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호  2014. 10.13~10.26)

▲ 축제의하이라이트 경품추첨_엄마아빠아이들이 모두 나와서 경품을 원하고 있군요


거리에 날리는 비눗방울을 따라가니 흥겨운 음악소리가 흘러나온다. 수많은 사람들이 얼굴마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의 합창소리를 듣는다. 9월 24일, 금천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는 11명의 금천마을지기가 지난 두 달간 준비한 금천마을지기축제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마당에선 비눗방울이 하늘로 날리고, 넓은 홀에선 아이들이 사방치기와 비석치기를 하며 뛰어놀았다. 매콤한 떡볶이냄새가 솔솔 풍기고 저마다 손에 먹음직스런 샌드위치를 하나씩 들고 있었다. 한적하고 조용한 마을에서, 그것도 평일 오후에 이 많은 관객들은 어떻게 모여들었을까? 



금천마을지기는 누구인가요?


  마을지기는 간단히 말하자면 성장하고 있는 마을활동가라고 한다. 반팔을 입어도 어색하지 않은 지난 늦은 봄, 마을에 관심을 갖고 마을을 더욱 자세히 알고 싶었던 주민들이 마을지기 모집 공고에 지원했고, 치열한 경쟁을 뚫고 마을지기로 활동하게 되었다. 금천구는 총 10개동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안양천으로 나뉘어진 독산 분소지역까지 포함해 총 11명의 마을지기를 선발하게 되었다. 이들은 기존에 꾸준히 지역 활동을 해왔던 사람들과는 달리 이제 막 마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또 마을을 관찰하고 있던 이들이다. 평생을 금천구에서 살아온 토박이 젊은 엄마부터,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하다가 마을공동체에 관심을 갖게 된 분들, 마을의 사각지대와 소외계층에 관심이 많은 목사님, 마을에서 일터를 찾고자 하는 20대 청년,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마술사까지 그 구성도 다양하다. 그만큼 마을에 대한 순수한 애정이 돋보이고, 다양한 관심사만큼 다양한 시각으로 마을을 바라보고 있다. 


금천마을지기는 무엇을 하나요? 


  그렇게 선발된 마을지기들은 매주 1번씩 금천구마을지원센터에 모여 서로의 마을활동을 공유하고 공통의 미션활동을 수행해왔다. 5월달 부터였으니, 벌써 5개월을 꽉 채워 활동했다. 그 기간동안 한명의 결석도 없었다니 믿을 수 없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우리 마을’이라는 하나의 공감대, 마을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쑥쑥 성장해서 지금은 금천 마을에서는 어딜가도 아는 사람이 넘치는 마당발이 되었다고 한다. 금천마을지기가 해온 미션을 살펴보면 그리 어렵지 않지만 마을 활동가로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내용들이 들어있다. 마을지기의 역할을 직접 규정하는 토론을 하기도 하고, 우리 동네에서 자랑하고 싶은 마을사람과 이야기거리를 찾기도 한다. 우리 마을의 자원찾기 미션은 2달에 걸쳐 장기미션으로 진행되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했던 우리마을 SWOT 분석은 구청과 각 동의 공무원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았다고 한다. 이번 금천 마을지기 축제도 기획과 준비과정부터 마무리까지 모두 마을지기들이 주체가 되었던 축제였다. 장장 2달을 꽉 채워 매일같이 기획회의가 있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많은 사람들은 어디서 왔나요?


  금천마을지기축제에는 어린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부스, 또 다양한 먹거리 부스, 축제에 방문한 주민들이 즐겁게 즐길만한 공연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었다. 공연팀도 다양했다. 3-40대 엄마들이 주축이 되어 활동하는 우크렐레 동아리 자화자찬과 아주까미의 연합공연, 50-60대의 시니어가 주축이 되어 활동하는 느티나무 통기타 동호회, 초등학교 저학년~고학년이 함께 어우려져 활동하는 지혜의 숲 어린이 도서관의 합창 등 세대를 아우르는 공연이었다. 남녀노소 어떤 연령대의 주민 누가 오더라도, 그를 위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있는 것이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축제, 어떻게 가능했을까? 바로 그것이 금천 마을지기의 힘이었다. 나의 친구와 이웃이 주최하는 축제이기에 마을 주민들도 모두 주인의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축제준비과정이 모두 오픈했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고, 서로 도와주고자 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한다. 특히나 금천마을지기 축제를 가장 뜨겁게 달궜던 경품 추첨시간! 이날 모인 약 50개의 경품은 각 동의 마을지기들에게 다양한 주민들이 후원해주셨던 물품들이었다. 마음을 담은 “관계”의 힘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딱 4시간동안 펼쳐졌던 흥겨운 축제의 장은 약 250명의 방문객이 왔다간 것으로 집계되었다. 준비했던 먹거리와 체험상품들은 모두 매진되어, 금천 마을지기들은 완판녀, 완판남이 되었다. 행사가 끝나고 난 뒤 축제를 방문했던 주민들은, 함께 뒷정리를 도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만큼 금천 마을지기들은 주민의 삶 깊숙히서 관계 맺은 친구로 또 이웃으로 마을에서 강하고 촘촘한 그물망을 형성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금천 마을지기들이 샅샅히 마을을 돌아볼 때, 정말 주민에게 필요한 아이디어와 주민이 원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마을의 미래를 꿈꾸어가며 가꾸어가는 금천마을지기, 앞으로의 활동도 기대된다! 


금천구마을공동체지원센터  마을로청년활동가 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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