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만나는 새에 대한 두 권의 자연그림책이 나를 설레게 했다.
표지조차 산뜻한데 찬찬히 책장을 넘기게 하는 힘이 있다.
또 제목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도 간결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상대 지음 / 윤봉선 그림 / 봄나무 출판
<나야, 제비야>는 제비의 한살이를 통해 제비가 어떻게 집을 만들고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는지 그 새끼들이 어떻게 크고 자라는지를 보여준다.
그런데 재미없을 것 같은 이야기가 의외로 재미가 있다. 왜 그럴까.
나조차 제비를 본지가 언제인지 아득한데 아이들은 제비를 진짜로 본적이나 있을까, 그런데 이 책은 마치 곁에서 제비를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제비의 모습을 그린다. 특히 제비집, 짚과 이런저런 자투리들을 진흙에 섞어 만든 제비집의 모습은 낯설면서도 신기하다. 흥부와 놀부의 이야기로 제비의 이름은 알지만 그러나 제비를 잘 모르는 아이들과 함께 상상의 나래를 펴보면 좋겠다.
이태수 글, 그림/ 우리교육 출판
<늦어도 괜찮아 막내 황조롱이야> 이야기는 솔직히 아주 훌륭하지만 조금 고민을 했다.
맹금류는 대부분 날지 못하거나 약한 새끼를 둥지에서 밀어 떨어트리는 걸로 아는데 작가 이태수는 아파트 사이에 둥지를 튼 황조롱이 부부가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본 모양이다.
가로수 밑에 꽃다지가 필 수 있는 예가 많지 않아 어찌 보아야할지 망설였던 것처럼...
이 책을 본 아이들이 막내 황조롱이를 보듬는 모습에 감동을 받다가 실제로 맹금류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면 얼마나 충격을 받을까 싶었다. 힘 약하고 느리던 막내 황조롱이가 살아남아 날개짓을 할 수 있기까지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좀 더 의미를 부여해야 하지 않았을까. 극적인 이야기가 전개되어 감동을 주는 자연그림책이었기에 더 아쉬움이 남았다. 막내의 입장에서 혹은 부부의 입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살리기 위해 치열했던 그 무엇이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 은행나무도서관 책이야기는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의 책읽는 어른모임 ‘함박웃음’에서 함께 읽고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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