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구청광장에 울리는 휴게시간 보장

 



 

매일 아침과 저녁. 금천구청 직원들의 출퇴근시간에 광장에는 투쟁가가 울려퍼진다. 지난 여름 7월부터 금천구 마을버스 노동자들의 휴게시간 보장을 요구하는 피켓시위가 겨울이 목전한 시간까지 이어지고 있다.

노동자들은 마을버스에 대한 관리감독기관인 금천구청이 올해 228일 국토교통부가 개정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을 버스운수회사가 지키고 있는지 제대로 관리할 것을 요구하며 구청 직원들의 출근시간 830, 퇴근시간 오후 530분부터 한시간동안 피켓을 든다. 지난 1110일 어둠이 핀 광장에서 피켓을 든 노동자를 만났다. 이들은 금천06번 마을버스 한남상운 버스노동자 정윤호, 장홍기 씨다.

 

피켓시위를 계속하는 이유

법이 지켜질 때까지, 복직되는 날까지 진행할 것이다. 버스회사에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을 구청이 갖고 있다.  금천구청에서는 운수회사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한다. 휴게실과 휴게시간이 06.07번에 생겼고, 08번에도 생겼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휴게실이 없는 곳이 많다. 우리가 이렇게 매일 건의하고 요구해야 만들어질 것 같다. 법에 명시되어 있는 만큼 강제해야 한다.

 

버스운전사들의 반응은 어떤가

우리의 활동은 우리 회사를 넘어 다른 마을버스 노선의 환경도 함께 좋아지게하고 있다.  휴게실이 생기고 밥먹을 시간도 생겼다. 조합활동을 안하는 사람이나 다른 버스 운전노동자들도 다 좋아한다. 지나가면 손도 흔들기도 하고 버스타면 고맙다고 인사도 한다우리의 행동으로 조금씩 변화가 만들어진다는 것이 뿌듯하다. 우리가 이렇게 하다보니 금천구 마을버스 노동자들의 처우가 다른 곳보다 조금은 나아지고 있다.

 

주민들에게

운전노동자들의 휴게시간 보장은 시민의 안전과 연결된다. 대형버스 사고는 예고된 것과 같다. 경기도의 한 시외 버스는 하루 17시간씩 운전을 한다. 사고가 안날 수 없다. 1년에 사망사고가 3건씩 나도 시정이 안된다. 잠을 못자고 운전을 강요당하니 사고가 필연인 것이다. 이제 주민들도 이런 것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금천구 0607번 한남상운버스노동자들은 작년 11~12월에 4명이 해고된 이 후 2명이 복직되었고 현재 지회장과 사무장 2명이 해고되어 있는 상황이다

편 지난 228일 국토교통부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을 개설해 (안 별표 4 1호라목 신설)로 기점부터 종점까지 1회 운행 종료 후 10분 이상의 휴식시간을 보장하도록 하고, 시외버스 및 전세버스 운수종사자가 2시간 연속 운전한 경우에는 휴게소 등에서 15분 이상의 휴식시간을 보장하도록 했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어이쿠! 마을버스는 에어바운스?

11번 마을버스 과속방지턱 53개  "애 떨어지겠네"

기사들도 조심조심, 승객은 바운스바운스! 모두 힘들어





얼마 전 금천구의 한 주민이 임신한 동생이 우리 동네 11번 마을버스를 타고 나서 애떨어질 뻔했다고 하소연 한 일을 전했다. 버스기사가 살살 조심히 몰아도 과속방지턱이 너무 많고 심해 덜컹거린다는 것이다. 

금천구에는 총 10여대의 마을버스가 우리 구민의 발이 되어주고 있다. 매일 바쁜 일정을 소화해 낼 수 있는 것도 우리 동네를 구석구석 다녀주는 이 마을버스들의 덕이 크다. 대체로 짧은 구간을 운행하는 터라 마을버스를 오래 타지는 않아도 전철 탑승 전·후의 환승이나 걷기에는 부담스러운 거리를 이동하고자 많이 타게 된다. 대부분의 구민들이 마을버스의 장점과 편리함에 좋아하지만 때로는 마을버스를 이용하면서 느끼는 불편함과 의문점도 있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가끔 승차감에 대해서 불편함이 접수되는 몇몇 마을버스 중에서 11번버스를 본 기자가 시승해보기로 했다.

먼저 본 기자는 금천 11번 마을버스(이하,11번 버스)가 잠시 정차하며 대기하고 있는 산기슭공원에서 11번 버스를 만났다. 11번 버스에 대한 편리함과 만족도를 떠나서 일부 제기되는 불만스런 승차감을 직접 경험해 보고자 직접 앞/뒤 좌석에 차례로 승차해보았다. 출발한지 채  몇 분도 되지 않아 흔들리는 차체로 손잡이를 꽉 잡을 수밖에 없었는데, 반복되는 차체의 심한 흔들림이 있을 때에는 어김없이 과속방지턱을 지나가고 있었다. 기자가 한울중~석수역 방향(편도)을 시승하면서 세어 본 과속 방지턱 개수는 원형과속방지턱이 47개, 가상과속방지턱이 6개 총 53개가 있었다. 왕복을 생각한다면 약 100여개의 과속 방지턱을 지나는 셈이다. 평균 체형의 기자도 가끔 심한 과속방지턱에 몸이 털썩거릴 정도로 심한 흔들림을 겪었는데 노약층 또는 임산부가 느끼는 승차감은 더 심하리라 추측된다. 종종 과속 방지턱에 의한 불편한 승차감을 마을버스 기사의 난폭운전으로 오해해 마을버스 회사로 항의 전화가 온다하니 과속 방지턱으로 인한 불편함은 승객 뿐 아니라 기사들에게도 해당 되는 것 같다. 특히나 시흥계곡 정류장의 경우 바로 과속방지턱 옆에 정류장에 설치되어 있어, 그 불편함은 가중 된다. 과속방지턱 위에 차를 정차할 수 없어 정류장 전/후, 즉 과속 방지턱에 오기 전이나 지난 후에 정차를 하면 정류장에서 기다렸던 손님들이 버스까지 무거운 짐을 들고 뛰어 오기가 일쑤이고 그 과정에서 기사들에게 토해내는 불만사항이 큰 편이다.

하지만 승객들의 편안한 승차감을 위해 무턱대고 과속방지턱을 없앨 수도 없는 일로 보인다.  11번 버스 노선 상 과속방지턱이 꼭 필요해 보이기 때문이다. ‘산기슭공원 - 한빛무궁화아파트 - 시흥아파트 - 시흥5동주민센터 - 시흥동은행나무 - 금광.백운아파트 - 관악우방아파트 - 시흥계곡 - 영일빌라 - 백산초 - 금천고 - 시흥3동공영주차장 - 기아대교앞 - 석수역’을 통과하는 내내 어린이 보호 구역과 소방로 등 속도를 저감해야 할 곳이 많다. 이에 승객의 승차감과 보행자의 안전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기자가 우려스럽게 느낀 부분은 석수역에서 회차 할 때 급하게 4차선에서 1차선으로 진입하는 부분이었다. 1차선에 진입하자마자 횡단보도 위 신호등의 빨간불로 인해 잠시 정차 후 바로 이어진 신호등에서 회차를 위한 좌회전신호를 기다렸다가 유턴을 해야 해서 난폭운전으로 느껴질 정도로 급하게 끼어 들 수밖에 없어 보였다. 가뜩이나 좌회전 신호가 상대적으로 짧아 50분이라는 마을버스 운행 회차 시간을 맞추려면 급하게 서둘러야만 했다. 석수역에서 조금 더 직진을 하고 여유 있게 유턴을 하면 좋을 텐데, 행정구역 상 조금 더 직진을 하면 경기도가 되어서 어쩔 수 없이 석수역에서 바로 유턴을 해야 한다니 승객과 다른 차량의 안전이 심히 걱정되었다.

석수역에서 다시 산기슭공원으로 돌아오는 길 역시 과속방지턱으로 인한 불편한 승차감은 계속되었고 앞좌석보다는 뒷좌석에서 그 불편함이 컸다. 또한 산기슭에 인접하여 그 언덕위에서 유턴 시 주변에 주/정차된 일반 차량들로 11번 버스의 유턴 공간이 좁아 이 또한 아슬아슬해 보였다. 

언제나 구민의 발이 되어 구민들의 다반사를 함께 했던 마을버스. 조금 더 개선하고 보완한다면 더 사랑받고 애용하는 금천구의 마을버스가 되지 않을까싶다.


김 혜희

 gcinnews@gmail.com

인근 주민들 롯데캐슬단지 내 마을버스진입 반대!

금천04, 08번 마을버스 노선 변경 예정

금나래 초교 통학로 안전문제, 3월까지 교통현황 지켜보기로

 

 

롯데캐슬 1차가 작년 11월 시작으로 대부분 입주를 마무리하면서 올해 1월부터 마을버스노선 일부가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6월22일 금천구청은‘2016년 마을버스 노선조정심사위원회’를 거쳐 금천 04번과08번을 롯데캐슬 단지 내 도로를 경유 하는 노선을 조정했다. 심사위원회는 금천04번과 08번이 롯데캐슬 단지 내 도로를 이용함으로서 교통체계가 원활해지고 배차간격이 단축 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금천04번 베르빌 아파트→롯데캐슬→해가든 아파트→금천구청으로 회차하게 되며 금천08번 은 해가든 아파트→롯데캐슬→베르빌 아파트→금천구청으로 회차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런 버스노선변경에 대해서 롯데캐슬 옆 베르빌 아파트 입주자들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2월 금천구청 홈페이지 ‘구청장에 바란다’에는 단지내에 버스진입을 허용하지 말아달라는 청원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주요한 원인은 새롭게 열리는 구심초등학교다. 베르빌과 무지개 아파트에서 구심초등학교로 등교하기 위해서는 큰 도로를 건너야하고 2015년 12월에 있었던 문백초등학교 사고 역시 마을버스와 연계된 사고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그 앞은 통학로서 스쿨존으로 명명되어 있는데 왜 없던 마을버스 노선 허가해 민원을 발생시키는가? 이후 차량 통행이 많아지면 더욱 위험한 도로가 될텐데 안전은 누가 책임지나?”고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구 교통행정과는 “롯데캐슬 입주와  주변 교통환경 변화에 따라 주민들의 대중교통편의제공과 보다 효율적인 교통제계 개편한다. 향후 롯데마트, 서서울시립미술관, 구립문화체육시설, 금천경찰서 들어올 예정으로 이를 고려해 어린이 안전을 위해 신호등과 고원식 교차로 설치, 교통안전표지판, 노면포시 등 교통안전 시설물 설치하고 운행속도 30킬로미터로 제한하겠다.”고 답변을 게시했다.

교통행정과 담당자는 추가 인터뷰에서 “작년 6월 구 심의를 거쳐 노선변경은 서울시의 승인까지 난 상황이지만 노선의 적용시기는 구가 판단한다. 인근 주민의 집단민원이 발생하기도 하고 금나래 초등학교가 개교한 이후 교통현황을 보고 노선변경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지난 7월7일부터 금천구청장 실 앞에서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금천 06.07번 마을버스 노동자들이 사측과 19일 합의하고 조인식을 갖는다 .

공공운수연맹 한남상운 지회는  해고자 전원복직, 식사시간 보장, 휴게실 설치 및 등록기준 횟수 준수 등에 합의했으며, 금천구청은 금천구 관내 마을버스 처우 개선과 사후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성호 기자 


뿔난 마을버스기사, “사발면 먹을 시간도 없다”



“첫 차를 운행하기 위해서 새벽5시에 출근해서 오후2시에 교대를 한다. 차가 한번 나가면 아침에는 50분내에 들어와 또 바로 나가야 한다. 신고된 배차간격은 평균 12분이지만 회사 측에서 7-8분을 요구하기 때문에 쉴 시간이 없다. 5시에 나와 빵과 우유를 먹고 나서 아침시간, 점심시간이 없기 때문에 3시 퇴근 후에나 밥을 먹을 수 있다.”


“06번 마을버스 종점(시흥1동 노인종합복지관 근처)에서 가까운 식당까지 빠른 걸음으로 7-8분 걸리고 밥 나오는 시간을 보면 절대 밥을 먹을 수 없다. 밥을 먹으려면 신호를 무시하거나 과속으로 빠른 시간 내에 들어와야 한다. 정속주행으로는 밥시간이 나오지 않아 그나마 손님이 없을 때 편의점에서 사발면을 사와 먹을 수 있다.”


“종점에 화장실이 없어 생리현상을 처리하기가 어렵다. 근처 복지관이나 빗물펌프장을 이용하라고 하지만 새벽이나 밤, 주말에는 문을 닫기 때문에 인근 공터 숲으로 달려가야 한다.”

“배차간격이 워낙 촘촘해 기사들은 운행시간에 쫒길 수 밖에 없다. 운전 중 용변을 해결하려면 불법임을 알고도 도로로 뛰어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승객의 안전을 생각할 수 없다.”



년도






어디 먼 곳의 이야기가 아닌 2016년 금천구 마을버스들의 이야기다. 새벽 5시에 출근하지만 아침시간도, 점심시간도 담보되지 않고 화장실도 없는 근무환경으로 마을버스 기사들이 화가 단단히 났다. 구의역에서 청년노동자의 사물함에서 사발면이 나오면서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해서 공분이 일었지만 바로 우리 옆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금천구 마을버스 06번, 07번을 운행하고 있는 한남상운이 무리한 배차간격으로 인해 사발면 먹을 시간도 없이 일을 하고 있다며 개선을 촉구 했다.


화장실이 없는 것도 큰 문제다. 06번은 구로디지털단지역~독산역~금천구청~시흥1동 빗물펌프장(기점)으로 되어 있지만 서류상 차고지는 독산1동에 위치해 있다. 06번 버스는 새벽 차고지를 나온 이후 막차가 들어갈 때까지 한번도 차고지를 들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기점에는 화장실이나 휴게공간 없다. 작년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고 나서야 컨테이너 휴게소와 화장실이 만들어졌지만 이마저도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뿐만 아니라 현재 13명의 노동자들에게 6월말 일자로 계약해지통보를 해놓은 상태다. 노동조합 사무국장은  “전에 취업규칙에 58세로 정년이 되어 있지만 62세로 재입사를 했다. 그런데 이번에 노조를 만든다고 해서 취업규칙을 65세로 바꿔 해고를 하는 것이다. 중재요청을 받아 합의된 것에 고용보장을 하는 항목이 있었는데 회사를 새롭게 바꾸고 취업규칙도 새롭게 만들었다. 신곤운수라는 회사를 없애면서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 말이 안된다.”고 사측의 행태를 비판했다. 금천05,06,07번은 신곤운수로 운영해오다 2015년 11월11일 금천05번을 계열사인 경성운수로 분사시켰으며, 2016년 1월15일 금천06,07번을 계열사인 한남상운으로 분사시켰다. 


22일 열린 금천구청 앞 집회에서 사회자 차재만 씨는  “마을버스의 관리감독은 금천구청에 는데 지금 시민과 노동자들의 안전을 무시하고 있다. 시민이 안전하게 대중교통이 운행되고 노동자들이 제대로 운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함에도 금천구청은 ‘배차간격이 짧아야 주민들이 편하다’고 말하고 있다. 노동자라서 하루에 빵 하나 우유하나로 9시간 씩 운전하면서 금천주민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 이런 현장이 어떻게 안전을 담보하면서 대중교통으로 운행할 수 있는지 차성수 구청장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적극적인 관리감독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이봉주 부위원장은 “버스노동자들이 사고를 내면 운전자가 물어내야한다. 회사의 촉박한 배차간격을 마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과속과 신호위반을 하는 노동자가 물어내야한다. 마을버스 계통으로 1년에 10명이상이 숨지고 1200명 이상이 다친다. 이것을 무엇을 의미하나? 밥 먹을 시간조차 없는 마을버스노동자들이 시간을 맞추기 위해 신호를 위반하고 달리면서 나는 사고다. 그런 상황도 모르고 배차간격이 짧으면 시민들이 좋다고 이야기한다. 1분 일찍 가면 좋겠지만 1분의 단축시간에 시민의 안전과 노동자의 안전은 담보되지 않는다는 것을 왜 모르나? 안전하게 배차시간을 짧게 하기 위해서는 차량을 더 들여와 운행 하도록 지도하는 의무가 금천구청장에게 있다. 앞으로 마을버스사고로 단1명의 주민이나 노동자가 죽는다면 금천구청의 책임”이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금천구청 교통행정과 담당자는 “불친절 민원이나 난폭운전, 배차간격을 지키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는 여객운수사업법에 의해 지도할 수 있는데 한남상운의 건은 노동권과 사측과의 문제로 알고 있다. 인허가시 한남상운의 차고지에는 화장실 휴게실 차고지 등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하면서 “운수사업법에 마을버스 규정이 정비되어있는 편이 아니다보니 차고지와 실제 종점이 다른 것에 대해 법률적으로 하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한남상운 노동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버스노동자들의 노동권은 시민안전과 직결되어 있다. 이에 버스노동자들의 투쟁은 자신만의 권리를 찾기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다. 시민의 안전을 제대로 책임지고 평안한 시민의 길벗이 되고자 투쟁하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노조에서 서울시와 금천구청에 무리한 운행과 관련 민원을 제기하니 돌아오는 답변은 시민을 위해 더 많이 운행하는 것은 서비스 차원에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라고 한다. 저들이 애기하는 서비스에는 버스기사들의 노동권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다. 이런 천박한 지자체의 인식 때문에 노동자와 시민 모두가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집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금천구청에서 시흥대로-우시장-독산역까지 행진을 하면서 마을버스의 실태를 주민들에게 알렸다.


한편, 이에 앞선 지난 6월 14일 한남상운 노동자들은 서울관악고용노동지청 앞에는 “사발면 먹을 시간도 없는 마을버스 기사를 아시나요?”의 절규와 함께 한남상운의 근로기준법위반과 체불임금, 부당해고, 노조탄압에 대한 투쟁선포 기자회견이 열고 노동지청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금천구청 앞에서의 집회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이하사진 14일 관악고용노동지청에서 기자회견과 진정서를 제출하고있는 노동자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새벽 3시30분에 일어나 출근을 서두른다. 입안이 깔깔한 시간이지만 아침밥은 꼭 챙겨 먹어둬야 한다. 세상이 온통 꽁꽁 얼어붙은 새벽 4시30분, 차가운 버스에 몸을 싣는다. ‘제길 히터가 고장난지 언젠데...’ 운전석은 아예 에어컨이고 승객석 뒷자리의 히터가 약하게 온기를 내뿜는다.


그래도 부지런히 달린다. 사람들이 하나 둘 올라오면 차 안도 온기가 스며든다. 요즘은 방학기간이라 떠들썩한 아이들 얼굴을 보지 못한다. 아이들 얼굴이 사라지면 내 월급날도 사라진다. 수입이 줄어서 월급을 제때 못준다는 사장님의 한마디에 우리들 생활도 모든 것이 마비되고 만다. 

  이제 12시, 남들은 점심 먹는 시간이다. 하지만 우리는 점심시간이 없다. 퇴근 시간이 2시 30분이니 퇴근 후에 집에 가서 점심을 먹어야 한다. 새벽밥 든든히 먹어야 하는 이유이다. 그래도 배가 고프다.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지고 짜증이 난다. 손님이 없는 틈을 타서 시흥역 앞에서 오뎅이라도 먹을 수 있는 날은 그래도 운 좋은 날이다. 노점이나 다른 차들이 가로 막고 있으면 그나마도 차를 댈 수가 없어서 침만 한번 꿀꺽 삼기고 만다.

짜증이 막 올라오는데 보건소 앞에서 느릿하게 올라오시는 할머니... 속이 터진다. 시간 맞춰 못가면 퇴근시간도 늦어지는데, 뭐라 말은 못하고 인상만 구겨진다.   오후반인 경우는 그래도 손님 없는 4시 반부터 5시 반까지 밥을 먹을 수 있다. 한시간 동안 여러명의 기사가 돌아가면서 먹는다. 약 8분여 시간동안 밥 한 그릇을 먹어 치워야 한다.  트림할 시간도 없이 차에 올라탄다. 그리고 퇴근시간에 맞춰 열심히 달린다. 꾸불꾸불한 길을 시루안의 콩나물처럼 가득 찬 손님들을 싣고 달리다 보면 뒤통수가 근질거린다. 

  “과속방지턱이 안보이나 왜 이렇게 막 달려? 아저씨 히터 좀 쎄게 틀어. 얼어 죽겠네.”라는 불평불만이 쏟아진다. 해가 떨어지면 사람들 온기로는 찬바람을 당할 수 없게 된다. 
퇴근시간이 될 때까지 나는 잠시 귀머거리가 되어야 한다. 술 취한 승객한테 잘못 댓거리 했다가는 바로 교통불편 신고에 접수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오늘은 무난한 하루다. 중간에 고장이라도 나면 그날은 완전 똥 밟은 날이다. 늦춰진 시간만큼 퇴근시간도 늦춰지지만 그보다 하루 종일 승객들을 꽉 채워서 다녀야하고 기다림에 지친 사람들의 욕설을 들어야 한다. 그건 정말 악몽이다. 

배고프고 짜증나도 시내버스 기사가 되는 날까지 꾹 참고 버텨야한다. 마을버스 경력이 없으면 시내버스 기사가 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나도 친절한 운전기사가 되고 싶다. 불편한 어르신 부축도 해드리고 싶고, 학생들이 좀 떠들어도 인자하게 웃어주고 싶다. 꾸불꾸불 한 언덕길 오를 때도 부드럽게 달리고 싶다.
그런데 나는 굶주린 늑대이고 짜증 잔뜩 난 꼰대이다. 막 밟아야 올아 가는 똥차 기사이다.     
  

김선정 기자
gcinnews@gmail.com

* 본 기사는 금천구 마을버스 기사를 취재하여 기자의 시점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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