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결정요인→나쁜 건강결과로 이어지는데 자치구에 맞는 건강정책 없어
서울시연구원, 향후 자치구별 건강격차 더 커질 것 
아토피 피부염, 천식, 우울, 채소 섭취에 최우선으로 개입해야

 

금천구가 일주일에 7잔 이상을 2번 이상먹는 ‘고위험음주율’이 타 자치구에 비해 높지만, 그에 맞는 적절한 정책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구원은 지난 4월 ‘서울시 공증보건활동 진단과 과제’의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는 서울시 건강취약요인을 객관적으로 진단해 자치구별 특성을 반영한 공중보건사업의 필요성은 분석하기 위한 연구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천구는 건강결정요인의 종합순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건강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건강결정요인’이라고 한다. 건강결정요인은 건강형태(40%)와 의료서비스(20%), 사회경제적 요인(25%), 물리적 환경(15%)으로 구성된다. 가장 높은 곳은 서초구다. 금천구의 결정요인을 이루는 여러 요인 중에서 ‘고위험음주율’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천구는 동대문구, 강북구와 함께 건강결과와 건강결정요인이 모두 5등급의 최하위를 차지했다. 
건강결정요인으로 인해 건강결과가 나타나므로 두 수치상에는 시간차가 발생하므로 건강결정요인이 취약한 자치구는 향후 몇 년 후에 건강결정요인도 취약해진다는 것을 보면 금천구의 건강결과는 당분간 5등급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계산이다.  아울러 서울시 자치구 간 건강격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는 건강결과와 건강결정요인이 모두 상위3위에 있으나 건강결과가 취약한 자치구들은 대부분 건강결정요인도 취약하다. 또한 자치구가 처한 건강문제에 따라 우선순위가 달라져야하는데도 현 보건소 사업들은 이런 차이에 대한 깊은 고려없이 계획된 대로 진행된다고 지적했다. 
금천구가 취약한 ‘고위험 음주률’은 지난 5년간 지역사회건강통계의 고위험음주율과 음주운전경험률을 분석에 근거한다. 지역사회건강통계에서 금천구의 고위험음주율은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2015년 18.2%(서울시 17.7%) 에서 2017년 21(16.1),2017년 24.6(17.2), 2018년 20.6(16.9)로 상승곡선을 띄고 있다. 2017년에는 금천구와 서울시 평균은 6.8%의 차이까지 벌어졌다. 
고위험음주율은 높은데 반해 한 달에 1회 이상 음주한 비율인 ‘월간음주율’은 2018년 서울시 59.7%에 비해 4.8%가 낮았고, 2017년에도 서울시 평균보다 1.3% 낮았다. 연간음주자중 약 30%가 고위험 음주율에 속하는 지표를 보인다. 하지만 금천구보건소의 음주에 관한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보고서가 언론에 거론된 이후 금천구는 구청장의 지시로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한편, 보고서는 서울시에서 자치구별 또는 소득수준별 건강형평성 개선과 건강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의료서비스를 넘어선 공중보건 측면에서의 논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중보건사업의 최일선 조직인 보건소의 사업들이 1960년 지역보건법이 제정된 이후 지금까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지만, 대부분 중앙정부의 사업을 자치구가 그대로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자치구별 건강문제와 환경 특성이 고려된 보건사업을 수행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문제를 짚었다. 즉, 자치구 마다 처한 환경과 현재 건강문제의 우선순위가 다르게 도출된다는 것이다. 
또한, 서울시가 최우선 개입해야 할 영역이 ‘아토피 피부염, 천식, 우울, 채소섭취’로 도출되었다고 밝혔다. 아토피 피부염과 천식은 미세먼지와 연계되어 시급한 환경질환임이 다시 확인됐고, ‘우울’역시 지속적인 건강문제임을 확인했다. ‘우울’에 따른 대책으로는 자치구별 1개소씩 정신건강복지센터의 기능을 확대하고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의 연계와 함께 일자리, 소득격차 완화의 거시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채소섭취 부족문제는 저소득층에 한정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바우처 사업같은 정책을 검토해볼 것을 제안했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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