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해가 왔다.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있어 정치지형이 근본에서 재편되는 해가 2012년이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민주정치는 선거혁명을 통해 쉼 없이 진퇴를 거듭했다. 선거와 선거를 전후한 민중들의 민심이, 예속과 독재와 불평등을 조금씩 개선했다.
하지만 선거는 단점 또한 많은 제도다. 무엇보다 민주주의를 '간접'화 시킨다. 대리자를 통한 정치를 하다 보니, 민이 주인 되는 시간은 투표하는 5분이요, 그 후 4년, 5년을 배반의 정치를 보며 종살이의 억울함을 감수케 한다.
이권(利權)과 정실(情實)에 얽힌 토호정치, 정실정치가 판을 친다. 그러다보니 말뚝만 박아도 당선되는 괴이한 선거가 되고, 논거가 없으면 무조건 인신공격(빨갱이 운운)을 하고, 그것도 안 되면, 민심 이반을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독선정치를 고집한다. '직접'민주주의의 공백을 악용하는 작태들이다.
선거라는 제도의 한계를 최소화하고 그것이 진정으로 민주주의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결국 민중들의 높은 정치의식과 적극적 참여가 필요하다. 이미 기득권을 쥔 이들이 가장 두려운 것은 선거에서 '바람'이 불 때다. 당연히 좋아하는 것은 조용하게 조직투표다. 자기들이 만든 '북풍, 돈풍' 말고 분노한 민심이 휘몰아치는 혁신의 바람이 그들을 떨게 한다.
이 바람이 된바람이 되어야 5분의 직접 민주주의가, 그 후 4년 5년의 대리정치를 그나마 건전하게 만든다. 이런 선거를 위해 모름지기 선거의 3대 특징이 잘 어우러져야 한다. 선거는 우선 평가하고, 심판하고, 선택하는 과정이며 그 결과가 다음 세상의 희망을 보여주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
선거는 우선 평가다. 지난 4년 5년을 책임진 정치에 대하여 냉정한 평가를 하는 것이다. 냉정한 평가 없이 '같은 당, 또는 같은 고향'이란 이유로 무조건 감싸는 것이야 말로 민주정치의 가장 큰 해악이다.
평가를 한 뒤에 잘했으면 칭찬하고 부추긴다. 그 정치로 행복한 사람은 그 정치가 연장되는 판단을 한다. 못했으면, 그 정치로 아팠으면 심판을 통해 기존 정치의 판을 바꾼다.
평가와 판단이 끝난 후에는 선택을 해야 한다. 참신과 경륜이, 보수와 진보가, 복지와 개발이, 경주되는 것도 이 시점이다. 세대교체가 교차하고 세력교체가 충돌하며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더욱 당당하게 사회의 주인이 되는 선택은 아름답다. 또한 이런 선거 과정과 결과는 그 자체로 사회적 생활력이며, 생생한 축제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 좋은 세상에 선거는 축제다. 물론 선거가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승자와 패자가 공정하고, 정정당당할 때 가능한 일이다.
우리사회를 돌아보면 정치는 청산의 대상이자, 보복의 대상이 되어 왔다. 그래서 선거는 과정과 결과가 모두 전쟁이다. 정치보복을 해서는 안 되지만 권력형 부패와 독선과 오만이 저지른 반민주적 반인권적 범죄행위는 반드시 진실이 규명되어야 하고 책임이 물어져야 한다.
작년 망언 1위가 "우리 정권은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다."라고 말한 대통령의 말이라고 한다. 그러다보니 대대적 청산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런 악순환 속에서 여야 모두가 죽기 살기가 되어 "이기는 것이 장땡" 정치를 한다. 축제인 선거가 우리나라에서는 전쟁이요, 원수 짓기가 되고 말았다.
선거가 의미가 있으려면 민중이 깨어 있어야 한다. 무엇이 우리와 다음 세대를 위한 조치인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특목고 열풍이나 재개발 열풍이 결국 빈부격차만 키우는 퇴행임을 알 정도는 되어야 한다. 세금 많이 내는 것이 사회적 자부심이 되는 정도의 안목도 필요하다. 부자를 감세하면서 복지를 말하면 재정 핑계를 대는 비겁함에 흔들려서는 좋은 선거란 불가능하다.
공공적 이익을 존중하기보다 사적 이익만 중시하여 '집회 시위'를 민주주의 원천이 아니라 불순한 불편으로 보는 것으로는 민주주의는 그들에게 혐오스러운 것이 된다.
2012년은 선거의 해다. 지난 4~5년이 행복한 사람은 지금의 정치를 선호하여 선택할 것이다. 지난 4~5년의 정치가 아팠던 사람은 새로운 선택을 할 것이다. 고여 있는 물은 썩는다고 그나마 우리는 선거를 통해 물꼬를 튼다.
세간에서 행복한 사람은 1%이고 나머지가 아팠다고 한다. 미국에서 시작된 '우리가 99%다" 라는 구호가 많은 동의를 얻는 것은 돈 중심의 사회가 사람들을 극단으로 빈부와 격차를 나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우리 금천의 선거가 금천의 역사적 특성에 맞게, 노동자 서민의 입장에서 평생을 살아온 사람, 나라를 줏대 있게 세우고 세상을 공평하게 만드는 정치가 주민들의 선택이 되기를 바라본다.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상담문의 02-859-0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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