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테랑은 스피드하다. 대기업과 하청업체라는 명확한 사회적 문제를 다루며, 강력반 형사인 주인공의 적은 명백하다. 묘하게 대립되는 배우들은 그들만의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그야말로 쉬지 않는 영화였다.

 하지만 우리는 이 영화의 목적이 뭔지 알아야 한다. 베테랑의 목적은 조태오라는 문제의 핵심이 저지르는 온갖 악행들을 관객에게 보여주고, 그를 공공의 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관객들이 할 수 없는 엄벌을 주인공으로 하여금 대신한다. 영웅주의다.

 왜 이 영화는 조태오를 공공의 적으로 만들어야 했을까? 우선 제멋대로의 재벌은 사회적 문제의 핵심인지라 우리에게 적으로써 친숙하다. 그들에게 박탈감을 느끼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우리는 재벌에게 손 쉽게 맞설 수 없다. 쉽게 말해서 우리에게 멀지 않은 이야기였기 때문에 우리는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베테랑의 주인공이 당신이었다면 당신은 수천만 원의 유혹을 뿌리치며 조태오를 엄벌할 수 있었을까. 막연한 정의감이 돈이나 권력보다도 높은 곳에 있다는 신념이 당신에게는 있는가. 영화 내의 서도철 형사이기에 가능하였고, 그 덕분에 우리는 대리만족을 했다.

 즉 영화의 목적은 대리만족이다. 영화는 결코 우리의 아픈 곳을 찌르지 않는다. 영화 베테랑이 접근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 한없이 무기력한 우리들에게는 묵묵부답이다. 단지 우리는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통쾌하고 짜릿함에 빠져있었다.

사회적 사건을 다룬 영화는 크게 두 장면으로 분류할 수 있다. 우리로 하여금 현실과 직면하게 해주는 장면과 현실을 초월해 우리에게 만족감을 전달해주는 장면이다. 

일반적이게 전자의 장면이 훨씬 더 집요하게 다가온다.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영화를 보는 우리들은 그것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점을 손쉽게 외면해버리고 말지만, 실제로 그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또한 우리는 그것을 통해 뭘 얻을 수 있는지는 두고 봐야 할 따름이다. 

앞으로 우리는 영화의 목적성이 뭔지 또한 작가의 표현 욕구는 어느 선상에 놓여져있는지 얘기해보도록 하자.


광명공업고등학교

2학년 김예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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