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에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 투쟁의 상징 기륭전자 분회 글이 지역에 화제가 되었다. 모당의 의원 후보에 대한 전격적인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그들의 목소리다.
[우리는 비정규직 3법을 만든 것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우리시대 최고의 빈곤과 차별을 만드는 비정규직을 법으로 강제하고도 그것을 잘했다고 나서는 당신의 모습에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당신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900만 명을 만든 것이 자랑스럽습니까? 전체 노동자의 약 50%, OECD 가입 국가 중 세계 제1위의 비정규직 비율을 만든 것이 그렇게 신이 납니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은 정규직의 48.5%로 2등 3등 국민 취급을 받고 있는데 어떤 차별을 시정했다고 하는 것입니까?
민주당이 집권 중인 전북에서는 정규직이 없는 지옥의 공장이 보편화되었고 묻지 마 살인까지 다다랐습니다.
노동자이면서도 노동권조차 배제당하는 특수고용 노동자가 차고 넘칩니다. 공단에서 일하는 사람을 포함 이제 다수 노동자가 최저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혹시 당신이 자랑하는 골격 바꿈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2,000만 명에 이를 것을 막고, 비정규직 임금이 30%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막았다는 것을 자랑하는 것입니까? 우리가 봐서는 100번을 사죄하고 1,000번을 참회해도 모자랄 판인데 아예 잘했다고 하다니요... 도대체...]
이에 대하여 teaparty44라는 분이,
'노동운동가 출신 000가 노동자 권익을 위해 펼쳐온 활동을 폄하하시는군요. 비정규직보호법이 무엇인지 팩트를 이야기합시다. 윗글처럼 비정규직을 강제하는 법이 아니고 법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증가일로에 있던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취지의 법입니다.' 라고 답하며 기륭전자 노동자들을 비판을 조중동에 비유했다. 조중동이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죽고 나서 나온 그의 회고에서 대통령 집무 시 고용유연화를 인정한 것이 가장 후회가 된다고 했다. 정동영 의원은 자기의 반성문에서 정리해고 문제, 비정규직 문제. 한미 FTA 문제 등에 대해 그것이 무엇을 말하고 어떤 후과를 남기는지 알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성찰의 진정성을 만난다. 지난 십 수 년 오직 강자 독식의 신자유주의 논리는 자본주의 정책 중에도 가장 잔인하고 야만적인 논리다. 이런 반인간적인 정책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여기에 순응하고나 굴복한 것은 불의에 굴복한 것과 마찬가지다. '오십보백보'라는 옛말도 있지만 '좌 깜박 우 회전'을 자랑했던 것에 대해 최소한의 반성과 성찰이 필요함은 분명하다. 그런데 뭘 잘 했다고 잘난 척하는지.. 이것은 빈곤과 차별을 만든 시대에 대한 반성과 다짐의 진정성은 커녕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중동이라 비유하는 것을 보면 단 한치도 반성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한다.
기륭전자 비정규지 노동자들은 또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당신도 기억할 것입니다. 당신이 야당으로 돌아와 오세훈의 나쁜 투표를 막기 위해 지역적 대책을 기자회견으로 발표하던 자리였습니다.
오랜만에 나와 그럴듯한 이야기를 하는 당신에게 우리 기륭전자 박 조합원이 "정리해고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 반성해야 하지 않느냐?"하고 묻자 화를 내고 측근은 욕을 했습니다.
... 신자유주의로 집권했던 시기에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단 한치도 성찰하지 않는 당신의 모습... 성찰은커녕 오히려 그때를 자랑스러워하고 있음을 ....불법파견에 대하여 정규직을 반대하고, 도급 화를 유도하며 기껏 6개월 도급을 받으라던 당시의 노동부와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이었던 당신의 소극적이고 반동적인 대책으로 자신을 얻은 기륭전자 사용자들의 몽니를 부추겨 6년이라는 시간을 견뎌야 했습니다.
우리는 2년의 불법파견을 6개월의 비정규직으로 돌리려는 당신의 모습을 보며 경악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당신의 의원 사무실을 찾았지만 폭력적으로 쫓겨났고, 당신의 아파트를 찾아 호소했지만 단 한 번도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당신이 '여성과 비정규직'을 위해 살았다니요.]
원래 민주주의는 직접 민주주의다. 대의제나 간접민주주의는 직접민주주의를 보완하는 것이지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언제부터 민을 대상화하는 간접민주주의가 마치 민주주의 본령인 양 행사한다.
그런 모습 중에 하나가 고통 받는 당사자들의 마음과 말을 외면하는 것이다. 대리하고 중재하는 것만으로 할 일 다 한 양 한다.
하지만 그것은 정치가 아니라 거간꾼의 몫이다. 현장의 정치 민의 정치를 할 것인지 거간의 정치를 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피해당사자들의 말에 대한 태도로 결판난다.
이제 이명박 대통령조차 강자독식의 시대는 지나고 패자 부활의 시대가 왔다고 한다.
먼 훗날 역사를 통해 인간이 인간에게 가장 야만적이었다는 표징이 될 '정리해고 비정규직 파견 노동' 문제에 저항하지 않고 그것을 아예 법으로 보장한 것을 부끄럽거나 비겁했던 일로 성찰하지 않는 관점은 정말 낡았다.
신자유주의 야만에 어쩔 수 없이 굴복했다는 책임회피가 바로 노동자 민중의 가슴에 못을 박는 2차 가해 행위임을 왜 알지 못하는 걸까? 대의가 살아진 정치의 슬픈 자화상이 아닐까? 누가 그런다 과거가 화려하면 뭘하나 현재가 시궁창인걸....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02-859-0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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