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최현묵
출판 : 비룡소
도서관에는 책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시다시피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은 참 작다. 만들고 가꾸는 마음들이야 크지만 요즘들어 많이 생기고 있는 예쁘고 아기자기한 어린이도서관들에 비하면 작고, 조금 불편하고, 춥기까지해서 이래서야 되겠나 싶을 때도 많다. 지킴이 자리에 앉아 아이들을 기다리던 어느 날,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나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마음 복잡한 일도 많았던 연말과 언제 왔나 싶게 다가 온 새해를 맞이하고 보내면서 계속 하고 있는 물음이다.
도서관을 만들 때에는 아이들이 언제든 와서 쉬거나 물을 먹고 뒹굴 수 있는 그런 도서관이길 바랐다. 아이들이 책을 본다면 더욱 좋겠지만 도서관은 마을에서 그저 그늘같은 존재여도 좋을 거라는 생각이었던 거다.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은 달라진다. 도서관에 오는 이들이 그리 아름답지 않은 모습을 보일 때, 엄마들이 이기적인 모습으로 내 아이만 챙길 때, 시끄럽게 떠들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아이들을 볼 때, 책에 낙서를 하고 찢을 때, 오래도록 반납을 안 하고 어렵게 한 독촉 전화를 그냥 끊을 때... 속을 끓여대면서 내가 뭐 할 일이 없어서 이러구 있는 줄 아냐, 내 책이 저기저기 다 보이는데 내가 이런 거 만들 때 왜 협조했을까, 고마워하지도 않는데...아니 자기네들이 오히려 당당하게 굴면서 내 책을 빌려가고 있잖아...이러면서도 떠나지도 적극 사랑하지도 못하는 마음으로 애매하게 지내고 있었던 어느 날...<코끼리 아줌마의 햇살도서관>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늘 외국책을 즐겨보던 취향이었는데 지킴이를 하던 날, 우리동화책이 시간이 지났는데도 손때가 묻지 않는 것 같아 일단 한 권을 읽어보자 마음먹고 뽑아든 책이다.
작가는 <가족입니까>를 쓴 네 사람 중 한 사람이었다. 괜히 아는 사람 같아 더 반가웠다. 이야기는 다섯명의 인물이 단락이 되어 각각의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다. 진주, 정호, 진숙이 아줌마, 그리고 수정이와 말더듬이 명혜씨들이 주인공이다. 김밥을 팔아 번 돈으로 이금례 할머니가 <이금례 도서관>을 만들고 진숙씨는 할머니의 장학금을 받아 학교를 졸업한 인물이다. 이 도서관이 만들어지면서 각 인물들이 도서관을 드나들게 되고, 만남을 갖게 되는데 모두는 하나의 끈으로 연결될 수 있을 정도로 관계를 맺고 있다. 말더듬이 명혜씨는 진주 엄마이고, 진숙씨와는 친구가 된다. 축구선수를 꿈꾸며 박지성의 책을 보기위해 도서관에 오는 정호는 수정이를 짝사랑하고 수정이는 집이 가난해서 자기 방이 없어 도서관에 온다. 진숙씨는 코끼리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덩치가 크고, 아이들에게도 비호감이다.
주인공인 이들은 <이금례 도서관>에서 만나고 책을 읽으면서, 혹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신에 대해 더욱 눈을 뜨게 된다.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아가고 자기의 꿈을 키워간다.
도서관은 책만 있는 곳이 아니었다. ‘프레드릭’을 읽던 명혜씨는 자기가 책을 읽을 때는 말을 더듬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명혜씨는 수다쟁이가 되기로 결심하고 도서관 문을 열고 진숙씨와 친구가 된다.
그러고보니 도서관에서 만난 아이들의 눈망울을 오랜 시간 잊고 지낸듯하다. 내가 우연히 건넨 한 마디의 말과 책이 작은 희망의 싹이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 아닌가. 여기서 만난 친구들이 외로운 그들에게 삶의 힘이 되었을지도 모르지 않은가. 도서관에는 책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배현주 그림
국민서관
호야는 이제 초등학생이 됩니다.
내일은 학교에 처음 가는 날.
학교 갈 걱정에 호야는 잠이 오지 않아요.
다음 날 호야는 학교에 잘 다녀올 수 있을지.. 입학을 앞두고 새로운 환경에 대한 아이의 두려움이 잘 그려진 책입니다.
새 학교와 새 친구들과 잘 어울려 가는 호야의 모습을 함께 지켜보세요.
이형진 그림
주니어랜덤
2학년이 된 경지는 새 짝이 된 준수가 맘에 들지 않아요.
지저분하고 시끄럽기만 한 준수 때문에 학교에도 가고 싶지 않고 정말 속상해요.
그런데 준수에게도 사정이 있나 봐요.
싫기만 했던 준수의 사정을 듣고 경지는 준수를 자기의 짝꿍으로 인정하고 이해하려 합니다.
외모만 보고 친구를 보다가 속사정을 알고 나서 변해가는 경지의 모습이 예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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