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박지영씨를 처음 만난 것은 2년전 즈음에 마을공동체 회의를 하면서 만났다. 당시 독산1동 참새어린이도서관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인사를 나눴다.  그 후 마을관련된 행사나 교육, 페이스북과 SNS로 항상 밝은 웃음과 기운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지영를 보았다.

지난 11월21일 시흥5동에서 도로를 막고 진행했던 ‘금천마을축제’에서 지영씨는 사회를 봤다. 4시간 동안 축제 마당과 부스를 넘나들며 축제의 감초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영씨의 활발한 활동의 원천을 뭘까? 축제가 끝난 수요일 지영씨를 만났다.  동일여고를 다니면서 독산1동 분소지역에 자리 잡은 지영씨는 “엄마품이 좋았는지 결혼하고 나서도 그 근처에 계속 살았다.”고 말했다.


아이를 기준으로 움직이다


지영씨가 동네에서 활동하게 된 것은 아이 때문이다. “어린이집을 안보내고 키웠는데 동네에 나가면 아이가 심심해했다. 놀이터에 아이랑 갔는데 다른 아이들이 있길래 ‘같이 놀래?’라고 물었고, 챙겨간 도시락을 나눠먹고 놀았다. 그렇게 공원도 같이 가고 안양천 뚝방도 같이 가고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이 이런 것이 마을활동이고 사업이었다.”라고 답했다.

지영씨는 “초등학교 전에는 엄마가 아이들의 친구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관계를 형성시켜 주면 자기들끼리 지지고 볶고 이어간다. 아이들만 서로 아는 것과 아이 친구의 부모를 알고 ‘이모’라고 불리우며 함께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아이가 학교에 간 후 교육에 관심이 많다보니 2012년에 평생학습관에서 ‘자녀리더십 학부모지원단’강의를 들었고, 마을리더 아카데미도 수강했다. 그러면서 궁금함이 늘어났고 이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마을일을 하게 됐다.”고 마을활동을 하게 된 과정을 풀어냈다. 

또, 아이가 ‘엄마가 학교에 자주 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 1학년때부터 녹색어머니회도 하고, 독서어머니회, 책사랑 어머니회, 책엄마 활동, 참새도서관 책봉사도 병행하고 있다.   


‘가능성’과 ‘따뜻함’


‘마을공동체’라는 개념이 행정에 등장한 것이 2012년경부터다. 지영씨가 마을로 들어온 시기와 비슷하다. 그 과정에서 타 지역사례도 많이 본 지영씨는 금천구에 대해 가능성과 따뜻함을 장점으로 꼽았다.

최대 장점에 대해서 “변화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마포구의 ‘성미산’이나 성북구의 ‘장수마을’, 강북구의 ‘삼각산 재미난 마을’의 경우 5~10년 넘게 해오던 사업인데 금천구는 늦게 시작했다. 그리고 대외적으로 알려질 계기가 많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제는 금천이 딛고 올라갈 수 있는 디딤돌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음으로는 따뜻함을 꼽았다. “사람도 따뜻하고 마을 자체적으로도 따뜻하다. 내 품에 안아지는 듯한 느낌이랄까? 동네에서 할머니들을 만나면 ‘마을공동체 필요없고 잘 살게만 해줘~ 나 죽을 때까지 살 동네인데…’라고 이야기를 하신다. 금천구를 떠난 사람들도 잘살기 위함이지만, 남아있는 사람도 이 안에서 잘 살기를 바란다. 옆 집 사람과 잘 지내고, 동네 사람과도 잘 지내고. 그런 것을 위해서 하는 것이 마을살이라고 생각하고 그러다보니 금천구가 따뜻하게 다가온다.”고 마을살이의 소감을 전했다. 

마을공동체 사업에 대한 제안도 이어졌다. “자꾸 새로운 것을 찾지 않았으면 한다. 새로운 것에 집착하는 것이 트랜드지만 마을까지 얼리어답터(제품을 남보다 빨리 구입해 사용해보는 사람들을 뜻 하는 신조어)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공동체를 늘리지만 말고 이 공동체가 이렇게 잘 되고 열심히, 좋은 마음과 실천을 하고 있다는 것에 집중하면 좋을 것 같다.”라는 말과 함께 “‘교육’과  ‘어르신’에 더 많은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덧붙혔다.

‘교육’분야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 향상됐다고 하지만 못미치는 것이 있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함께 나서주면 좋겠다. ‘금천구에 오면 아이들이 즐겁고 학교가기 즐겁다더라’는 것을 바라면서 혁신지구 추진단 모집에 바로 신청서를 냈다.”고 말했다.

‘어르신’에 대해서 “주공 13단지는 25년된 아파트인데 25년동안 산 분이 많다. 들어오면 돌아가실 때 나간다. 20년 정도 가까이서 보면 정말 무료하게 지내시는 분들이 많다. 이 분들을 살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마을공동체 사업이 금하마을에 가져온 변화를 묻는 질문에 “얼마전 마을리더아카데미를 같이 수강한 오회옥 어머니가 적극적으로 나서 축제를 했다. 예전에는 스쳐지나가던 얼굴들이 웃으면서 함께 하는 모습을 봤다. 조금 더 빨리 이런 즐거움을 함께 나눴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고 답했다.

자칭 연예인 스케줄로 움직일 때도 있다는 지영씨는 주민들에게 “집 안에만 있었다면 동네 아줌마가 됐을텐데 한걸음 밖으로 나오니 계속해서 만남이 쌓이고, 그런 것이 즐거움이면서 영양제고 비타민이 된다.”면서 나오는 것을 두려워 말라는 조언을 건넸다. 


코앞으로 다가온 새해 계획에 대해 사춘기를 앞둔 딸아이와 좀 더 많은 시간을 가지고 싶다는 말과 함께 공부로 자신을 채워가고 싶다는 지영씨의 모습에서 숨겨진 원석이 세공과정(마을활동)을 통해 빛나는 보석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떠오른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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