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살구여성회 사업단 서울형 예비 사회적 기업
찾아가는 어른 공부방



오락가락 하는 비와 내리쬐는 햇살로  가만있어도 끈쩍끈쩍해지는 장맛비가 내리던 6월 30일 오후 살구여성회 ‘찾아가는 어른 공부당 사업단’(이하 사업단)을 찾았다.
‘찾아가는 어른 공부방’은 살구여성회에서 만든 예비 사회적 기업이다.
사업단을 총괄하고 있는 박명숙씨는 “기존 살구여성회에서 살구평생학교를 진행하다보니 시간적, 경제적으로 약간 이나마 여유가 있는 분들이 온다. 정말 어려운 분들은 올 수도 없다는 평가를 하고 찾아가는 서비스를 할수 있을까 고민해서  사회적 기업으로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립배경을 설명했다.

공부방은 밖으로 외출하기 어려운 분들, 시간이 맞지 않은 분들에게 찾아가서 수업을 해준다. 장애인 및 저소득층, 65세 이상의 노인은 무료로, 그 외는 2만원의 수강료를 받고 40분간의 수업을 진행한다. 현재 5명의 방문교사가 80여명의 주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찾아가는 공부방의 동행취재를 하기위해 사무실에 도착하니 방문교사 신승란씨가 환하게 받아준다. 신승란씨는 오전에 두 번의 상담교육을 마친뒤였다.
2시30분 강의를위해 독산고개로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학생은 지적장애인 민수(26세)다. 민수는 특수학교 전문학교등을 졸업하고 보호작업장에서 일을 해왔으나 얼마 전 수술로 다시 집에 있게 되었고 구청 소식지를 보고 신청하게 됐다고 한다.

민수엄마는 “금천에는 가까운 장애인 보호작업장이 없어 아쉽다. 집근처에 다닐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은데….”라며 바람을 이야기한다. “민수는 공부방 선생님이 오는 것을 좋아한다. 선생님들이 잘 가르쳐주기도 하고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며 찾아가는 공부방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민수와의 수업은 컴퓨터로 진행됐다. 문장을 보고 자판으로 칠수 있도록 도와준다. 도착해서 땀 좀 식히고 수업채비하고 몇마디 나누니 이내 수업시간 40분 다 찬다.
바쁘게 인사하고 다시 걸음을 재촉한다. 3시30분 탑동초등학교 부근에서 다음 수업이 기다린다. 버스타고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맞추려면 종종 걸음을 걸을 수밖에 없다.


함께 버스를 타면서 힘든 점을 물으니 “수익성을 내는 것이 제일 힘들다.”라는 답이 나온다. “찾아가는 공부방은 정말 필요한 사업이다.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 정말 많다. 청소하시는 할머니는 시간이 안되서 점심시간에 내가 찾아가서 수업을 해준다. 배우고 싶다는 마음하나로 입에 김칫국물 쓱 닦아 가며 후딱 점심을 해치우고 공부한다. 어떤 분은 출근하기 전에 한 시간씩 공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수익을 내야한다는 압박감은 참 힘들다”고 토로한다.
두 번째로 찾아간 곳은 40대 후반의 젊은 엄마다. 큰아들이 대학생으로 다 키웠지만 아직 한글을 완전하게 배우지 못해 공부방을 신청해 열공중이다. 지금은 받침쓰기에 한창이다. 젊은 엄마도, 할머니들도 한글을 모른다는 것을 창피해 한다고 한다.

“공부 중간에 누가 오면 책을 싹 숨긴다. 그리고 그냥 아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어떤 분은 집에 가족이 있으면 시간을 바꾸기도 한다. 하지만 배우고자 하는 열의는 참 대단하다”며 수강생들에 대한 칭찬이 끊이지 않는다.
신승란씨는 오전 9시30분, 10시30분, 2시30분, 3시30분, 5시. 이렇게 5번의 강습을 한다. 40분 수업하고 이동하고를 반복한다. 시간이 좀 여유가 있으면 1시간도 챙겨주지만 쉽지 않다.
“여름에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겨울에는 추위에 떨며 찾아가도 참 보람있다. 민수도 내가 오는 날이면 아침부터 공책을 준비하고 기다린다. 어머님들도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대단하다.  방문교사들은 복지사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가르치는 것도 하지만 말동무도 되고 도움이 필요한 일을 연결시키기도 한다”며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이야기 한다.

공부방은 9월 재인증 심사를 앞두고 있다. 박명숙 씨는 “함께 일하는 교사들의 만족도가 높고 보람있어 한다. 하지만 수익성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진정으로 찾아가는 사회적 서비스를 실천하는 ‘찾아가는 어른공부방’을 금천구 주민들 속에 더 깊숙이, 그리고 더 오래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상담문의  02-895-5973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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