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이지 감독의

        <4월 이야기> 




 영화를 볼 때 가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말이 없다고 느껴지는 작품이 있다. 영화는 때로 고요하다 싶을 정도로 조용하고, 한 사람의 이야기를 차분히 따라간다. 4월 이야기는 그런 영화였다.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의 핵심은 바로 주인공 우즈키의 사랑이 시작하기 이전 전초의 감정이다. 하지만 이보다는 우즈키 본인이 중얼거리듯 자기 이야기를 한다는 표현이 걸맞고, 그 서툰 대학 첫날 자기소개 시간의 연장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그녀의 이야기는 어찌 그리도 서툰지 맥락조차 미미했지만, 그녀는 조용히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한다. 덕분에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 우리는 조마조마했고, 위태로워 견딜 수가 없었다.

 그녀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우리는 알 수가 없다. 영화는 사랑이 시작하기도 이전에 끝나버렸고, 우리는 그녀의 친구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왜 시작도 못한 사랑이 그토록 여운으로써 우리에게 다가오는 걸까? 사실은 그녀가 그저 중얼거리는 자신의 이야기가 우리의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남을 대하는 게 일상인 우리들은 자신도 모르게 감정의 울타리를 세워두고 만다. 그래서 나에게 다가오는 남을 그토록 막아서지만, 허전해지는 마음은 또다시 누군가를 원하고 있다. 변하고픈 마음은 욕심이다. 욕심은 우리를 허위의 길로 안내하려 하지만 가끔은 새로운 인연, 문화와 마주하게도 해준다. 때로는 나와 똑같은 사람을 만나게 되지만 그럴 때마다 어색한 웃음만이 만연하고, 또 누군가에게 말 한 마디를 건내고픈 마음에 발을 동동 구르는 건 늘 일상이다. 가끔 차오르는 이유 없는 설렘에 마음이 고조되기도 하지만, 또 그만큼 외로워지기도 한다. 그녀는 그런 우리들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건내주고 있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녀의 시작에 가슴이 설렌다. 그 시작은 언제까지나 그녀만의 시작은 아니기 때문이다.


광명공업고등학교

2학년 김예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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