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어린이 도서관 책이야기 207

 

매일 바쁘게 살고 있는데 삶은 더 윤택해지지 않고 더 바빠지기만 할 뿐 왜 이렇게 여유를 찾을 수 없을까? 무엇이 문제일까? 분명 전보다 더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왜 시간적, 경제적 여유는 더 없이 살고 있을까? 
정신없이 바쁘게 살고 있는 나에게 질문을 하는 책 <똑똑한 고양이/ 피터 콜링턴 글. 그림>에 나오는 주인공 냐옹이는 할 줄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오로지 주인이 모든 것을 해주기를 기다릴 줄만 안다. 그러던 고양이가 스스로 밥을 챙겨먹게 되고, 열쇠로 현관문을 열 수가 있게 되고, 시장도 볼 수 있는 등 점점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게 된다. 주위에서 냐옹이가 똑똑해졌다며 칭찬을 해주며 이것저것 스스로 하게 한다. 그러나 칭찬은 아주 잠깐 냐옹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즐기고 싶은 것도 덩달아 많아지게 된다. 그전에는 안 해도 괜찮았던 것들이 자꾸만 생겨났다. 영화보고, 외식하고, 쇼핑하고, 게임을 하는 등 즐기고 싶은 것들도 많아졌다. 그러면서 취직을 해서 돈을 벌어야만 살 수 있는 형편이 되어버렸다. 냐옹이는 여유 없는 삶에 지쳐만 갔다. 몸도 마음도......
그러면서 선택을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삶으로 되돌아가기로 결심하고 누군가 해주기를 기다리기만 하며 살아간다. 그러면서 아주 행복해한다. 
그런 냐옹이를 보는 다른 고양이들은  “이제야 진짜 똑똑한 고양이가 되었군.”하며 하루 종일 늘어지게 여유를 즐기는 삶을 함께 보낸다.

나는 왜 바쁘고 힘들까? 왜 더 가지고 싶고 즐기고 싶어서 안달을 하며 살까? 
한 개를 가지면 왜 또 다른 무언가를 더 갖고 싶은 것이 자꾸 생기는 걸까?
여유 없이 바쁘게 살고 있는 나를 들여다보며 깊이 생각해본다. 진정 바쁘게 사는 것이 나를 위한 것이며 즐겁고 행복한가?
냐옹이가 처음으로 되돌아가듯 나에게도 멈춤과 비움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낀다. 
더 갖지 못하는 그 무언가를 위해 나를 더 이상 혹사시키지 말아야지. 욕망의 노예로 사는 것은 이제 그만해야지. 그럼 내가 원하는 여유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 슬프다! 너무나 오랫동안 바쁘게 살아서인지 내가 진정 원하는 여유가 떠오르지 않는다.
냐옹이처럼 당장 아무것도 안 하고 살 수는 없지만 일상에서 꼭 안 해도 될 일, 필요하지도 않고 내 마음이 원하지도 않는 것들을 찾아 안 해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내 마음에 평화와 행복이 깃드는 그날을 위해 일상에서 안 해도 될 것들을 찾아보련다.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 
활동가 양기순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의 책읽는 어른모임 ‘함박웃음’에서 함께  읽고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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