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아(38세)씨는 금천구 토박이면서, 금천구 문화단체인 산아래 문화학교의 자칭 ‘시다바리’다. 기본적 회계정산부터 서류정리, 사진기록, 전래놀이 수업과 토요놀이터 수업 등 다양한 일을 척척 해내고 있는 일꾼이다. 



토박이 김씨

은아씨는 금천구에서 태어나 시흥초교를 거쳐 대림여중(현 한울중), 시흥고등학교(현 금천고)를 나왔다. 결혼해서 잠시 나갔다가 다시 금천구에 자리를 잡았다.

어렸을 때 현대시장 위쪽에서 살았다는 은아씨는 당시 현대 시장을 기억한다. “어렸을 때는 현대시장 자체가 없었고 옷을 사거나 장을 볼 때 대명시장을 이용했다. 그러다가 지금 현대시장 가운데 즈음에 큰 마트가 들어서게 됐고 그 주변에 하나하나 가게가 들어서던 것이 이렇게 커졌다.”

은아씨에게  얼마전까지 금천구는 ‘못사는 동네였고 알아주지 않는 동네, 자부심이 없는 동네’였다. “고등학교때까지는 그런 것을 몰랐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른 지역 사람을 만나면서 ‘내가 사는 동네는 인정받지 못하는 구나’를 느꼈다.”  


토박이 김씨의 동네 알아가기

은아씨는 “남들은 버스타고 한참가야 산과 강이 있는 자연답사를 할 수 있지만 금천구는 바로 산과 강이 있어 아이 키우기에 정말 좋은 자연환경이다.”라고 말하며 “산아래문화활동을 하면서 지역을 바라보는 눈이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금천마을예술창작소 어울샘이나, 사회적경제 키움터, 청소년 휴카페 꿈꾸는 나무 등 주민편의시설이 많이 생긴 것이 요즘의 변화라고 꼽으면서

“이제는 ‘살 만한 동네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정말 저렴한 재래시장도 있고, 인간다운 모습이 많고…. 좋게 바라보니 그냥 좋아지는 것 같다. ‘발전’이라고 해서 건물이 높아지고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도 있지만 지금도 괜찮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은아씨는 결혼하고 나서 아이를 낳고 금천구에서 어린이도서관을 찾던 중 ‘은행나무 어린이 도서관’을 만났다. 집에서 가까웠고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러 다니다가 ‘동화읽는 어른 모임 함박웃음’에서  2~3년 활동하게 됐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그림책에서 내용을 읽어주는 것 보다 그림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됐다. 그 인연으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산아래문화학교 김유선 대표와 만나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토요일마다 만나는 아이들

은아씨와 산아래 문화학교 사람들은 지난 2년간 ‘토요일엔 마을이 학교다’라는 매주 토요일 독산2동 놀이터에서 그 지역 아이들과 함께 놀았다. “처음에는 낯설고 의무감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이 보고 싶고 발걸음도 가벼워졌다. 우리가 가면 각기 떨어져 놀던 아이들도 모여서 같이 논다”고 지난 과정을 돌아봤다. 

그 과정에서 은아씨는 아이들에게 ‘놀이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한다. “처음에는 다툼도 많고 규칙도 지키지 않던 아이들이 같이 놀이를 하는 과정에서 나중에는 동생들도 아우르고 규칙도 지키는 모습으로 바뀌어갔다.” 

이런 금천구, 이런 마을로

 금천에서 나고 자란 은아씨는 이제 자신의 아이들을 금천에서 키우고 있다. 금천의 ‘과거’에 살았고 ‘현재’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미래’를 짊어질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어떤 변화를 바랄까? 

은아씨는 “외부적인 환경은 좋아지는 것 같은데 교육 때문에 떠난다는 부모들이 종종 있는 것 같다. 무엇이 정답일지 모르겠지만 교육 때문에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의 역할이 무척 중요한 것 같다. 부모가 부모역할을 하지 못하게 하는 사회, 아이를 키워내지 못하는 사회는 이후 큰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그 차원으로 “부모들이 좀 더 지역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도 하고, 좋은 아이디어도 공유해가면서 좀 더 살기 좋은 동네로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내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내 아이의 친구도 잘 자라야 하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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