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미안해“ - 쇠제비갈매기 가족의 슬픈 이야기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의 책읽는 어른모임 ‘함박웃음’에서 함께 읽고 올린 글입니다.  




 포구 모래밭에 알을 낳고 살아가는 쇠제비갈매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쇠제비갈매기는 도시에서 필요한 모래를 마구 퍼가서 낮아진 모래밭에 알을 낳았습니다. 장맛비가 내려 알들은 물에 잠기고 말았습니다. 다른 한쪽에는 태어난지 얼마 안 된 새끼 갈매기 세 마리와 어미 갈매기가 살고 있었는데 어린 새끼들은 비를 맞으며 엄마 품속에서 떨고 있었지요. 쏟아지는 빗속에서 새끼들을 구하기 위해 엄마 갈매기는 멀리 떠내려가는 널빤지를 밀어 오려고 합니다. 세차게 출렁이는 강물 때문에 쉽게 새끼에게 널빤지를 가져올 수가 없었습니다. 부리가 찢어지는 고통 속에서도 엄마는 포기하지 않고 힘을 냅니다. 한 마리씩 한 마리씩 널빤지 위로 올린 어미 갈매기는 안전한 곳으로 널빤지를 밀어보려 하지만 점점 힘이 빠집니다. 강물에 떠내려가는 새끼들을 보아도 어미갈매기는 날개만 푸드덕거릴 뿐 날아오를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새끼 갈매기 한 마리가 강물에 휩쓸려 금세라도 강물로 떨어질 것만 같자  어미는 죽을힘을 다해 날개짓을 합니다. 가까스로 날아오르는 순간 세찬 강물이 새끼 갈매기들을 덮쳐 새끼 갈매기들은 흔적도 없이 강물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거센 빗줄기가 그친 포구엔 다시 포크레인이 모래를 파헤치고 그 모래밭에는 쇠제비갈매기 어미만 혼자 남겨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엄마는 새끼를 낳고 천적으로부터 최선을 다해 새끼를 보호하고 길러냅니다. 성체가 되어 둥지를 떠나도 스스로 먹이를 구할 때까지 엄마는 새끼들을 위해 헌신하지요. 이 책에서도 몸이 부서져라 새끼를 구하기 위해 애씁니다. 

그런데 제목이 왜 엄마가 미안해 일까요? 재빨리 날아 널빤지가 뒤집어지지 않도록 못 한 게 미안 한 것일까요? 잠시 어미쇠제비 갈매기가 되어보았습니다.

모래밭이 낮아진 걸 모르고 그곳에 둥지를 튼 게 미안해집니다. 다주어도 아깝지 않지만 다 주어도 늘 부족하게 해 준 것 같은 엄마의 마음은 사람이든 동물이든 모두 같은가 봅니다. 


얼마 전 공영방송에서 안동호에 살아가는 쇠제비갈매기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방영했습니다. 

누군가는 생태계 파괴엔 관심이 없고, 누군가는 안타까움으로 추적, 연구하고 그것을 알리는 일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어미 쇠제비갈매기가 미안해하지 않도록 우리는 그들의 삶의 터전을 지켜줘야겠습니다. 우리만 사는 지구가 아니니까요.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
최경영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