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탐방- 부뚜막 봉사단


 지면에 게제되었던 문의전화 번호가 오타로 인하여   017-350-2581로 수정합니다.


지난 7월 27일 기록적인 폭우로 금천구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  재해현장을 다니며 취재를 하던 중 시흥초등학교 임시 대피소에서 만난 사람이 ‘부뚜막  자원봉사단’이었다.
폭우 당일인 27일 저녁 9시가 넘어 임시대피소에 도착했을때는 폭우가 다시 쏟아지고 있었다. 그 폭우 속에서 수해민들에게 저녁식사를 제공하고 설거지를 하며 자리를 정리하고 있던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있었다.
하루종일 온 관내가 마비된 것 같은 것을 경험한 기자로서는 어떻게 나온 사람들일까 궁금했지만  “순수 민간 봉사단체”라는 말만 듣고 더 이상 물어보지 못했다.

몇 일이 지나 장인수 회장과 임원들을 만났다. 우선 수해 당일 저녁식사 봉사를 하게 되었는지부터 물었다. 정순옥 총무는 “회장님이 번개봉사 문자를 보냈고 마침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바로 장봤던 내 물건은 다 빼고 저녁 식사봉사 물품으로 채웠다.  저녁에 시흥초등학교에 도착했을 때 전기도, 가스도, 천막도 아무것도 없어 모두 우리가 조달했다”고 답했다. 회원들 중에 수해를 입은 사람도 있었고 친정이 수해를 당한 분도 있지만 나와서 함께 봉사를 했다고 한다.
지난 6월 1일에 발대식을 했다는 신생단체 ‘부뚜막 자원봉사단’은 어떻게 만들어 졌을까?
독거노인등 어르신들의 식사가 평일에는 센터나 기관에서 많이 하고 있지만 정작 일요일에는 별로 없다고 이현미 총무는 설명한다. 그래서 일요일에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을 해드리자는 취지로 주변의 사람들에게 제안했고 그 뜻에 몇몇 사람이 모였다. 

사실 발대식도 준비된 것이 아니었다. 모여서 서로 인사하고 식사나 한번 하자고 했는데 모인 김에 다음 주부터 봉사를 시작하자, 그럼 오늘 발대식을 하자는 식으로 논의가 되어 발대식을 진행했다. 발대식 후 매월 둘째,넷째 일요일 점심봉사를 하고 있다. 시흥2동의 청소년수련관의  식당시설을 지원받아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제공한다. 수련관의 위치가 높아 오기 힘들다는점을 감안해서 차량봉사대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금빛공원, 은행나무 공원등 4곳에서  11시30분부터 10분간격으로 차량이 출발한다.

정은숙 홍보팀장은 처음 어르신들에게 무료급식을 안내할 때 많이 어려웠다고 한다. 어르신들을 찾아가 무료급식이 있으니 오시라고 하면 “그럼 내가 무엇을 해야 하냐? 어떤 물건을 사면 되냐?”고 의심했다. 그런 분이 한번 와보시고는 주변에 알아서 알려주시고 할때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현재 약 50명의 회원들이 활동 중이다. 무료급식봉사의 모든 비용은 후원해주는 분들과 자비로 하고 있다. 
15명의 청소년 봉사단도 있다. 청소년들도 큰 역할을 한다고 귀뜸한다. 차량봉사대의 정류장 위치 안내 표지판을 두 시간동안 꼬박 들고 서 있는 것도 청소년 봉사대의 몫이다.

부뚜막의 대부분의 회원들은 각기 다른 봉사단체에서 활동을 해왔던 분들이다. 차이를 물으니 대뜸 “더 재미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정순옥 총무는 “다른 곳도 열심히 하지만 가서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밥 퍼주고 오면 끝이다. 그런데 부뚜막은 회원 모두가 주인이라는 감정이 크다보니 보람도 더 크다”고 설명한다.
매번 봉사가 마무리되면 모두 모여 그날의 잘된 점, 부족한 점을 함께 평가하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좀 남다르다고 덧붙인다.

정은숙 홍보팀장은 기업을 운영하는 한 남자회원이 “기업을 하다보니 접대등으로 아내와 자식들에게 매일 술먹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부뚜막 봉사단을 하면서 일요일에 나갈 때 아들이 어디가냐는 물음에  “봉사하러 간다”고 자신있게 대답할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한 소감을 전했다.
하루 차량봉사에 금천구를 몇바퀴를 돌아도 기름값한번 주지 못하고, 휴일인 일요일 더 일찍 일어나 집안일을 모두 해놓고  봉사하러 오는 열정, 누가 하라고 하지 않았지만 수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바로 달려갈수 있는 신바람은 어디서 나는 힘일까?

장인수 회장은 장난스럽게 “젊음”이라고 한다. 평균나이 40세를 훌쩍 넘겼지만 그 말이 빈말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모든 것이 부족하고 어렵지만 ‘봉사’라는 말을 가장 아름답게 실천하는 사람들이 ‘부뚜막 봉사단’이 아닐까싶다.
언제 어디서든 금천주민들이 어려울 때 부뚜막 봉사대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봉사 참여는 017-350-2581로 문의하면 된다.

<시흥초등학교 대피소에 설치된 천막. 강한 빗줄기로 빗물이 들어와 수리하고 있다>

<2011년 6.1일 발대식 풍경. 현수막도 발대식으로 하자는 의견에 급하게 가서 뽑아왔다고 한다.>

<식기를 닦고 있는 청소년 봉사단>

<부뚜막 회원들>

<시흥초등학교 임시대피소 배식 풍경>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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