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에 하버드 법대생이 졸업식 장에서 이런 연설을 했다. "우리나라의 거리들은 혼란에 빠져있습니다. 대학들은 폭동과 소요를 일삼는 학생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공산주의자들은 우리나라를 호시탐탐 파괴하려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완력을 동원해 우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가는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안으로부터의 위험, 또 외부로부터의 위험. 우리는 법과 질서가 필요합니다. 법과 질서 없이 우리나라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긴 박수가 이어졌다. 박수가 잦아들자 그 학생은 청중들에게 말했다. "지금 말한 것은 1932년 히틀러가 연설한 것입니다" 법과 질서라는 가면을 쓰고 애국심이라는 몽둥이를 들고 오는 저 히틀러식 독재를 구별한 눈을 가진 이가 얼마나 될까?
히틀러는 그의 혀 괴벨스를 통해 대중들에 대한 생각을 말한다. "대중은 생각이 없다. 그들이 말하는 생각이란 것은 모두 다른 사람이 한 말을 그대로 반복할 뿐이다." "민중은 단순하다, 빵 한 덩어리와 왜곡된 정보만 주면 국가에 충실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사회주의 용어라고 하면서 경찰을 민중의 지팡이라 했던 종북주의자는 누굴까?) 왜 그러냐면 대중은 거짓말도 '한 번 들으면 믿지 않고, 두 번 들으면 의심하고, 세 번 들으면 완전히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오만을 부린다. "우리가 국민들에게 강요하지 않았다. 그들이 우리에게 위임을 했기 때문에 그 댓가를 치를 뿐이다." 선거만 끝나면 노예제가 시작된다는 미국 대통령의 말이, 선거 때 무슨 말을 못하냐는 한국 대통령 말이, 괜한 것이 아니다.
그들의 만능의 무기가 애국심이다. 괴벨스는 "내 앞에서 단 한 문장만 말하면 감옥으로 보낼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나는 부모님을 사랑한다]라고 말하면, [부모님은 사랑하고 조국은 사랑하지 않는단 말인가]하고 그를 잡아넣을 것이다" "국민여론을 무마시키는 좋은 수단이 있다. 한 나의 희생양을 지목한 뒤에 모든 것을 그의 탓으로 몰면 된다." (그래서 반복을 위해 종편이, 희생양을 위해 종북이 필요했다.) 히틀러의 다른 혀 괴링도 말한다. "일반 국민은 원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국민의 뜻과 상관없이 결정은 지도자가 한다. 국민을 전쟁터로 끌고 가는 것은 간단하다. 단지 국민들에게 우리가 공격을 당하고 있으며, 평화주의자들은 나라를 위험 속에 빠뜨리려는 애국심 없는 비겁자들이라고 몰아붙이기만 하면 된다. 어떤 나라에서든 이것은 똑같은 효과를 발휘한다." 이것이 파시스트 독재자들의 생각이다. 그들은 민주주의를 모른다. 국민을 자기들의 꼭두각시 동원과 우롱의 대상으로 여긴다. 우애와 연대가 아니라 증오와 편견으로 국민을 동원할 뿐이다. 자기들의 부귀영화를 위해.
최근 합법적 대통령을 의심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유럽 순방을 수행중인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파리에서 시위한 사람들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하겠다." "그걸 보고 피가 끓지 않으면 대한민국 국민이 아닐 걸요"하며 또 애국심을 팔았다. 그는 집회 참석자들을 무조건 '통합진보당 파리지부' 사람들로 규정한 뒤, "과연 이들을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라며 비판자를 적대자로 만들어 국민에서 배제해버린다. 독립하자는 사람은 비국민으로 몰고 이들을 배제하고 탄압하고 심지어 학살한 일제의 모습이 환생한 것이다. 유대인을 비국민으로 몰아 무리죽음 시킨 나치도 있다. 이것이 파시스트들의 항용 수법이다. 친일 매국의 피가 도도히 흐르는 한국의 수구 지배 권력들의 머릿속에는 파시스트의 디엔에이가 뿌리박혀 있어 백성의 총기가 흐리는 시대의 습기가 조금이라도 스미면 좀비로 창궐하여 뭍 생명을 물어뜯어 버린다.
본시 애국심은 우러나는 것이지 강요되는 것이 아니다. 어느 글에서 보니 애국심을 강요하는 것은 마치 "너를 사랑해" 대신에 "나를 사랑해 줘" 하는 몰상식과 같다고 한다. 그런데 애국이라는 이름을 문패로 삼고 있는 이들은 애국을 몽둥이 삼아 자기와 다른 이들을 비겁자 간첩 그리고 적대자로 몰아친다. 귀태 김진태 의원의 발언은 검사 출신으로 "무죄 추정의 원칙"도, "열사람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사람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면 안 된다."는 근대 법적 상식도 버리고, 한사람을 범인을 잡기 위해 국민의 반을 적으로 내 모는 적개심만이 표출했다. 그러니 민주주의는 사회에서는 인정할 수 없고 태어나서는 안 되는 '귀태'라 불러진다.
그러고 보면 '합법적 대통령 자격을 의심받고 있는 박근혜씨의 해외 순방은 참 대단하게 요란하다. 미국방문을 통해 육체적으로 국격을 들어 낸 윤창중, 언어로 파시스트가 지닌 증오의 피를 빛낸 김진태, 이른바 좌창중 우진태를 모시다 보니 어찌 '꽈당' 하지 않을까?
박정희시대 때 감옥에서 잠꼬대로 김일성 만세를 외친 사람이 실형(사형)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장기수 선생 중 한사람은 "꿈도 재판 하고, 잠꼬대도 형을 받는다."고 한탄했다. 그것이 유신이다. 그런데 그 유신의 피를 이은 귀태들이 지금 민주주의와 인권을 난도질하고 있다. 머릿속을 재판하는 관심(觀心)법의 시대가 다시 도래했다. 그러니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출신 인명진 목사조차 '으스스'하다며 이렇게 말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들이 듣고 싶은 말, 국민들하고 통하는 말을 하셔야 된다. 프랑스인 하고는 프랑스 말 하시고 야당하고 통하는 말을 하셔야 된다, 중국 가서 중국말 하듯이. 그걸 해주셨으면 참 좋겠어요. 박 대통령이 하는 한국 말 좀 듣고 싶죠"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탐방 기고 > 노동상담센터가 만난 사람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질문 (0) | 2014.01.20 |
---|---|
대처와 박근혜 정부 (0) | 2013.12.17 |
고맙습니다. 전교조 선생님! (0) | 2013.10.29 |
보 구엔 지압(武元甲) 장군을 아시나요. (0) | 2013.10.27 |
거북한 거리 펼침막 (0) | 2013.1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