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조영진씨(40세 시흥1동)는 매우 바빴다. 스스로 “내인 생에 이렇게 열심히 한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금천구 구석구석을 다녔다.  조영진씨는 2013년 ‘우리동네 보육반장’으로 활동했다. ‘우리동네 보육반장’은 2013년 서울시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정책으로 지역의 육아 관련 정보를 수집해 육아를 고민하는 엄마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지역의 보육정보, 인력, 자원을 수집해야하기 때문에 어린이집은 물론 놀이터, 도서관, 상담센터, 키즈카페 등을 찾아 골목골목 돌아다녔다. 

영진씨는 시흥초등학교부터 시작한 금천살이가 신혼살림 3개월을 제외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음에도 새로운 만남과 과거의 기억이 합쳐지면서 마 을 속에서 더 많은 즐거움을 느꼈다고 한다. 물론, 올해도 보육반장은 아니지만 역시 바쁘다. 인터뷰가 진행된 날도 ‘금천문화아카데미 두근두근 2014’라는 교육을 마친 후였다.   

“아이를 키우는 것이 항상 1순위이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했다. 아이 엄마로서의 내 모습만이 아닌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으면 싶었다.”는 영진씨는   보육교사 자격증도 따고 집 근처 어린이집에 시간제 교사로 일을 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보육반장에 지원하고 작년 한해를 맞았다.  

 “보육반장을 시작하면서 의무교육이 진행됐다. 아동발달, 부모상담 등 육아교육도 많았지만 후반기로 갈수록 마을공동체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당시에는 ‘이것 왜 배울까?’싶었다. 성미산 공동체이야기, 인문학이야기. 마을공동체의 이야기가 보육과 연관이 있는지 의아했다. 활동을 하면서 ‘배운 것들이 별개가 아니구나. 마을살이의 중심에는 아이를 함께 키우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는 사람만 보입니다

1년 동안 금천구 보육 자원을 구석구석 돌아본 영진씨의 평가는 어떨까?

“대체로 보육환경은 잘 갖춰져 있는 것 같은데 아는 사람만 알고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 안양천이나 관악산 등 생태적으로는 아이키우기 참 좋다. 조금만 움직이면 갈 수 있는데 여러 조건으로 그렇게 할 수 있는 엄마들이 없다.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활용을 잘 못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

부모는 아이의 놀이 퍼실리테이터

영진씨는 아이의 성장에 ‘놀이’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그와 함께 부모의 역할을 강조했다.  “아이들이 혼자 놀 수 없다. 어린이놀이터에 가도 아이들이 없다. 때문에 부모가 퍼실리테이터(촉진자)의 역할을 해줘야한다. 아이들을 놀이터에 데려다 놓고 알아서 놀아라하면 아이들은 막막해한다. 이야기를 들어주고 맞장구 쳐주고 10분정도만 놀아주면 두시간을 스스로 논다.”


동네에서 재미있게 살기

금천구에서 오래 살아왔고, 지금도 재미있게 살아가기 위해서 노력하는 영진씨가 권하는 방법은 ‘조금만 나와보기’다.

“마을을 돌아다녀보면 보이는 사람만 보인다. 교육도 그렇고, 공동체활동들도 그렇고 하는 사람만 하는 것이 아쉽다. 대부분의 무관심한 사람과 적극적인 소수의 사람들을 연결시킬 수 있다면 좋겠다. 좋은 기회들이 참 많은 것 같은데 참여하는 사람들이 적어서 안타깝다. 도시농업도 그렇고, 지금하고 있는 ‘두근두근 아카데미’도 그렇고 너무 좋다. 엄마들이 많이 배우고 깨우치면 아이들에게도 영향이 가지 않을까 싶다. 조금만 나와보면 정말 좋은 것이 많다.”


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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