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상담센터가 만난 세상- no.205

 

조국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교수가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짓이 버젓하게 검찰과 법원의 이름으로 자행됐다. 검사의 기소장의 오타까지 벳겨 판결하던 80년대 전두환의 시간이 소환되었나 보다. 그러고 보면 최근 유성 노동자들에 대한 검찰의 보복 조치도 기가 막혔다. 회사와 어용의 지긋지긋한 탄압과 괴롭힘에 견디지 못해 화를 물리적으로 폭발시켰던 노동자들의 형기는 만기를 넘겼다. 그러고 보면 최근 유성 노동자들에 대한 검찰의 보복 조치도 기가 막혔다. 회사와 어용의 지긋지긋한 탄압과 괴롭힘에 견디지 못해 화를 물리적으로 폭발시켰던 노동자들의 형기는 만기를 넘겼다. 그런데 검찰이 상고를 했다는 이유로 만기가 지났는데도 구속 재판을 강행하고 있다.(기자회견 등으로 항의하고 언론에 보도되자 뒤늦게 구속 취소 했다 함) 식민지와 군사독재가 만든 정권의 시녀이자 노동자 민중들에겐 절대 권력인 검찰과 법원의 적폐 DNA가 한치도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어 민주주의를 능욕하고 있는 꼴이다. 
그리고 여기 또 다른 본말전도가 있다. 내년 방위비 분담금을 결정하는 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1차 협상에서 미국은 무려 5배가 넘는 6조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올 최저임금 10%를 올렸다고 세상이 무너진 줄 알았다. 인상분을 실질적으로 없애는 과정을 걸쳐 2020년 최저임금 인상은 2.9%. 참으로 마른수건을 쥐어 짜 식수(食水)를 만들겠다는 심보들이다. 그런데 미국은 방위비 분담금은 무려 500%를 인상했다. 작년 분담금 협상 결과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브루클린의 임대아파트에서 114.13 달러를 받는 것보다 한국에서 10억 달러를 받는 것이 더 쉬웠다”며 만족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이 더 많은 돈을 내는 것에 합의를 이뤘다”며 자랑했고 그 결과가 2020년 분담금 500% 인상이다. 그런데 최저임금 인상에 그리 난리를 치던 여야 정치인 우국충정의 언론들이 미국이나 미국 대사의 이런 무리한 요구에 꿀 먹은 벙어리가 되거나 구경꾼이 되어 묵인 방조하고 있다. 이 깜깜한 어둠을 찢는 새벽 닭소리가 있었다.  
지난 18일 오후 2시 50분께 대학생들이 사다리를 이용해 미 대사관저 담을 넘어 마당에 진입한 뒤 ‘미군 지원금 5배 증액 요구 해리스는 이 땅을 떠나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펼쳐 들고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가 그것이다. 이들이 넘은 담은 방관과 침묵으로 세워진 예속의 담이다. 이들이 세운 사다리는 금기와 침묵, 절망의 담을 넘은 용기의 사다리이고, 그들이 외친 구호는 가장 절박한 평화와 통일의 염원이다. 그들은 테러범이 아니다. 그들의 손에 살상의 흉기대신 평화의 구호만 있었다. 그들이 외친 것은 평화이자 자주이자 호혜평등의 인류적 민족적 요구다. 그럼으로 그들에 대한 구속은 자주와 민주와 평화에 대한 구속이 된다. 한국 대사관 담을 넘은 소위 탈북민들을 우리는 처벌하지 않는다. 지금 벌어지는 홍콩시위에 대해 그 과격 과도함을 한국 언론은 탓하지 않는다. 그들이 약자로서 고통스런 현실을 딛고 보다 인간적인 곳으로 지향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미 대사 해리스의 표현대로 그 집 고양이의 평화도 깨지 못한 평화적 항의를 두고 불구속 기소가 아니라 구속을 시키는 것이나, 무슨 배후를 캔다고 시민단체 등을 압수수색하는 것은 지나치다. 이것은 지긋지긋한 군사독재 시절 국가보안법적 인식과 그 폭력이 그대로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청년 학생들은 항의한다. 1급 마약을 밀수 한 것보다 음주 운전 사고를 내고 운전자도 대체한 국회의원의 자식들보다 ‘주권침해, 혈세강탈’을 항의한 이 젊은이들이 어찌 더 큰 죄이란 말인가? 용기를 낸 학생들에 대한 처벌 구속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들이 희생을 감수하면서 표출한 예속과 굴욕에 대한 항의와 거부, 자주의식 자체다. 종미(從美) 아니면 공미(恐美)라는 우리의 부끄러움에 대한 자각이다. 우리 사회 죽비가 된 그들의 구속은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탓하는 또 다른 본말이 전도된 우리 사법 불의함의 증거다. 구속자를 석방하라. 불구속 재판으로 충분하지 않는가?

문재훈 소장
남부노동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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