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오즈미 나오코 지음 / 이경옥 옮김 /우리교육 출판
이름이 나오지 않는 '나'(제가 찾지 못한 건가요)는 초등학교 시절 마음을 주었던 친구 하카리에게 놀림을 받고 왕따를 당하는 끔찍한 경험을 갖고 쓸쓸하게 중학교 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런 ‘나’는 누구와도 마음을 열지 않겠다고 다짐하는데요.
그 무렵, 학교에 떠돌던 초록 아줌마 이야기처럼 초록색 옷을 입었다고 착각하게 된 아가씨, 사라와 만나 자신의 힘듦을 잠시 의지하게 됩니다.
사라는 그저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뿐이었는데 가족들에게도 자신을 의지할 수 없던 나에게 의지가 되어 줍니다.
마침내 나는 사라에게 하카리에게 장난 전화를 걸었음을 고백하게 되고 사라는 ‘매듭을 지으라고, 두려워만 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마치 자신에게 들려주듯 들려줍니다.
결국 나는 삼인조 사이에서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하며 자살 시도까지 한 미즈에와 마음을나누는 친구가 되고, 디자이너가 되지 못한 사라의 아픔을 알게 되며, 그녀가 선물한 초록색 비옷을 입고 하카리에게 찾아가 하카리가 부당했음을 당당하게 이야기하게 됩니다.
당당하게 자신을 찾아가는 나의 모습을 보며, 마침내 사라도 자신의 아픔, 디자이너가 되지 못한 원망을 회사에서 나가는 옷 속에 시침핀을 꽂았음을 나에게 이야기하고 솔직하게 회사에 그 이야기를 하겠다고 합니다.
마지막은 사라같이 보이는 초록 아줌마를 쫓으려던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으로 끝납니다.
“이젠, 끝! 앞으론 스스로 하는 거야!”
“나는 걷기 시작했다. 역을 향해서 곧장 걷기 시작했다.”
결국에 나는 하카리의 부당함에 대항하는 용기를 가지게 되고, 다른 아이들의 시선을 이겨내며 자신의 친구를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 오히려 청소년을 부러워하는 사라, 모든 것을 마음먹은 대로 시작할 수 있는 이 시기를 부러워하는 사라의 재출발까지 격려할 수 있는 나로 클 수 있게 합니다.
나의 고통과 마지막에 사라가 가진 고통까지, 두 사람이 가진 내면의 아픔이 옅은 복선으로, 그러나 직선으로 쭉 이야기가 진행되는 느낌이 들어요.
재미있는 것은 일본이 원조로 알려진 빨간 마스크를 생각나게 하는, 차이가 있다면 초록 아줌마는 만지기만 하면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이야기가 이야기의 발단과 말미에서 주인공의 내면 심리를 자극하고 드러내는 소재로 쓰인다는 점입니다.
인물의 삶과 이야기의 구성이 잘 어울려서 청소년이 읽으면 딱 좋을 아름다운 소품이 만들어진 느낌입니다. 물론 그런 점에서 일본 작품이구나의 느낌이 물씬 풍기지만요.
우오즈미 나오코의 ‘불균형’은 36회 고단샤 아동문학 신인상을 수상하고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한 작품이라고도 합니다.(*)
* 은행나무도서관 책이야기는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의 책읽는 어른모임 ‘함박웃음’에서 함께 읽고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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