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대응 시스템 구축 시급하다

금천구에 어마한 수해가 발생한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본 지는 지난 6월에 수해예방에 대한 기사를 게재했다. 취재과정에서 시흥4거리 인근과 가산디지털단지역 부근의 지역주민들을 만났다. 주민들은 수해 이야기에 머리를 흔들면서도 어떻게 침수를 막을 것인지 여러 가지 제안을 했다. 시흥동의 한 주민은 시홍동에서 나고 자란 기억을 더듬어 복개된 계곡의 위치와 현재의 흐름을 비교해서 지도를 그려놓기도 했다. 당시 두 곳을 다닐 때 공통된 지적이 구청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수해피해를 확인한다고 한 번 들렀을 뿐 그 이후 누구하나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다는 불만이 가득했다. 수해 이후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어떻게 대책이 세워져야 하는지 묻거나 설명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재해대응에 총괄적인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구민들은 수해 발생 할 당시  구청에 전화가 안 된다는 불만이 가득했다. 아무리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고 혹시 받아도 이후 조치가 없이 감감무소식이라는 것이다. 이는 한정된 재원으로 긴급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총괄적 지휘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나타내고 있다. 제한된 장비와 인력들이 적시에 필요한 곳에 공급하고 주민의 긴급한 요청에 바로 피드백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이 시급하다.


꼴지가 아니라 일등이다

  서울전역을 뜨겁게 달궜던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뚜껑도 열지 못하고 무효 처리되었다. 한나라당은 “투표율이 25%를 넘으면 내년 총선에서 청신호가 켜진 것”이라고 미리 깔아둔 포석에도 불구하고 침울하고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선관위의 투표율 발표 직후 오세훈 시장은 “우리나라 미래의 바람직한 복지정책 방향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놓치게 되서 안타깝다”며 “어려운 환경속에서 투표에 참여해주신 서울시민, 유권자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것이 끝이었다. 입으로는 투표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하면서 반성은 없고 오히려 유일한 기회를 놓쳤다며 타박했다.
오세훈 시장이 말하는 ‘유일한 기회’라는 게 ‘소득하위 50% 학생에 대한 선별적 무상급식’이었다. 소득하위 50%를 어떤 방식으로 선별할 것인지, 선별이 가능하기는 한 것인지에 대해 정확한 해답도 없으면서 우격다짐으로 밀어 부쳤다. 게다가 ‘선별적 무상급식’을 ‘단계적 무상급식’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물타기 하기에 급급했다.
  오세훈 시장은 투표 참여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하기 전에 “서울시민의 뜻을 잘 헤아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사과부터 해야 했다. 이번 투표로 인해 금천주민은 물론이고 서울 시민 모두가 분열되고, 상처받고, 아픔을 느껴야만 했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릎 꿇고 눈물까지 흘리면서 자신이 한 잘못에 대해서는 심심한 사과의 말 한마디도 할 줄 모르는 오세훈 시장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또한 이번 투표를 지지하고 이끌었던 한나라당은 국민들 앞에 진정으로 용서를 빌어야 한다. ‘좌파의 거짓 선동’ ‘착한폭력’ ‘착한강도’ 운운하며 색깔론을 펼치고 비하발언과 인격모독의 언어를 퍼부었던 막가파식 행태를 반성하고, 국민들이 원하는 보편적 복지를 인정해야 한다. 부자 감세만 철회해도 ‘무상급식’ ‘반값 등록금’ 실현할 수 있다.  투표율이 가장 낮았던 우리 금천구는 보편적 복지를 가장 앞서 이끌어 가는 지역임을 확인했다.
금천구는 꼴찌가 아니라 일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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