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바라기 주간보호센터, W몰 지정기탁- 제주도 가을얼굴을 보다

여행을 통해 세상 만나기



가산동 W몰의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정기탁으로 볕 친구들이 가을 여행을 다녀왔다. 출발하기 며칠 전부터 태풍 풍윙의 위세를 보도하는 뉴스에 귀를 기울이며 촉각을 세우며 출발을 기다렸다.



9월 22일(월), 출발 하루 전

아직은 날씨가 좋다. 내일부터 3박 4일 제주도 여행을 간다고 하지만 녀석들은 별 감흥이 없다. 다만 우리 집 막내 현아양만이 3박 5일 제주도, 아시아나, 비행기 슈웅~ 하면서 이문희 선생님과 잠을 잘 거라고 박수치는 모습만이 우리의 여행을 확인 시켜줄 뿐이다.

23일(화) 여행 하루 차.

엄마들이 지고 이고 온 배낭, 자신의 짐은 스스로 관리해야한다고 설명을 하고 녀석들 등에 배낭을 메어주고 탑승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홀로서기도 연습이 필요하다.  드디어 숙소 도착  여행 중 기분 좋은 피로를 마음껏 풀어 놓아도 되는 우리들의 공간, 안심 보금자리. 이랜드파크 호텔·레저 사업부에서 후원해 주신 켄싱턴리조트, 여기서 3박을 했다.


24일(수) 여행 이틀 차.

리조트에서 아침 식사로 준비해 주신 성게 미역국으로 배를 든든히 하다. 배도 든든하니 마음도 든든하다.  저녁 식사 자리에 옆 테이블에 놓여있는 맥주잔, 이미 성인이건만 우리들의 식탁에 늘 빠지는 알코올. 이 녀석들의 나이 땐 붉은 등불아래서 이상은 높게, 사랑은 깊게 그리고 잔은 동등하게를 외치며 몇 순배의 술잔이 오고 갔는데.

울 녀석들과 언제나 술잔을 부딪치며 건배를 외칠 수 있을까?  


25일(목) 여행 삼일 차.

이른 아침을 먹고 리조트 내 산책을 하였다. 리조트 내에 올레 7코스의 일부분이 포함이 되어있단다. 멀리서 좋은 것을 찾는 나의 어리석음을 또 확인하는 순간이다. 가까이 보석이 있음을 미처 못 보는…그런데 사유지인 이 공간을 올레꾼들을 위해 개방한단다. 물신주의가 팽배한 작금에 이랜드의 큰  마음에 감사함을~  그런데 개인적으로 바닷가 우체국에서 손 편지 못 쓴 것이 참으로 애석하다.


제주도에서의 마지막 날. 

마지막이란 단어는 늘 아쉬움이 짙다. 공항에서 부터 제주의 얼굴을 보여주고 다시 제주 공항으로 우리를 데려다 줄 차량. 아직 일정이 남아 있지만 평소보다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는 느낌이다. 

제주 켄싱턴 호텔에서의 조식. 공공장소에 갈 땐 늘 녀석들과 약속을 한다. 조용히 하기, 질서 지키기. 세월이 좋아져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능숙하게 경직되어있는 나는 주변의 시선에 레이다가 끊임없이 작동하고, 언제 어디서 돌발 행동을 할지 모르는 녀석들을 보호하기 위해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적절하게 사용하도록 기계가 내장되어 있다. 

엄마들이 타인의 시선에 무심하게 녀석들과 교양있게 식사할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우리는 자신의 삶이 건강하도록 몸과 마음을 살펴 특별히 힐링을 위해 숲길을 찾지 않을 것이다. 다만 숲길을 걷는 것은 우리의 삶을 더 건강하게 유지시키는 즐거운 놀이 이기 때문이다.

볕 친구들과 제주도에서 3박 4일을 함께했다. 개인신고시설이라 정부의 운영 지원이 없어 살림살이가 조금은 빡빡해도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정기탁과 이랜드 파크 호텔∙레저사업부의 지원으로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지정기탁을 해주신 금천구 가산동 W몰 사장님과 이랜드 파크 호텔∙레저사업부 김을회 과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감사함을 기억하겠습니다. 

사족으로 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이 지치지 않고 양육하기 위해서는 당신 자녀들에게 절망이 아닌 희망을 보아야한다. 주어진 오늘, 부모님들이 자녀들과 별 일 없이 지낼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시고, 지혜를 모아 오늘을 건강하게 살아가도록 함께 마음을 모아주기를 바래본다.


주간보호센터 볕바라기

신혜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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