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운영시간 ‘평균’, 왜 필요할까?

마을버스들은 종종 너무 급하다. 가끔은 정류장을 지나칠 뻔한 마을버스를 겨우 잡아서 탈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당장 눈앞의 상황만 보면 모두 각각의 마을버스 기사들만 문제인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급하고 위험한 마을버스 운전 이면에는 버스회사·구청·기사들 각각의 입장차이가 숨어있다.  
지난 2018년 7월 말, 마을버스 금천06번의 버스회사인 한남상운은 한 대가 종점에서 출발해 종점으로 들어오는 1회 운행시간을 53분으로 결정했다. 이는 즉각적으로 한남상운 기사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기사들은 수년간 회사와의 긴 교섭과정을 통해 1회 운행 시간을 60~65분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남상운은 1회 운행시간을 왜 줄였고, 또 ‘53분’이라는 구체적인 시간을 어떻게 제시할 수 있었을까? 
사실 이 ‘53분’이란 시간은 구청에서 서울시 마을버스 운행계통 개선계획에 따라 제시한 시간이다. 마을버스들은 충분한 수익이 나지 않을 경우 서울시에서 지원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버스마다 BIS(버스 GPS 수신기와 무선통신 장치를 통해 운행정보를 수집하는 시스템. 버스정류장에 표시되는 버스별도착시간도 이 데이터를 활용한다.)를 설치해 버스 위치와 엔진이 움직이는 시간 등이 서울시 교통정보센터(TOPIS)에 수집된다. 
구는 이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점검해 운수회사가 과소 또는 과다하게 등록해 적정 운행횟수보다 많거나 적게 운행하는 것을 방지한다. 구 교통행정과 담당자에 따르면 2018년 5월에 금천06번의 운행 기록을 토대로 ‘평균’ 운행시간이 ‘53분’으로 나타나 이를 등록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는 변화된 교통여건을 반영하고 개선하기 위해 ‘현행화’한 것일 뿐 운수회사에 강제하는 사항도 아니라고 덧붙였다. 사실 이 경우 버스회사들이 1회 운행 시간을 줄이고 하루에 버스 운행 횟수를 늘려 더 높은 수익을 내려는 시도를 할 수 있겠다고 예상해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한남상운에서 1일 총 운행횟수가 변동된 점은 없었다. 
한편, 그 전부터 한남상운 기사들은 점심시간이 20분조차 되지 않는 업무 휴게시간의 개선을 요구해왔다. 이를 위해서는 그러나 정작 요구사항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오히려 사측이 구청에서 등록한 1회 운행 시간을 평균 데이터라며 10분 이상 줄어든 53분으로 요구하는 게 매 운행마다 더욱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버스 운행시간은 한가한 새벽시간에는 40분대로도 들어올 수 있지만 출·퇴근시간은 70분이 넘을 때도 있어 이용하는 시민의 시간에 따라 큰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받는 압박은 1분이라도 더 빠른 운행을 위해 정류장을 지나치거나 고속으로 운행하려는 한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평균’을 내는 일은 생활에 편리함을 주지만 때때로 현실의 다양함과 복잡성을 반영하지 못한다. 시민들은 가능하면 마을버스가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탑승할 수 있게 자주 오고 또 탑승 후에는 천천히 안전하게 운행되기를 바란다. 1차적으로는 버스 기사들의 운행이 가장 중요한 지점이나 기사들의 1회 운행 환경을 구성하는 운수회사와 구청의 역할은 결국 시민들의 안전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들의 입장 차이가 해소되고 하루 빨리 시민들이 쾌적한 마을버스 탑승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박새솜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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