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선생님들은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2/3이 넘는 의사를 모아, “전교조는 법외노조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박근혜 정권의 부당한 탄압에 맞서 '참교육과 민주주의'를 선택"했다.


식민지 독립투쟁을 위해 가장 열렬히 투쟁하고 그 결과로 가장 많이 희생을 당한 이들이 그 역사의 뿌리이자 중심이 되어 독립된 자주 민주 국가를 만드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역사는 그 반대다. 이승만은 권력을 위해 친일 군경과 관료를 청산하지 않고, 외려 광복된 나라의 골간으로 삼았다. 세상에 이런 나라는 없다. 친일과 군사 쿠데타의 태생적인 한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 박정희, 천황폐하만세를 외치던 조선, 동아일보 이들이 역사전쟁을 선언하고, 일제를 식민지 침략자가 아니라 근대화의 은인으로 여기고, 민주주의 적이었던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라며 세종대왕에 비교하는 것은, 그들이 자기의 뿌리를 은폐하려는 필사의 노력이다. 이들에게 역사의 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전교조 선생님의 참교육은 가장 거북하고 또 두려운 존재라 아니할 수 없다.


전교조는 1500명이 넘는 해고자를 내며 합법성을 쟁취한 노조다. 처음부터 합법노조가 아니었다. 당시에 교육부가 학교 현장에서 전교조 선생님을 식별하는 기준으로 제기한 것이다. [촌지를 받지 않는 교사, 학급문집과 신문을 내는 교사, 형편 어려운 학생을 많이 상담하는 교사,... 반 학생들에게 자율성 창의성을 높이려는 교사,.. 직원회의에서 원리원칙을 따지는 교사] 등등이다. 박근혜 정부가 전교조를 적대하는 것은 그들이 촌지를 거부하여 학교를 투명하게 했고, 원리원칙을 통해 학생들의 자율과 창의를 수호했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 군국주의 교육만 받아 민주주의를 알 수 없었던 그들에게 '아니오.' 할 수 있는 교사와 학생은 적이었다. 그리고 그 악령이 부활했다.


전교조를 법외 노조 하는 이유는 공무원노조를 법외노조로 유지하는 것과 이유가 같다. 해고노동자들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공무원노조나 전교조는 단일 노조가 아니다. 구성원에 대한 규정을 단사나 개별 학교의 구성원 규정으로 할 수 없는 전국을 포괄하는 업종 일반노조다. 그럼으로 조합원에 대한 규정은 그 조합의 규정에 의해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 조선일보 따위가 법외노조를 불법으로 보지만 노조의 결사권은 헌법적 권리이기에 부당한 권력에 의해 희생을 당하는 노조라는 의미 이외에 없다.


또한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가 현행법을 넘어서고 있다는 주장도 하는데 이런 주장은 정말 무식한 주장이다. 왜냐면 우리나라 노동법은 최저기준이라 그 법 이상을 만들고 노동법이 있다. 준법만 하면 인간의 최저조건에 불과하다. 법 이상의 요구로 인간의 존엄성을 높이라고 노조와 단체협약이 있는 것이다.


이번 전교조 선생님들의 결정을 고마워하는 이유는 이렇다. 박근혜 정권은 전교조 조합원 6만 명 중 9명, 0.00015%의 문제로 99.99985%의 헌법적 권리를 부정하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은 제37조 제2항 과잉금지의 원칙을 통해 무단 횡단 했다고 사형을 선고하는 듯한 무리하고 무식한 짓에 대해 규제하고 있다.


교육부는 '9명을 조합원이 아니라 비조합원으로 하되 그 직에 고용'하라고 제안했다. 어차피 9명의 문제이니 직을 유지하면서 ‘좋은게 좋다’며 가자는 것이 교육부의 제안이다.


그런데 해고자 9명이 누구인가? 참교육을 위해 노력하다 해고된 교사다. 노조를 위해 참교육을 위해 사회적으로 사형선고를 당하는 희생을 감수한 사람이다. 이 분들을 비조합원으로 외면 배제하던가, 머슴으로 쓰라는 것이 교육부의 요구다. 어떤 선택이라도 정말 고생한 이들을 내치는 패륜이요, 머슴으로 부리라는 패악의 요구다. 교육부의 이런 요구는 꼼수가 들어 있다. 친일 매국 역사를 미화해야 사는 수구세력들이 자기와 다른 진영을 "옳고 그름의 대의가 아니라 이기적 욕망에 찌든 그놈이 그놈으로" 만들려는 것이다. 당당한 전교조의 역사를 비열한 이기의 역사로 돌리려 했던 것이다. 친일과 독재의 세력들이 민주와 참교육의 역사를 파괴하려는 노림수였다.


많은 걱정을 들었지만, 걱정대신 정권의 비열함에 분노했고, 무엇보다 전교조의 역사, 참교육에 대한 선생님들의 당연한 저력을 믿었다. 그리고 결과는 “전교조는 법외노조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박근혜 정권의 부당한 탄압에 맞서 참교육과 민주주의를 선택했습니다.”라는 당당한 선언이었다.


박근혜 정권은 종북 몰이 등 광기어린 이념 공세와 국가권력의 사유화로 사회 전체를 70년대로 돌려놓고 또 한 번의 장기집권을 노리고 있다. 시대착오적인 새마을 운동 부활 주장이 바로 이런 탐욕의 증거다. 국가기관을 동원한 부정선거를 규명하지 않고 외려 진실을 추구하는 이들을 찍어내고 배제하는 것은 관건선거를 통해 집권을 지속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런 역사적 퇴행에 맞서 전교조 선생님들의 판단은 용감하고 절실한 시대적 과제를 꿰뚫었다. 민주주의 후퇴, 역사적 진실의 은폐, 참교육 폐기에 맞선 제2의 민주화 운동의 진정한 봉화불이 되었다. 우리는 물구나무 선 세상에서 진실과 정의로, 사람을 우애하는 전교조의 정신을 확인했다. 어둠이 깊고 고난이 험한 세상이지만 우리는 또 한 번의 희망을 꿈꿀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말한다. "고맙습니다. 전교조 선생님들!"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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