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기 지음/ 유기훈 그림/ 비룡소 출판>


우리나라 아동문학에서는 보기 드문 장르라 할 만한 탐정, 추리소설입니다.  에드가 앨런 포우의 ‘검은고양이’에 나오는 고양이 이름 ‘플루토’(염라대왕이란 뜻이랍니다)를 인용해 만든 이름도 썩 괜찮습니다.  ‘플루토 비밀결사대’ 하니까 뭔가 흥미진진하고 스릴 만점의 사건이라도 벌어질 것만 같지 않나요?  실제로 도자기와 멸치잡이로 유명한 ‘기장’이라는 마을의 지리적 특성이며 문화 풍습들까지 잘 엮어, 유물 도굴과 살인이라는 엄청난 사건을 작품 안에서 연결시켰습니다. 그것도 국보급 유물을 일본으로 밀반출하려던 국제조직이 아이들 덕에 ‘일망타진’되는 대단한 사건입니다.  꽤나 흥미롭고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가 펼쳐질 거 같지요? 

실제로 작품을 읽어보면 기대만큼 가슴 떨리고 아슬아슬하게 전개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추리소설 매니아인 금숙이라는 아이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추리, 탐정소설’이라는 이름에 어울릴 만한 ‘꼬임’과 ‘반전’들은 부족한 게 아닌가 여겨집니다.   사건을 통해 추리하고 그것을 맞춰나가는 과정이 너무 쉽습니다. 아이들이 추측을 하면 곧바로 확인이 되고 하니까요.  처음부터 범인으로 찍은 사람이 결국 범인이고, 범인이 숨겨놓은 도자기를 가방에 담아 산을 내려온 아이들이 그에게 들키는 과정이라든가, 경찰이 출동해 사건이 쉽게 마무리되어 버리는 것도 아쉽습니다. 이왕 추리, 모험소설에 도전했으니만큼, 좀 더 치밀하고 정교하게 구성해서 긴장감을 잃지 말고 서술해 나갔으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야기를 따라가는 독자들 손에도 땀이 절로 배게 말입니다.  아울러 이런 이야기에는 꼭 살인사건이나 국보급 유물이 결부되어야만 하는 건지. 좀 더 아이들다운 사건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명탐정 칼레’에서의 ‘성상’이라든가, ‘단추전쟁’의 ‘단추’처럼 말입니다. 어른들 보기에는 정말 별 것 아닌 물건들인데 아이들은 그것 때문에 ‘목숨 걸고’ 싸우잖아요. 그래도 여러 명 아이들이 서로 돕고, 머리 맞대 의논하고, 어울려 다니고, 힘을 합쳐 일을 도모해 나가는 이야기가 즐거웠습니다.

5편에 걸쳐 완결판이 나왔다고 하니 회를 거듭할수록 짜임새 있는 구성을 엿볼 수 있겠지요.


* 은행나무도서관 책이야기는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의 책읽는 어른모임 ‘함박웃음’에서 함께  읽고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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