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제목이 의미심장합니다. <삶이 보이는 창>에서 나온 이 책은 이주노동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아시아 인권문화연대의 대표인 이란주씨가 5년 동안 진보생활문예지 <삶이 보이는 창>에 썼던 이주노동자들의 생생한 이야기입니다. 노동력이 필요할 때는 불러들이고 경제가 나빠지니 찬밥 신세가 된 이들의 이야기는 그동안 우리가 가까이서 만났던 소위 다문화가정과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등록이든 미등록이든(불법이라는 말을 가능하면 쓰지 마셔요. 사람이 존재하는 건 법으로 따질 일이 아니지요) 이들은 우리 경제의 최전방에서 어려운 온갖 일은 다 하면서도 제대로 보상 받지 못하고 불안에 떨고 가정을 지키는 것 조차 힘겨울 뿐 아니라 멸시와 천대를 온 몸으로 받아가고 있었습니다.

우리 사회는 이들에게 '노동'만을 강요했을 뿐 인간으로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를 못 본 척하고 우리 일자리 뺏는 이들로 멸시하고 있었습니다.

조금 더 평등과 행복의 문제로 이들과 연대했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우리들이 되었을까요?

불행하게도 이 책에서는 이들과 연대하고 함께 하는 이들이 너무도 적고 인간이하로 취급하는 이들이 많이 나온답니다.

책을 읽고 조금 아쉬웠던 것은 이 책의 편집이 주제별로 되어 있어서 지금 현재 이주노동자들의 상황이 어떤지 잘 알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또 지금의 법 문제나 해결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이들이 겪는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고 무엇을 도와야 하는지에 대해 개괄적인 설명이 없어 큰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산업연수생이라는 말이 사라진 것은 알겠는데 그 후에는 어떻게 법이 바뀌고 했는지 나와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지은이는 먹고 사는 문제를 가장 크게 생각합니다. 일테면 버마의 정치 상황은 매우 심각해서

민주화 운동을 하는 이들은 버마에 투자하지 말았으면 하지만 지은이는 그것으로 인해

그곳 사람들이 공장이 문을 닫고 일자리를 잃는다면 그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지요.

이런 것들 때문에 민주화 운동을 하는 이들과 의견을 달리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이들의 노력과 연대의 수준은 참 대단하다고 봅니다.

우리도 다문화 가정 뿐 아니라 이주노동자들이 주변에 있고 그 아이들이 교육문제로 고통받고 있다면 적극 도왔으면 합니다. 결국 사람을 살리는 것은 '사람'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함께 읽었으면 하는 책은 역시 아란주씨가 쓴 <말해요, 찬드라> 입니다. 중학생 정도면 읽지 않을까 싶습니다.

                                                               

      2015.9-2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 

동화 읽는 어른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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