동네사람들 마을공원으로 놀러오세요!”


산아래문화학교

문수경 전래놀이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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