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보다는 주민의 의식이 중요합니다”


 “어느 날 제 아들이 아빠는 어느 부서에서 일하느냐고 물어서 ‘청소행정과’라고 했더니 피식 웃고 말더라구요. 아무래도 ‘쓰레기’라는 용어가 거부감을 주기도 하고 ‘청소’라는 말 자체가 좋은 느낌은 아니죠.” 청소행정팀 이상영팀장의 말이다.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청소아줌마’나 ‘청소부 아저씨’라고 불리는 분들이 우리 사회에서 대접받지 못하는 현상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할 일은 많고 생색낼 일 없는 것이 바로 이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오전시간에 방문했는데도 불구하고 자리에 앉은 직원들은 많지 않았다. 정기적인 순회 외에도 민원이 생기면 곧바로 달려가야 하기 때문에 오후에는 대부분 현장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다고 한다.
청소행정과는 예산관리와 행정업무, 대형폐기물, 직원복지에 관한 업무를 하는 청소행정팀이 있고, 생활주변의 모든 쓰레기를 처리하고 무단투기를 단속하는 폐기물관리팀이 있고, 재활용이 되는 음식물쓰레기나 소형가전제품 등에 관한 처리와 관리, 단속 업무를 하는 재활용팀, 청소차량이나 적환장 시설물 관리 등 각종 장비를 관리하는 시설장비팀으로 총 4개의 팀으로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구민섬김 행정으로 매주 월요일 아침 7시에 골목청소를 하고 있는 모습

  워낙 민원이 많은 부서이기도 하지만 단속 후에 이의제기를 위한 전화가 많이 온다고 한다. “쓰레기 무단 투기나 담배꽁초 무단 투기 적발 등은 저희 직원들이 직접 증거물을 확보하거나 현장에서 적발하는데도 끝까지 발뺌하는 분들이 있죠.” 하긴 길가다 담배꽁초 때문에 벌금을 내게 되면 잘못했다는 생각보다는 대부분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이상영 팀장은 제도보다는 주민들의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예전보다야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요사이 무단투기가 더 늘어나고 있다는 말도 전한다.
“아무래도 먹고살기 급급하면 이런 일에 소홀하기 마련이죠. 외국인들이 늘어나면서 외국인에 대한 홍보도 늘려가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중국인들이 가장 많기 때문에 중국어로 된 설명서나 안내판을 제작해서 홍보를 하고 있어요.”
이런 부분은 좀 더 적극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몰라서 못 지키는 경우도 있을 테니까 말이다.
“단속보다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마을을 가꾸고 지켜내려는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것들을 기대하면서 ‘걷고 싶은 거리 만들기’ 운동을 하면서 동별로 골목길을 지정해서 청소상태를 비교 평가해서 상을 주는 제도를 만들기도 했죠. 가장 지저분한 곳에 CCTV를 달아서 감시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고 최근엔 사회단체 보조금 지급의 조건으로 골목길 청소나 단속을 사회단체가 협조해서 진행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어요.”
그야말로 당근과 채찍을 모두 활용한 다양한 방법을 적용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지역 전체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인 듯 하다.

한 때는 전봇대 주변에 쓰레기 투기를 막기 위해서 화분을 설치한 적도 있었는데 오히려 관리가 안 되면서 더 지저분해지는 상황도 있었다. 처음엔 산뜻하고 예뻤지만 지속적인 관리나 유지를 위한 실천이 병행되지 못해 실패한 사례이다. 그래도 지역주민들이 공동체를 이뤄서 한 골목이라도 모범적으로 가꾸어 가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한다면 이러한 미담은 우리 동네 구석구석에 퍼져 자부심으로  승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져버리고 싶지 않다.

그런 차원에서 ‘구민 섬김 행정’이라는 기치아래 매주 월요일 아침 7시에 진행된다는 청소행정과의 골목길 청소가 외로운 행정이 되지 않기를 바래본다.
보여주기 위한 행사는 참여자의 짜증을 동반하고 그 짜증은 주민들에게 갈 수 밖에 없다.
매주 이른 새벽 나타나는 모습에  동참하는 주민들이 하나둘  늘어간다면 청소행정과의 직원들은 아침잠이 줄어 피곤해도 마음만큼은 훨씬 가볍고 즐거울 것같다.   

 



  
김선정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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