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대해서 




벌써 크리스마스구나. 요즘 시간이 진짜 빠른 거 같다. 이젠 2019년이고 나도 중학교 졸업이고 내년부터 새로운 위기를 맞이 해야된다. 정말 싫다. 나이 든다는 게 좋은 거 같기도 하고 진짜 싫기도 하다. 근데 요즘은 싫은 점이 더 눈에 띈다. 일단 첫 번째. 돈 버는 게 막막하고 두 번째. 친구들도 없어질 거 같고 세 번째. 미래가 안 보인다. 나는 내 진로를 내가 정했지만 불안감이 없다고는 못하겠다. 요즘 같은 시대에 예체능으로 돈을 벌겠다니. 성공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망하면 욕이란 욕은 다 먹는 게 예체능 같다. 자신 있게 이 길만 판다고 올인해놓고서 돈 한푼도 못벌고 부모님 집에 얹혀살고만 있는 삶. 죽어도 싫다. 진짜 싫다. 그런 삶은 정말로 살기가 싫다. 이것이야말로 실패한 삶이 아닐까. 나는 무조건 내 꿈을 이루고 싶다. 그렇게 해서 맨날 다짐하지만 열심히 그려봤자 돈도 안되고 언제 이뤄질지 계속 기대만 하면서 점점 게을러지는게 현실이다. 노력해야되는건 당연히 알고 있지만 손은 움직이지 않는다. 남들은 죽기살기로 하고 있는데 나는 그러지 못한다. 그냥 상황이 안되면 안되나 보다 하고 안하고, 이건 좀 아닌 거 같아서 다 때려치고 이런 상황이 계속 되풀이 될 뿐이다. 나이먹기 싫다. 실패한 삶을 살 거 같아서.

 내 푸념은 이정도로 하고 주제가 크리스마스이기 때문에 크리스마스다운 얘기를 좀 해야될 거 같다. 어렸을 때는 11월 달만 되도 기대되고 크리스마스 언제되나 기대하고 살았다. 당연히 원하는 장난감을 받는데 기대가 안되겠나. 언제되나 기다리고 지금 내가 7살이었으면 그냥 설레발이 장난이 아니었겠지. 그리고 당일에는 원하는 선물을 받고 좋았다. 그게 제일 좋았다. 그렇게 살다가 어느 순간 크리스마스를 잊어버렸다. 지금처럼.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라고 하면 그제야 깨닫는 사람이 되었다. 지금은 뭐, 선물 같은건 받지도 않는데 뭐 기다릴 게 있나. 산타할아버지는 어린이한테만 선물을 주기 때문에 나는 제외라고. 만약에 20살까지 줬으면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똑같을 거다. 그러니 지금은 알바가 없는 날. 커플들이 난리치는 날. 나는 난리 못치는 날이 되버렸다. 나도 난리치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방에 쳐박혀있겠지. 그냥 겨울방학이나 빨리 왔으면 좋겠다. 어렸을 때 기대와 설렘의 나날이었던 크리스마스는 이제 나에게 아무 도움도 안되는 날이 되었다. 

 한줄 평: 어렸을 때 아우디나 달라고 할걸.


 16살 김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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