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상담센터가 만난 세상- no.199

 

친일 친미만이 살길이라며 반공반북과 대립시켜 지들 매국 본능을 감춘 채 노골적인 항복요구로 해대는 친일 망동도 많지만, 반일(反日)이 극일(克日)이 아니라 혐일(嫌日)이 되는 것에 불끈한 이성적인 분들이 ‘나도 친일’이라 말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목줄 급소가 잡혔다고 한 걱정하는 분들이 냉철한 이성으로 대화와 타협을 주문한다. 경험으로 노동자에게, 또는 모든 사회적 약자에게 ‘현실적’이라는 말은 ‘굴욕적’이라는 말이다. 타협하라는 말은 굴종하라는 말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순응 적응을 하다못해 ‘알아서 복종’을 하라는 말이다. 현실적인 이유의 태반은 ‘물질적’ ‘경제적’이다. 하루 한 끼의 온전함, 가족들의 안위, 그것이 우선하는 생존의 비루함이다. 그래서 현실적이라는 것은 자기 가치가 만든 자기 존엄,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땀 배인 희망, 나 말고 우리가 함께 꾸는 꿈을 포기하라는 말이다. 현실적이지 못한 행위는 감상적 감정적 무엇이 된다. 감정 감상이 폭발하는 이유, 폭발까지 이르는 과정의 의미, 현실과 이성을 넘는 역사적 역동성은 자기들의 필요한 만큼만 끌어다 이용할 뿐이다. 이성은 보통 정신적이거나 물질적이다. 당연히 압도적으로 물질적인데 그것의 대표적 표현이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약자가 참고 견디라는 말이다.  
반일역사애국론과 친일경제애국론은 실은 동전의 양면이다. 둘 다 70년 한반도 및 한일관계의 진정한 몸통 미국의 문제를 불가피한 전제로 본다. 둘 다 문제의 근본 대신에 현실의 안주를 애걸한다. 다만 반일애국론은 현 집권 정치의 유지, 친일 경제 애국론은 현 경제 체제의 존속을 바란다. 그래서 한국 재벌 중심의 빈부격차의 경제 구조가 깨져야 한다는 것을 잊은 친일을 하고, 노동자 민중의 피땀을 더욱 심하게 쥐어짜겠다는 반일을 한다.  
이번 친일 반일 소동을 야기한 아베의 심보는 복합적이다. 오랜 경제적 난관을 뚫기 위해 긴장과 팽창 정세 구조의 필요, 강대국으로 일제(日帝)를 복구하고픈 정치적 야욕, 동아시아에서 주도권을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한반도 대립과 긴장을 축으로 한 미일동맹 강화, 1965년 한일협정이 만든 기울어진 한일관계를 깨려는 한국 정권을 길들이거나 교체, 당장은 일본 내정에서 선거 승리를 위해 작심하고 선방을 날린 셈이니 말이다. 그러니 우리의 대응도 복합적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한반도 평화 체제와 통일로 가는 구조를 위한 대응이다. 기울어진 한일 정치 경제적 구조, 그러니깐 독재정권의 반민족적 반민중적 한일협정 체재의 근본적 혁파, 외교에서의 적폐의 청산을 하는 방향에서의 대응이다. 다른 측면에서 이 기울어진 운동장 적폐구조가 국내의 분단예속 구조에서 특권을 누린 체제에 대한 성찰적 대응이다. 노동자 민중의 애국심의 분출이 또다시 분단예속 적폐들의 면죄부나 이득이 되는 것이 아니라 반칙과 특권을 타파하는 방향으로의 대응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은 거꾸로 간다. 주 52시간제의 예외를 인정하는 ‘특별 연장근로’ 도입, ‘재량근로제’ 도입 확대, 화학물질을 들여오고 연구할 때 필요한 규제 및 인허가 기간 단축, 세금혜택과 예산 배정, 반도체 소재 개발사업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추진까지 과로와 산업재해로 무수하게 죽은 노동자들의 목숨 값으로 겨우 생긴 생명과 생태의 보호 장벽을 허물고 이명박근혜 이후 자본가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한 날강도적이고 반생명적인 조건을 다 보장한다고 나선다. 
우리는 분노하다 피똥 싸고, 돈과 권력을 쥔 자들은 뒤에서 허옇게 웃는다. 결국 애국은 우리 노동자 민중들은 동네잔치에 간 사이에 집안 다 털린 꼴이 된다. 그러니 작금의 반일 혐한 소동이 실은 아베 정권과 문재인 정권이 자기들의 정치적 이해를 위한 적대적인 척 공존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조금 더 나아가 삼성과 이재용 구하기의 한일합작 협작은 아닌지 의구심이다. 
분명한 것은 애국이 맹목적이어서는 안 된다. 맹목의 애국은 반공 반북 전쟁 애국이 되고 노동자 민중의 피땀을 쥐어짜다 죽이는 애국이 된다. 한국 현대사가 만든 애국 적폐, 적폐애국이다. 이것도 이참에 끊고, 노동자 민중이 행복하고. 나라의 자주와 평화가 통일로 가는 애국을 하자는 말이다.

문재훈 소장
남부노동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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