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반대자다. 미래를 생각함으로 현재를 고집하는 것이나, 과거로 향하는 것이나, 탐욕과 팽창의 야욕에 살찐 맹수가 되는 것에 대하여 오랜 날을 투쟁했다. 약한 것, 분한 것, 치열한 것, 그리고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싸우고 싸웠다. 역사는 항상 우리에게 10년이나 15년 쯤 종종 20년쯤 뒤에 우리의 투쟁이 우리의 주장이 옳았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그렇게 힘든 역사의 발걸음에서 우리나라 정치나 정치인들은 전혀 교훈을 얻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싸우고 또 싸우게 된다. 70년대 동아일보 기자들의 자유언론 투쟁과 오늘날 언론사 기자들의 권력에 맞선 투쟁이 다르지 않다. 마치 망가진 필름처럼 재생되는 듯 한 현실에도 우리는 투쟁을 포기할 수 없다. 우리가 투쟁을 포기하는 것은 미래의 희망을 포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또 한 번 10년이나 15년 뒤에 역사적 심판을 받은 나쁜 정치의 괴물이 등장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3월 15일 발효되는 한미 FTA이다.

한미 FTA는 일하는 사람들의 희생을 요구한다. 소수의 재벌들의 이익을 위해 대다수의 민중들이 일할수록 가난하거나 일이 없어 굶어 죽어가야 한다.

한미 FTA는 '한미 FTA 조항이 미국 법에 어긋날 경우 한미 FTA 조항을 무효로 한다.'는 미국 이행법을 인정하고 미국 정부가 한미 FTA를 위반할 경우 한국 사람이 미국 정부를 미국 법원에 제소할 수 없도록 한 미국 이행법을 강행하는 불공정한 협약이다. 반면에 미국 무역위원회(ITC)는 지난 1월 26일, 한미 FTA 때문에 한국 제품 수입이 늘어 피해를 본다면서 미국 정부가 한국산 제품에 관세를 더 매기는 조치(세이프 가드)를 미국 기업이 쉽게 신청하도록 하는 규정을 공고했다(19CFR206.33(c))고 한다. 한미 FTA를 반대하면 반미라고 하는 어리석은 국내정치와 의회와는 너무 동떨어진 모습이다.

한미 FTA는 침략 동맹이다. 대통령은 한미 FTA로 경제영토가 넓어지고 한미동맹이 강화되었다고 한다. 경제영토라니 어디 식민지를 개척했다는 말인가. 경제에 웬 군사 정치동맹을 말하는지. 그 의도는 분명하다. 미국에 퍼주기를 통해 분단적 대결체제를 통해 수구 분단 정치세력의 기득권을 종속적으로 강화하는 것을 치장하는 것이며, 제3세계에 대한 경제적 착취를 노골화하겠다는 것이다. 평화가 전쟁이 되고 통일이 증오가 되는 지난 4년의 시간을 무한 연장하는 것이다.

삶을 이윤의 양으로만 따지는 이들은 생명을 알 수 없다. 우리 몸만 보더라도 아무리 뇌와 심장과 사지 근육이 건강해도 미량의 비타민 하나만 부족해도 정상으로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없다. 자동차, 철강, 전자, 핸드폰이라는 내장이 아무리 잘 나가도 농업이라는 부분 하나만 없어도 정상적인 세상이 지탱될 수 없음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결국 삼성 현대 자본의 이득을 위해 농업, 노동, 복지가 희생되고, 전기, 철도, 수도, 가스, 의료 보험, 우체국 등 공공 서비스가 다시 민영화의 광풍에 빠져 사람의 삶을 오직 재벌의 돈벌이 대상으로 만들고 말 것이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이것을 막을 힘은 다시 민주주의 밖에 없다. 99%의 민중이 1%의 특권을 제한하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여전히 우리는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하며 순응하는 국민에서 투쟁하는 자유민으로 나서야 한다. 촛불을 드는 것, 한미 FTA를 반대하는 정치를 세우는 것, 한미 FTA가 주는 가난과 차별의 과정을 거부하는 것이 이제 우리의 몫이 되었다.

아무리 한미 FTA가 금지하더라도 대형 마트와 기업형 슈퍼에 맞서 중소 상인과 골목 상권을 보호하는 조치를 과감히 해야 한다. 영세 중소 상인들이여 분투하라.

아무리 한미 FTA가 금지하더라도 학교 급식에 우리 농산물 우선적 사용을 의무화해야 한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학부모들이여 눈을 떠라.

아무리 한미 FTA가 금지하더라도 영리 병원 폐지를 입법화해야 한다. 아무리 한미 FTA가 국민건강보험의 보험약값 결정을 사실상 민영화하려고 하더라도 보험 약값은 미국 제약회사의 입김에 좌우되지 말고 공공 기관이 결정해야 한다. 우리의 건강보험은 미국 오버마의 희망인데 왜 우리 스스로 이를 망치려 하는가? 지금 아픈 자들이여 내일 아플 자들이여 절대 자기의 건강을 포기하지 마라.

미국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를 지속해야 한다. 그리고 쌀은 이미 한 해 소비량의 10% 정도를 외국에서 의무적으로 수입하고 있으므로 한미 FTA에서는 계속 제외해야 한다. 우리 가엾은 농민들이여 그래도 포기하지 말자.

자본의 광기어린 야만의 체제, 신자유주의가 시대를 마쳤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자본의 탐욕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극치인 한미 FTA 등 사람을 죽이는 돈의 전횡체제는 아직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이미 뿌리 뽑힌 좀비 정책이다. 이 낡은 체제를 바꾸기 위해 첫 진군은 당연히 4월 총선이다. 4월 총선을 통해 증명되는 역사적 시간 10~15년을 1년으로 당겨보자.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문재훈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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