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이야기의 매력은 어디서 올까?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면 옛이야기는 다른 어떤 이야기들 보다 아이들을 이야기 속으로 흠뻑 빠지게 하는 매력이 있다. 왜 그럴까 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그 매력을 알 것도 같다.

맨날 똑같은 말과 똑같은 일상을 보내는 할아버지, 무슨 일이 있어도 "Could be worse!" 라고만 한다. 할아버지는 왜 그 말밖에 안하냐며 심심해하고 지루해할때 할아버지가 아이들에게 "Guess what" 하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얘들아, 있잖아. 내가 어젯밤에" 할아버지가 어찌나 능청스럽게 이야기를 꾸몄는지 이야기를 들은 아이들은 산전수전 겪고 돌아온 할아버지에게 할아버지가 매일 쓰던 지겨운 말 could be worse!를 외칠 수밖에 없다. 

할아버지의 말도 안 되는 이야기, 아이들 말로 표현하면 거짓말이고 문학적으로 표현하면 허구가 할아버지 이야기의 재미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 빠져 속아넘어가는 아이들을 보는 게 이 책의 재미다. 이 책을 보자니 옛이야기의 매력은 황당무계한 것 같은 거짓말과 그런 거짓말에 언제든지 속아넘어갈 준비가 되어 있는 아이들과 그런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이 모아져 만들어진 듯하다.

현실과 허구를 분간 못하게 정신을 뺏어가는 옛이야기의 매력을 우리 옛이야기 그림책이 아니라 원서 그림책에서 찾게 된 이유는 뭘까?

아마도 could be worse가 무슨 말일까 짧은 영어실력으로 고민하다보니 생각지 못한 답도 얻게 된 듯하다. 

Could be worse! 다행이다!

 

                                                                 

      2015.8-2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 

동화 읽는 어른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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